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어 메이븐에 따르면, 미 공군은 올해 여름 미국 네바다주 넬리스 공군 기지에서 스텔스 폭격기 B-2의 B61-12 전술 핵폭탄의 실전 투하 시험을 완료했다. B61-12는 목표에 따라 폭발력을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해 핵전략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이번 B61-12 전술 핵폭탄 투하 시험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에도 미 공군 주력전투기인 F-16과 F-15E에 B61-12를 탑재해 투하 시험을 진행했다. 미 정부는 이번 시험에서 얻은 자료를 분석해 2020년부터 B61-12를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미 공군 전투기 F-15E가 B61-12 전술 핵폭탄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B61-12는 목표에 따라 폭발력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으며 정확도가 높다. 미국은 2020년까지 약 400여기의 B61-12를 확보할 예정이다. /미 국가핵안보국 |
B61-12 전술 핵폭탄은 1968년부터 미국이 운용 중인 핵무기 B61 계열 중 최신형 모델로 무게 350㎏에 TNT 폭발력 기준으로 5만t에 달하는 폭발력을 가졌다.
미 공군과 미 국가핵안보국(NNSA)은 올해 6월 B61 구형 모델을 단계적으로 최신형인 B61-12 모델로 개량해 기존 2010년까지였던 수명을 2025년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개량화 과정에서 B61-12는 F-22, F-35 등 최신예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도록 개선되고 정확도도 높아졌다. 특히 후미부에 관성 항법 장치를 탑재해 오차범위를 기존 100m에서 30m로 줄여 ‘족집게 정밀타격’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B61-12의 가장 큰 강점으로 다양한 공격 기능을 꼽는다. B61-12는 목표에 따라 저강도나 고강도로 폭발력을 조절할 수 있으며 깊이 100m의 지하 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 ‘벙커 버스터’로도 운용이 가능하다. 미국 핵 전문가인 한스 크리스텐슨은 "핵무기가 지표면을 뚫고 들어가 폭발할 경우 지하 목표물을 더 쉽게 파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사능 낙진 등 지상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능 덕분에 B61 모델은 지난해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나올 때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미 의회조사국(CRS)는 "미국의 비축분 가운데 한반도에 배치할 수 있는 핵폭탄은 B61 계열 투하용 핵폭탄이 유일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저강도의 핵 공격 능력을 갖춘 B61의 일부 모델이 방사능 낙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북한의 핵 시설을 타격하는 데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번 투하 시험을 진행한 B-2뿐 아니라 스텔스 전투기 F-35A, 차세대 전략 폭격기 B-21에도 B61-12를 탑재해 운영할 계획이다. NNSA에 따르면 미국은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약 400여기의 B61-12를 확보해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김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