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프로슈머]① 독일, 2030년엔 1000만 가구가 전기 생산

2018. 5. 24. 20:48C.E.O 경영 자료



[에너지 프로슈머]① 독일, 2030년엔 1000만 가구가 전기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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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5.24 12:30 | 수정 : 2018.05.24 15:09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자신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소비자(consumer)’가 ‘생산자(producer)’ 역할도 하는 ‘프로슈머(prosumer)’ 개념을 제시했다. 지금 세계 각국에선 직접 전기를 만들어 소비하고 판매하는 에너지 프로슈머가 등장하고 있다. 전력사업자로부터 일방적으로 전기를 공급받는 것에서 탈피, 개인간(P2P) 전력거래 시장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프로슈머 동향을 소개하고 시사점은 무엇인지 점검해본다.[편집자주]

    독일 소넨배터리는 소규모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 소유주가 전기를 사고팔 수 있도록 2016년 개인간 전력 거래시스템을 선보였다. 전기를 생산하는 가정이 남는 전기를 시스템에 올려 팔고, 전기가 부족한 가구는 다른 가정에서 저장해둔 재생에너지를 사서 쓴다.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전기는 스마트 배터리에 저장된다.

    지붕 위 태양광 패널로 일반 가정 집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모습./소넨배터리 홈페이지
    지붕 위 태양광 패널로 일반 가정 집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모습./소넨배터리 홈페이지
    독일 연방교육연구부에 따르면 개인간 전력 거래시스템 활성화로 2030년까지 독일 내 프로슈머가 1070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은 국가 전력 소비의 32%(2016년 기준)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화석연료 대신 청정에너지를 쓰는 대가로 가구당 전기요금은 연간 1060유로(135만원, 2016년 기준)에 달한다. 2007년보다 50%나 올랐다. 에너지 프로슈머는 남는 전기를 판매해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자신의 저서 ‘코드 그린(부제: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에서 에너지 생산·소비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프로슈머의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개인간 전력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국, 네덜란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태양광, 풍력, 도시가스를 활용한 친환경 전기 생산·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 프로슈머]① 독일, 2030년엔 1000만 가구가 전기 생산
    ◇ 영국 피클로, 30분마다 수요자·공급자 연결

    영국 오픈 유틸리티가 운영하는 피클로(Piclo)는 P2P 전력거래 플랫폼이다.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정부 지원을 받아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굿 에너지라는 재생에너지 전력회사는 피클로 기반 위에서 에너지거래부터 계약, 요금청구, 고객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영국은 전력수요가 100kW 이상인 소비자에게 30분 간격으로 전력소비량을 확인하는 계량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피클로는 계량기 데이터, 발전비용, 소비자 선호 등을 파악해 PC·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서 온라인에 접속한 전력수요자와 공급자를 30분 간격으로 연결해준다. 요금 변화와 전력소비량을 확인해 전기요금을 탄력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전력 포트폴리오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수력(39%), 태양광(30%), 풍력(31%)와 같은 방식으로 구성할 수 있다. 굿 에너지는 전력거래에 부족한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제공한다. 블랙아웃(정전) 사태를 방지하고 전력거래 시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돕는다.

    네덜란드 반데브론은 자사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다른 농장에서 풍력 터빈을 돌려 만든 전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반데브론은 2014년 4월부터 재생에너지 거래 시장을 개설했는데, 소비자들은 사이트에서 계약 형태(1년 또는 3년), 필요 전력량을 입력하고 전력생산자도 선택할 수 있다.

    전력생산자는 자신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크리스 호프만스라는 농부는 풍력 터빈이 하나 있고, 500가구에 공급할 정도의 전력을 생산하며, 전력 가격은 kWh당 21센트와 같은 식이다. 만약 소비자가 생산자와 거래하고 싶다면 이름 등 소비자 정보를 보내면 2분 만에 거래가 성사된다.

    반데브론은 “(직접 전기를 만든) 생산자가 전력회사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소비자는 전력회사가 전기요금에 부과하는 각종 가산금을 수용할 필요가 없어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프로슈머]① 독일, 2030년엔 1000만 가구가 전기 생산
    ◇ 미국 옐로하, 태양광 에너지 이용권 판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옐로하는 2015년 4월에 설립된 태양광 에너지 서비스 기업이다. 옐로하는 지붕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주고, 여기에서 생산한 전력 중 3분의 1을 집 주인에게 준다. 나머지 전력 3분의 2는 옐로하가 판매한다. 집 주인은 옐로하에 어떤 비용도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신용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옐로하는 아파트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수 없는 곳에 거주하는 소비자를 위해 태양광 에너지 이용권을 제공한다. 태양광 에너지 이용권은 다른 가정 지붕에서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전기를 살 수 있는데, 일반 전력회사가 공급하는 전기보다 저렴하다.

    옐로하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건물을 소프트웨어로 분석한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만큼 공간이 있는지, 햇빛이 잘 드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옐로하는 보스턴을 넘어 뉴욕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에너지 기업이 프로슈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오사카가스는 2016년 고체산화형연료전지를 활용해 교세라, 도요타 등과 공동으로 ‘에너팜 타입S’를 개발했고, 전력중개사업을 추진중이다. 에너팜 타입S는 주택에 공급되는 도시가스에서 추출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가정용 발전시스템이다. 에너팜 타입S를 설치한 세대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남는 전기를 이웃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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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24/2018052401099.html#csidxf3487cde524c39bb6e3f5b1671561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