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4.19 17:04
2016년 문팬 창립총회가 ‘드루킹 사건’ 진앙?
“문재인 의미심장한 부탁에 경인선 태동”
김현 “트윗 1000개, 조선일보 1면과 같다.”
경인선 ‘선플 운동(댓글 조작)’ 지침 하달
“2016년 9월 3일 문재인 팬클럽 ‘문팬’ 창립총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아주 의미심장한 ‘부탁’을 하십니다. 이 말씀의 의미가 ‘경인선’을 태동하게 하였고 여기까지 오게 하였습니다.”
대선을 앞둔 작년 3월 6일, ‘드루킹’ 김모(49)씨가 주도한 블로그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블로그 이름과 같은 ‘경인선’.
이 대목 아래에는 ‘문팬 창립총회’ 당시 축사하는 문재인 대통령(당시 전 민주당 대표) 영상이 붙었다. 영상에서 문 대통령은 이렇게 말한다. “SNS 공간에서 대대적인 선플(선한 댓글)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드루킹이 올린 글은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의 말을 의미심장한 부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실제 경인선은 ‘선플 운동(댓글 조작)’ 지침을 하달해왔다. 문팬 창립총회가 드루킹 ‘댓글 조작’의 시작점에 있는 사건인 셈이다.
“문재인 의미심장한 부탁에 경인선 태동”
김현 “트윗 1000개, 조선일보 1면과 같다.”
경인선 ‘선플 운동(댓글 조작)’ 지침 하달
“2016년 9월 3일 문재인 팬클럽 ‘문팬’ 창립총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아주 의미심장한 ‘부탁’을 하십니다. 이 말씀의 의미가 ‘경인선’을 태동하게 하였고 여기까지 오게 하였습니다.”
대선을 앞둔 작년 3월 6일, ‘드루킹’ 김모(49)씨가 주도한 블로그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블로그 이름과 같은 ‘경인선’.
이 대목 아래에는 ‘문팬 창립총회’ 당시 축사하는 문재인 대통령(당시 전 민주당 대표) 영상이 붙었다. 영상에서 문 대통령은 이렇게 말한다. “SNS 공간에서 대대적인 선플(선한 댓글)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드루킹이 올린 글은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의 말을 의미심장한 부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실제 경인선은 ‘선플 운동(댓글 조작)’ 지침을 하달해왔다. 문팬 창립총회가 드루킹 ‘댓글 조작’의 시작점에 있는 사건인 셈이다.
◇“문재인의 의미심장한 ‘부탁’ 경인선 태동하게 했다”
게시글에서 경인선(혹은 드루킹)은 구체적인 ‘선플 작업’을 지시했다.
“문재인과 더민주 관련 기사에 달리는 악플을 선플로 정화 해주세요. 기사를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문재인에)악의적인 댓글이 보이면 ‘비공감’, 심한 악플에는 ‘신고’를 해주셔도 좋습니다. (경인선)블로그에서 띄워드리는 기사들을 위주로 ‘선플’을 달아주시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 경인선은 이런 행동을 ‘국민선플단 운동’이라고 이름 붙였다.
현재 이 게시물은 닫혔다가 17일 자정 새로 열린 경인선 블로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국민선플단 프로젝트’ 항목에 속한 모든 게시물도 마찬가지로 비공개 된 상태다. 기자는 구글 서버에 저장된 웹캐시(web cache·검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일정기간 저장해두는 복사본)를 통해 이 ‘숨은 글’을 발견했다.
◇“트윗 1000개는 조선일보 1면과 같다”
문팬 창립총회가 열린 2016년 9월 3일 충남 서산 서해안 청소년 수련원. 이날 행사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문팬’ 회원 350여명이 참석했다. 당시 문 전 당대표(이하 당시 직함)가 이곳을 찾았고, 김현 민주당 의원, 김광진 전 의원 등도 배석했다. 이날 “선플 운동을 하자”는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먼저 문 전 대표가 “문팬 가족들부터 먼저 (선플 운동) 분위기를 만들어나가자”고 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악플(악성 댓글)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이 문 전 대표 자신이라는 이유에서다.
“지금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제일 욕 많이 듣는 사람 누굽니까. 바로 저 문재인 아닙니까? (저에 대한 악플을)보면 얼마나 섭섭하십니까? 그리고 그렇게 공격하는 사람들 꼴도 보기 싫지 않습니까?” (문재인 당시 전 당대표)
축사에 이어 진행된 ‘3김(김현, 김광진, 김빈) 토크쇼’는 문팬들의 ‘선플 활동’을 촉구했다. 이들은 온라인 댓글 활동의 파급력을 이렇게 말했다. “트윗 1000개가 조선일보 1면과 같다는 것, 우리가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김현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
“지원군이 있어야 더 열심히 싸울 것이 아니겠습니까?” 김광진 전 의원이 이 말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은 “선거 끝나더라도 관심을 놓으면 안 된다. 당선될 때까지만 신경을 쓰면 안 된다. 그 이후에도 계속 서포팅을 해줘야한다”며 “힘들고 어려울 때도 받쳐줘야 하고, 욕먹을 때도 같이 (방어/옹호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게시글에서 경인선(혹은 드루킹)은 구체적인 ‘선플 작업’을 지시했다.
“문재인과 더민주 관련 기사에 달리는 악플을 선플로 정화 해주세요. 기사를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문재인에)악의적인 댓글이 보이면 ‘비공감’, 심한 악플에는 ‘신고’를 해주셔도 좋습니다. (경인선)블로그에서 띄워드리는 기사들을 위주로 ‘선플’을 달아주시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 경인선은 이런 행동을 ‘국민선플단 운동’이라고 이름 붙였다.
현재 이 게시물은 닫혔다가 17일 자정 새로 열린 경인선 블로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국민선플단 프로젝트’ 항목에 속한 모든 게시물도 마찬가지로 비공개 된 상태다. 기자는 구글 서버에 저장된 웹캐시(web cache·검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일정기간 저장해두는 복사본)를 통해 이 ‘숨은 글’을 발견했다.
◇“트윗 1000개는 조선일보 1면과 같다”
문팬 창립총회가 열린 2016년 9월 3일 충남 서산 서해안 청소년 수련원. 이날 행사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문팬’ 회원 350여명이 참석했다. 당시 문 전 당대표(이하 당시 직함)가 이곳을 찾았고, 김현 민주당 의원, 김광진 전 의원 등도 배석했다. 이날 “선플 운동을 하자”는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먼저 문 전 대표가 “문팬 가족들부터 먼저 (선플 운동) 분위기를 만들어나가자”고 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악플(악성 댓글)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이 문 전 대표 자신이라는 이유에서다.
“지금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제일 욕 많이 듣는 사람 누굽니까. 바로 저 문재인 아닙니까? (저에 대한 악플을)보면 얼마나 섭섭하십니까? 그리고 그렇게 공격하는 사람들 꼴도 보기 싫지 않습니까?” (문재인 당시 전 당대표)
축사에 이어 진행된 ‘3김(김현, 김광진, 김빈) 토크쇼’는 문팬들의 ‘선플 활동’을 촉구했다. 이들은 온라인 댓글 활동의 파급력을 이렇게 말했다. “트윗 1000개가 조선일보 1면과 같다는 것, 우리가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김현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
“지원군이 있어야 더 열심히 싸울 것이 아니겠습니까?” 김광진 전 의원이 이 말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은 “선거 끝나더라도 관심을 놓으면 안 된다. 당선될 때까지만 신경을 쓰면 안 된다. 그 이후에도 계속 서포팅을 해줘야한다”며 “힘들고 어려울 때도 받쳐줘야 하고, 욕먹을 때도 같이 (방어/옹호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대선TV토론 직후에도 “선플 달아달라”
경인선(혹은 드루킹)은 “악플을 선플로 정화하자”고 했지만, 실제 온라인 활동은 문 대통령에게 유리한 기사는 조회 수를 높여 돋보이게 하고, 불리한 기사는 ‘추천’과 ‘비추(천)’을 이용해 댓글을 조작하는 수법이 사용됐다.
지난해 4월 19일 대선후보 TV토론 관련 기사가 대표적이다. 경인선은 ‘문재인 후보’에 유리한 댓글을 달라고 지시한다. “토론이 끝나면 올라오는 기사에 선플 달아 주시고 추천댓글은 ‘공감’, 비추천 댓글은 ‘반대’를 꾹꾹 눌러주세요. 아셨죠?”
실제 드루킹은 자신이 운영하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에게 댓글 조작을 지시할 때도 ‘선플’을 달라고 주문했다. 그가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작업’할 기사의 인터넷 주소를 올린 뒤 여기가서 악플에 비추, 선플에 추천 눌러 달라”고 지시하는 식이었다.
경인선(혹은 드루킹)은 “악플을 선플로 정화하자”고 했지만, 실제 온라인 활동은 문 대통령에게 유리한 기사는 조회 수를 높여 돋보이게 하고, 불리한 기사는 ‘추천’과 ‘비추(천)’을 이용해 댓글을 조작하는 수법이 사용됐다.
지난해 4월 19일 대선후보 TV토론 관련 기사가 대표적이다. 경인선은 ‘문재인 후보’에 유리한 댓글을 달라고 지시한다. “토론이 끝나면 올라오는 기사에 선플 달아 주시고 추천댓글은 ‘공감’, 비추천 댓글은 ‘반대’를 꾹꾹 눌러주세요. 아셨죠?”
실제 드루킹은 자신이 운영하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에게 댓글 조작을 지시할 때도 ‘선플’을 달라고 주문했다. 그가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작업’할 기사의 인터넷 주소를 올린 뒤 여기가서 악플에 비추, 선플에 추천 눌러 달라”고 지시하는 식이었다.
◇드루킹, 反정권 댓글작업으로 결국 구속
대선 이후, 드루킹은 정권 핵심인 김경수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직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이 시점 이후 그는 반(反)정권적 댓글을 달기 시작한다. 지난 1월 17일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기사의 댓글을 악의적으로 조작한 것이다. 여기에는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이 쓰였다. 경찰은 기계화 작업인 ‘매크로’ 사용만이 불법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민주당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21일 드루킹 김씨 등 3명을 체포했다. 그는 체포 직전 페이스북에 “2017년 대선 댓글부대 진짜 배후가 누군지 알아? 깨끗한 얼굴 하고 뒤로는 더러운 짓 했던 이들이 뉴스메인 장식하면서 니들이 멘붕하게 해줄 날이 '곧' 올 거다”라고 썼다. 김씨가 구속된 이후 경인선 블로그는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고 있다.
대선 이후, 드루킹은 정권 핵심인 김경수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직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이 시점 이후 그는 반(反)정권적 댓글을 달기 시작한다. 지난 1월 17일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기사의 댓글을 악의적으로 조작한 것이다. 여기에는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이 쓰였다. 경찰은 기계화 작업인 ‘매크로’ 사용만이 불법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민주당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21일 드루킹 김씨 등 3명을 체포했다. 그는 체포 직전 페이스북에 “2017년 대선 댓글부대 진짜 배후가 누군지 알아? 깨끗한 얼굴 하고 뒤로는 더러운 짓 했던 이들이 뉴스메인 장식하면서 니들이 멘붕하게 해줄 날이 '곧' 올 거다”라고 썼다. 김씨가 구속된 이후 경인선 블로그는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