"살려달라" 8시 1분까지… 참사 대응 미스터리

2017. 12. 24. 17:54이슈 뉴스스크랩

 "살려달라" 8시 1분까지… 참사 대응 미스터리

없다던 7대 휴대폰 돌연 등장, "석연찮은 부분 한두가지 아냐" 점점 커지는 의혹

오창균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2.24 13:04:25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을 방문해 소방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을 방문해 소방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무고한 시민 29명이 목숨을 잃은 제천 화재 참사(慘事) 이후, 사망자 유족이 "희생자는 사고 당일 오후 8시 1분까지 살아 있었다"며 통화 기록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화재가 일어난지 4시간이 넘도록 일부 희생자들이 살아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는 희생자들을 방치했고 결국 수많은 이들이 사고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특히 대부분의 유족들은 유품이 된 휴대폰을 아직까지도 당국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해 의혹이 커지고 있다. 

    YTN 방송은 23일 오후 제천 화재 희생자 안모(58)씨 여동생의 휴대전화 통화 목록을 공개하며, 사건 당일 오후 8시 1 분 희생자와 여동생이 20초 간 통화한 기록이 뚜렷하다고 보도했다.

    당시 마지막 통화가 연결됐던 오후 8시 1분까지 일부 희생자들이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유족 대책위원회는 통화 내용을 근거로 소방 당국에 따졌다. 2층 여탕의 유리창을 깼다고 밝힌 오후 4시 38분 당시 상황이 살아있던 희생자의 말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한 희생자 유족은 "그 시간에도 2층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고 5시 20분에도 통화를 한 사람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또 희생자들의 옷가지나 지갑 등을 유품으로 받았지만 휴대폰은 받지 못했다며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상당수 유족들이 받은 유류품 목록에 유독 휴대폰만 빠졌다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탈의실과 사물함 등 내부 집기류는 불에 타지 않고 연기에 그을린 정도였다.

    23일 경찰은 희생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폰 7대를 현장에서 수거했지만 여전히 유족들에게 인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늦게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휴대전화 7대를 보관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족들이 유류품 중 왜 휴대폰만 빠져있냐고 강하게 따지자 경찰이 돌연 7대를 제시한 셈이다.

    앞서 경찰은 현재 보관하고 있는 휴대폰 여부를 묻는 유족들에게 "현재 조사를 위해 보관한 휴대전화는 단 한 대도 없다"고 밝혔었다.

    논란이 번지자 경찰은 "화재 당시 내부 정보가 담긴 영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확인 작업을 거쳐 이른 시일 내에 수습한 유품을 유족에게 인도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수상한 대응과 관련해 국민들 사이에서는 "전혀 보관하지 않고 있다던 휴대전화가 어디서 갑자기 나왔는지 석연찮은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