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및 기무사 개편은 기상청이 사라진 것과 같은 결과 초래할 것
- 박근혜 정권하 기무사 계엄령 문건 VS 노무현 정권하 평택미군기지 이전 관련 계엄령 선포 의심사례
- 박근혜의 계엄령은 안 되고, 노무현의 계엄령은 되나... 내로남불인가? 정보기관 해체 위한 명분 찾기인가?
- 장마와 가뭄을 알려주는 기상청 없이 내일을 마주한 것과 같은 결과가 나타날 것
- 정보기관이 안보만 예측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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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기관이 안보만 예측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미국 카터 전 대통령이 조지 터너 당시 CIA 국장과 회의 중이다. 사진=위키미디어 |
최근 대한민국은 정권이 바뀐 뒤로 정보기관을 연거푸 제거하거나 개혁하고 있다. 이것은 적폐라는 기조 아래 정보기관의 행태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것”이라고 지목한 부분은 대표적으로 사찰과 특활비 사용 등이다.
이 두 가지는 일반적인 잣대로 보면 분명 잘못된 것이 맞다. 그러나 정보기관이라는 특수성을 간과하여 일반적인 잣대로 평가하고 변화시킨다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인지 재고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일단 국내에서는 정보기관의 역할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는 문제가 있다. 이미 국정원과 기무사에 몸담고 있는 현직의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정보기관을 한 단어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무엇이라고 말할까.
그들은 입버릇처럼 음지에서 양지를 위해 일한다는 식으로만 얼버무릴 뿐이다. 정보기관, 정보기관이 무엇인지조차 모른 채 대한민국 정보기관은 운영되어 왔다, 대한민국 태초의 정보기관인 국정원은 본래 그 이름이 KCIA로 한국중앙정보국이었다. 이름은 미국의 중앙정보국 CIA를 그대로 모방하여 만든 것으로 명칭에 한국이라는 K만 추가되었을 뿐이다.
정보라는 개념조차 모르는 정보기관
한국은 미국의 정보기관을 모체로 만든 것이다. 태초의 정보기관은 그 역할이나 방향을 잘 몰랐기 때문에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는 형태로 커왔다. 그런데 군사정권에서 벗어난 이후가 더 문제였다. 정보기관의 개념조차 모르는 정권들이 정보기관의 역할 등이 제대로 안정화되기도 전에 수차례 정보기관을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바꿔왔다.
특히 비군부 출신의 정부 인사들은 기본적인 정보의 개념조차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 ‘국민의 알권리’라는 잣대를, 비밀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정보기관에 들이밀었다. 미국, 영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 세계 유수 정보기관을 보유하고 있는 그 어떤 국가에서조차 국민의 알권리라는 명분으로 정보기관의 내막을 낱낱이 파헤친 전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공산권 국가일수록, 국민의 알권리라는 개념조차 생소해 더 철저히 비밀을 지킨다. 공산권 국가에서는 특활비에 대한 존재 여부와 규모 등 전혀 알려진 바 없다. 구소련의 경우 정보기관의 흠을 잡거나, 반정부 활동을 벌인 인물이 쥐도 새도 모르게 의문사로 생을 마감한 경우가 꽤 있는 탓이다.
민주국가의 표본이라 볼 수 있는 미국의 경우가 가장 많이 국민에게 정보기관의 내막을 공개하는 편인데, 미국에서조차 특활비의 내용을 대외적으로 또 세부적으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경우 특활비를 구성하기 전, 여야 정보위원들에게만 비밀엄수라는 조건을 걸고 그 내막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국회의원들은 한국과 달리 안보와 저촉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히 정보기관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의 첩보위성 KH-11이 촬영한 중국의 H-6 폭격기의 모습이다. 사진=위키미디어. |
냉전시대부터 CIA의 공작을 위한 특활비 모금에 앞장선 미국 의회
여야를 떠나서 안보라는 사안에는 하나로 똘똘 뭉쳐 있는 것이다. 정보기관이 특활비 예산을 국회에 요청할 때마다 예산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정보위원들에게 설명한다. 이럴 때, 여야 의원들은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지도 않고, ‘얼마가 필요한가’라고 묻고, 예산 모아주기에 뜻을 모으는 경우가 다반사다. 가령 냉전시대에 대소련 공작활동 등을 위한 예산의 필요성에 대해 CIA가 여야 의원들에게 비공식 설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여야 의원 모두는 “자세한 건 알 필요없다” “그래서 우리가 소련을 이기려면 얼마가 필요한가” “액수만 말해라” “예산 모금에 우리는 모두 힘을 합할 준비가 됐다”라는 식으로 회의가 결론이 난 경우가 많았다고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전현직 의원이 간첩이나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사례는 알려진 바 없다. 이 때문에 미국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CIA 등 정보기관이 기밀사안을 보고해도 외부로 내용이 나가는 경우는 드물다. 유출이 되더라도 CIA 주재 회의에 동참했던 국회의원의 보좌관 등이 언론에 몰래 흘리는 식으로 유출된다. 이렇게 유출된 정보는 보통 CIA의 공작 내용이며 유출된 정보로 인해 해당 공작은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정보가 유출되더라도 그 내용이 대부분 CIA가 어떤 공작을 할 것이라는 내용만을 담고 있기 때문에, CIA가 적에 대해 파악한 주요 정보 등은 유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타국에서 CIA의 정보수집 수준과 능력을 파악하기 어렵다.
하나, 국내는 사정이 다르다. 이미 국내에서는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국가보안법에 저촉되는 전례를 가지고 있거나, 안보와 직결된 사안에서 문제가 된 전례가 있다. 국가전복 등을 염두에 두고 만든 지하 혁명조직, R.O를 구성한 일원 중 이석기라는 인물이 포함된 바 있다. 그는 당시 국회의원이었다. 이것이 한국의 현실이자 현주소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원 등이 안보와 직결된 사안을 국회의원들에게 낱낱이 보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 외에도 한국의 정보위원들은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을 언론에 주기적으로 공표하는 경우도 많다. 기밀이라는 개념이 어디까지인지도 모르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공개되는 내용은 대부분 공작에 관한 내용보다는 현재까지 우리 정보당국이 파악한 대북정보 등이 대거 포함됐다. 이 정보를 보면 국정원의 수준을 그대로 알 수 있으며, 북한에 우리의 정보수집 수준을 그대로 전달하는 셈이다.
국민 혈세만 낭비하는 불필요한 정보기관을 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보유하고 있나?
현재 국내 여론은 기무사 개혁 등을 두고 무감각하다. 정보기관이 왜 중요한지, 왜 필요한지조차 모르고 있다. 정보기관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모른다.
현재 국내 여론은 기무사 개혁 등을 두고 무감각하다. 정보기관이 왜 중요한지, 왜 필요한지조차 모르고 있다. 정보기관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은 정보기관이 불필요하게 국민을 사찰하고, 용처를 알 수 없는 특활비에 막대한 국민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만 생각한다. 어쩌면 이런 식으로 언론 등이 국민들을 오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말대로라면 미국, 영국, 일본, 이스라엘, 러시아, 중국, 심지어 북한까지 왜 이런 정보기관을 만들고 있을까. 왜 이런 정보기관을 유지하고 있을까. 필요 없는 조직인데 왜 이런 곳에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있을까?
미국의 고고도 정찰기 U-2를 미국 NASA와 CIA 등이 관여하여 개발할 당시 모습이다. 사진=위키미디어 |
국정원 및 기무사 개편은 기상청이 사라진 것과 같은 결과 초래할 것
정보기관이란 기상청과 같은 조직이다. 한마디로 예측기관이다. 정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곳이다. 이러한 정의는 기자가 과거 인터뷰한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의 수장인, 데니스 블레어 국가정보국장(Dennis Blair,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을 인터뷰 했을 때 나온 답 중 하나다. 국가정보국(ODNI)은 9.11 테러 이후, 미국 내 유수 정보기관 간의 정보의 공유 및 계획 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결성된 조직으로, 미국 내 모든 정보를 총괄하여 운영한다.
국가정보국장은 인터뷰 당시 정보기관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결심권자의 결심을 보좌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미래의 방향을 예상하는 것”이라는 정의를 내렸다. 가령 유사시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벌이게 될 가능성을 예측하고, 전쟁을 벌이게 되었을 때, 미국이 이길 가능성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정보기관 내부에서 일하는 직원의 상당수는 정보분석관이다.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마주하는 이른바 요원(field agent)은 소수다. 이런 요원의 임무마저도 군인과 같은 전투가 아니라 정보수집원, 휴민트(Humint)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정보기관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게 주된 임무이자 존재의 이유다. 따라서 정보기관으로 들어온 정보는 모두 기밀사안이며, 외부로 나가서는 안 될 정보들이다. 이 들어온 정보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여 재가공하는 것이다. 이 재가공의 결과물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정보기관에서는 기상청에서나 사용하는 단어인 “forecast(예보)”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돌연 국내는 정보기관의 기능을 모두 없애거나 이양하고 있다. 특히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양하는 것은 가장 어이없는 조치다. 경찰은 대북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기능인 ISR(정보, 감시, 정찰) 자산이 없다. 전 세계 어디서도 경찰이 정찰기를 띄우고, 인공위성으로 정보를 수집했다는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 이런 정보자산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는 경찰에게 대공수사권을 넘긴다는 것은 봉사에게 길잡이가 되란 말이다. 결국 정부는 대공수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불능상태로 만들겠다는 말과 같다.
조지 H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주 레바논 미국 대사의 현지 암살에 대해 CIA 국장으로부터 보고받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
기상청 없는 내일과 같은 미래가 정보기관 개편 뒤 나타날 것
국정원과 기무사를 재편하면, 결국 대한민국은 기상청이 사라지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현재 우리는 기상청이 있기 때문에, 언제 비가 오는지 알 수 있고, 내일 외출하기 전 적절한 옷차림을 고를 수 있다. 기상청이 있기 때문에, 언제 태풍이 몰아칠지 알 수 있고, 언제 폭설이 내리는지 알고, 시설물 피해를 줄이도록 미리 대처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지난 몇차례 갑작스런 지진에 상당한 피해를 봤다. 다가올 재앙을 모른 채 맞이한 결과는 참혹했다.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참혹한 결과를 정보기관 개편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기상청의 부재처럼 우리의 피부에 와닿지만 않을 뿐, 향후 우리 정부는 기상청이 사라진 것처럼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게 된다. 4차 산업이 도래하고 하루가 다르게 첨단기술이 등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 정보가 가지는 효과는 과거보다 더 커졌다. 정보는 곧 국가의 경쟁력이자, 미래를 선도하는 능력이다.
정보기관이 안보 관련 예측만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 중 다른 하나는 정보기관이 안보만 예측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것은 오산이자 큰 착각이다. 미국 CIA 등 유수 정보기관은 안보에 대한 예측만 내놓지 않는다. 정보기관이 다루는 정보의 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과거 CIA는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에 대한 특별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에게 보고한 전례가 있을 정도로 어떤 정보든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그만큼 정보기관의 능력과 범위는 어마무시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보는 국가를 이끄는 대통령의 결심을 돕는다. 미래 4차산업의 방향과 투자의 방향마저도 정보기관의 분석을 토대로 나아갈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우리는 내일 북한이 회담장에서 어떤 결심을 할 것인지, 북한 수뇌부의 누가 숙청됐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앞선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갑작스런 북한의 무통보 회담 무산에서 애를 먹은 바 있다. 남북 핫라인까지 동원해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려 했지만, 북이 핫라인 전화를 받지 않자, 발만 동동 굴렀다.
이미 국정원은 최룡해, 김경희, 김원홍 등 북한의 주요 보직자가 숙청됐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죽었다는 이들이 다시 북한의 방송에 등장했고, 국정원은 체면을 여러 차례 구긴 바 있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수준이다.
반면, 판문점에서 대치 중인 북한 경비부대는 남측 경비부대에 신병이 들어오면 그 신병의 인적사항까지 다 알고, 판문점 확성기 방송으로 신병 전입과 생일까지 축하를 해주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대남심리전의 일환이다. 이것이 북한과 우리 정보 수준의 현주소다.
북한이 입을 열지 않으면, 그 의중조차 모르는 우리 정부는 국정원과 기무사에 칼을 들이밀고 있고, 이런 현실을 북한은 매우 반기고 있다. 북한의 대외선전망 우리민족끼리는 기무사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산천초목도 격노할 치떨리는 범죄흉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이 반기는 기무사 개편 노선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전 정권 시위대의 박근혜 암살 암시 내용을 담은 전단. 사진=구글 검색 |
박근혜 정부의 계엄령 검토 VS 노무현 정부의 계엄령 선포 의심 사례
계엄령 문건은 기무사를 비롯한 정보기관이 당연히 만들어야 할 문건이다. 이것은 만약의 상황까지를 염두에 두고 유사시 국가 전복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이 계엄령 문건을 두고 마치 전 정권이 계엄령을 선포하려고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정보기관으로서 미래의 상황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는 성격의 문건이다. 기상청의 비유를 들자면, 내일 비가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비가 내렸을때 우산을 몇 개까지 준비할 수 있는지, 우의를 몇 개를 준비할 수 있는지 등 우천 시를 대비한 분석 문건에 불과한 것이다. 비가 내릴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산을 몇 개까지 준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은 당연한 것이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 지진의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당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시위세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이 시위대는 청와대로 돌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고, 국가 수뇌부의 주요 보직자를 죽이자는 식의 퍼포먼스와 전단도 뿌려졌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암살 암시를 담은 전단과 시위 문구, "박씨 가문은 총 맞고 내려오는 게 내력이냐"는 식의 내용도 버젓이 나돌았다. 이런 국가 위기 상황에서 정보기관인 기무사는 최악의 경우까지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세운 것이다.
이것은 단연 박 정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도 볼 수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상당히 많은 시위가 이어졌다. 당시 유행어로 "놈현스럽다"라는 말이 돌았을 정도로 노무현 정부에 대한 전방위적 비판과 시위는 연일 이어졌다. 당시 정부는 전투경찰은 물론 일부 군병력까지 동원하여 시위대를 진압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방패 찍기와 곤봉에 맞는 일은 예삿일이었고, 당시 이런 강경 시위 진압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나오기도 했다. 노무현 정권 때, 시위가 얼마나 위력적이었는지는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이 시위대에게 "폴리스 라인 엄수"를 요청했던 전례를 봐도 알 수 있다. 과연 계엄령 준비 문건이 전 정권만의 일인지 이전 정권 때의 문건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이는 부분이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기인 2006년 5월, 평택 미군기지 주변 대추리 일대에서 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시위대의 진입을 막는 군인들을 두고, 시위대 내에서는 정부가 계엄령을 하달한 것 같다는 식의 표현도 나온 바 있다. 그러면서 평택시민을 외부 불순세력으로 몰아세우는 노무현 정권을 질타한 바 있다. 해당 내용은 당시 진보 진영의 언론에서 연일 보도된 바 있다.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은 2006년 5월 9일, CBS 방송에서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 등과 관련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이것은 지금 현재 군대 출동 자체가 내용적으로 보면 어떤 명분을 내걸었던 간에 내용적으로 보면 집단시위에 대응하기 위해서 군대가 출동한 것이고요. 이런 방식의 군대출동은 계엄령하에서나 아니면 대통령의 위수령이 발동된 하에서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군사시설이 존재하지도 않는 상태에서 땅 매수의 마찰이 있는 지역을 군사시설로 간주하고 그 보호를 위해서 군대 출동시킨 것 자체가 위법이다. 따라서 위법적으로 출동한 군대의 소명에 대항했다고 해서 군사시설보호법이나 군형법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법 적용이다. 원천적으로 법 적용 자체가 잘못됐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하에서 계엄령 혹은 이와 유사한 대통령령(위수령)을 하달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 정권의 기무사 개혁의 빌미인 계엄령 문건은 내로남불에 지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정보기관의 힘빼기를 위한 적당한 명분 찾기라는 의심을 살 여지가 있어 보인다.
현재 미국이 운용하는 첨단무기체계, 스텔스 전투기 등은 모두 수십 년 전 이러한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토대로 계획되고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수십 년 이후를 내다보는 눈을 가진 자가 만든 그 결과물을 이제야 보고 뒤따르는 우리는 앞으로도 후발주자에 안주할 수밖에 없다.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국가에는 내일은 없다는 것을 국민이 알아야 한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게 될 우리 정보기관의 해체와 개편이야말로 산천초목이 격노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