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북한과 땅굴전 준비 중…21억원 상금까지 걸었다

2017. 12. 26. 18:52건축 정보 자료실

지상·해상·공중 이외 미군이 꼽은 제4의 전쟁터는 어딜까. 바로 지하다. 최근 미군은 땅굴전(Tunnel Warfare)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미 국방부 DARPA 지하탐색 신기술 경연
사실상 목적은 유사시 북한에 대한 대비
주한미군 북한 지하시설 탐색 훈련 열어

 
DARPA의 '지하 경연'에 대한 개념도. 미군은 지하를 탐색할 수 있는 새 기술을 원하고 있다. [사진 DARPA]


[출처: 중앙일보] 미군, 북한과 땅굴전 준비 중…21억원 상금까지 걸었다


DARPA의 '지하 경연'에 대한 개념도. 미군은 지하를 탐색할 수 있는 새 기술을 원하고 있다.

[사진 DARPA]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지하 경연(Subterranean Challenge)’을 연다고 발표했다. 다음달 18일부터 20일까지 전 세계를 상대로 참가팀을 모집한다. 참가팀은 앞이 보이지 않고 통신이 터지지 않는 데다 접근이 어려운 지하에서 시설과 지형을 지도로 만들고, 방향을 알려주며, 수색을 돕는 방법을 제시한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 채택된 팀은 최대 200만 달러(약 21억60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지금까지 지하의 지형·지물은 열·전파·전자기·음파를 이용해 탐지했으며, 최근 미세한 중력의 차이로 지하시설물을 찾는 방법이 나왔다.
 
지난 15일 워리어스트라이크 9에 참가한 미군 병력이 야시경을 끼고 가상 북한 WMD 지하시설을 탐색하고 있다. [사진 주한미군]

지난 15일 워리어스트라이크 9에 참가한 미군 병력이 야시경을 끼고 가상 북한 WMD 지하시설을 탐색하고 있다. [사진 주한미군]

 
DARPA는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각종 지하시설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경연을 여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전문 매체인 ‘디펜스원’은 이 경연의 사실상 타깃은 북한이라고 보도했다.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 국가(IS)와의 경험 때문이다. 미군은 IS를 진압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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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에서 혁신적 지하탐색 기술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IS 전사들이 2015년 급조폭발물(IED)을 땅속에 파묻는 전술을 개발했다. 미군이 드론이나 감시카메라로 지상을 샅샅이 흝으면서 IED를 찾아내자 IS가 지하에 몰래 설치하는 전술로 바꾼 것이다.

 
전쟁터에서 WiFi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는 통신장비 MPU5. [사진 퍼시스턴트 시스템스]

전쟁터에서 WiFi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는 통신장비 MPU5. [사진 퍼시스턴트 시스템스]

 
IS는 자연 동굴에 지휘부의 은신처를 차려놨다. 미 공군은 지난 4월 IS가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지역에 ‘모든 폭탄의 어머니(MOAB)’이라고 불리는 GBU-43/B를 투하했다. 엄청난 폭음과 함께 주변 지형을 초토화했지만 정작 폭발력은 지하 2층 깊이까지만 타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IS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지하 강국'이다. 6·25전쟁이 끝난 뒤 전 국토를 요새화한다며 6000개 이상의 지하시설물을 구축한 나라다. 미군은 그만큼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593부대, 667부대, 744부대 등 땅굴을 전문적으로 파는 군부대를 갖고 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평양 지하 300m 지점에 거대한 지하시설이 있으며, 유사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의 은신처로 활용된다고 밝혔다.
 
AN/PSQ-20 야시경을 낀 미군. [사진 밀리터리닷컴]

AN/PSQ-20 야시경을 낀 미군. [사진 밀리터리닷컴]

 
특히 북한은 주요 생화학무기나 핵시설을 지하에 건설해놨다. 그래서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지하에 저장한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는 훈련을 자주 한다. 지난 12~15일 경기도 의정부의 미군 기지인 캠프 스탠리에서 열린 ‘워리어스트라이크 9’도 그 중 하나다. 참가 병력은 모두 화생방 보호의를 입고 캠프 스탠리의 지하 시설에서 훈련을 받았다.
 
주한미군은 이 훈련에서 새 장비를 테스트했다. 통신장비인 MPU5는 지하에서도 와이파이(WiFi)와 유사한 통신 환경을 조성해 준다. 이 장비 덕분에 땅굴을 탐색하는 병력끼리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거나 사진을 보낼 수 있다. 상당수 미군은 열상 탐지장비가 장착된 AN/PSQ-20 야시경을 꼈다. 이 야시경은 2009년 실전배치됐는데 하나에 1만8000달러(약 1940만원)하는 가격 때문에 일선에서 쉽게 볼 수 없었다.
 
AN/PSQ-20 야시경으로 본 영상. 열을 내는 물체를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다. [사진 밀리터리닷컴]

AN/PSQ-20 야시경으로 본 영상. 열을 내는 물체를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다. [사진 밀리터리닷컴]

    
미 육군의 특수부대인 비대칭전그룹(AWG)가 이 훈련을 참관했다고 미군 기관지인 ‘성조지’가 보도했다. 비대칭전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의 미군 지휘관에게 게릴라전·사이버전 등과 같은 비대칭전에 관련한 사항을 조언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목적으로 창설됐다. 미 육군의 신속보급사령부(REF)는 비대칭전그룹과 함께 주한미군의 땅굴전 대비를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