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평양사령부가 창설 71년 만에 ‘인도·태평양사령부’로 간판을 바꿔 단다. 서태평양, 남중국해, 인도양을 잇는 해양 라인을 구축해 중국의 세력 확장을 막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동북아, 호주, 인도에 이르는 지역을 ‘아시아·태평양’ 대신 ‘인도·태평양’으로 부르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인도·태평양은 많은 벨트, 길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뚫기 위한 개명(改名)임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 전국시대 제와 초라는 두 강대국 사이 낀 등나라는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간어제초(間於齊楚)란 고사가 여기서 유래했다. 미국-일본-호주-인도를 묶는 인도·태평양 구상은 다이아몬드처럼 마름모꼴이고, 일대일로는 진주목걸이 모양이다. ‘다이아몬드’와 ‘진주목걸이’가 충돌하는 접점에 대한민국이 있다. 언젠가 어느 편인지 선택을 강요당하는 ‘간어미중(間於美中)’의 시간이 올 수도 있다.
조수진논설위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