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TALK] 담배 안피는 데 폐암 걸린 여성 100명 중 15명은 대기오염 때문
2018. 9. 30. 19:23ㆍ생활의 지혜
입력 : 2018.09.29 07:00
최근 담배를 피우지 않은 여성이 폐암에 걸리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실내·외 공기오염이 비흡연 여성들의 폐암 발병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26일(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19회 세계폐암학회에서 레널 마이어스(Renell Myers)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의학 박사는 ‘비흡연 여성의 폐암과 대기오염 간의 중요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대기오염으로 인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남성보다 담배 등 발암물질에 취약한데다 남성보다 폐가 작고 노폐물을 분해시키는 능력도 약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레널 마이어스 박사는 "대기오염이 폐암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 됐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대기오염 노출과 비흡연 폐암 여성 환자 간의 중요한 연관성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레널 박사는 "실제로 전문가들은 전세계 폐암 사망자의 23%가 실내·외 공기오염으로 인한 폐암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 조선 DB
이 중 담배를 과거에 폈거나 현재도 흡연 중인 폐암 환자가 443명(65%)으로, 담배를 피우지 않은 비(非)흡연 폐암 환자 수 238명(35%)보다 더 많았다.
연구진은 이 환자들의 출생부터 현재 거주하고 있는 모든 곳에 관한 상세한 거주 기록을 분석해 오염 지역 데이터를 추출했으며, 평생동안의 오염 노출 정도를 계산할 수 있는 지리정보시스템에 데이터를 입력했다.
이후 흡연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 폐암 환자와 흡연 경험이 있거나 담배를 피우는 여성 폐암 환자를 비교했다. 그 결과,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폐암에 걸린 여성 환자들에게서 대기오염 노출 정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수치화해 예를 들면, 전체 폐암 환자의 공기 오염 노출 중간값(median exposure to air pollution)은 7.1 PM2.5 ug/m3 (마이크로그램퍼큐빅미터)이었으며, 흡연 폐암 환자의 6.1%가 PM2.5 > 10 ug/m3, 비흡연 폐암 환자의 흡연자의 15.1%가 PM2.5 > 10 ug/m3로 나타났다.
풀이하면 비흡연 폐암 환자 238명 가운데 평균치보다 심한 대기오염(10 ug/m3초과)에 노출된 환자 비중은 15.1%에 달해, 비흡연 폐암 환자 100명 중 15명꼴로 심한 대기오염에 노출돼 생활했다는 얘기다. 이와 비교해 흡연한 폐암 환자 443명 중에서 심한 대기오염에 노출된 환자 비중은 6.1%로, 100명 중 6명 꼴로 나타나 비흡연군보다 그 비중이 적었다.
특히 대기오염 노출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비흡연 폐암 환자의 약 75%(¾)가 ‘여성’이었으며 이 중 83%가 ‘아시아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레널 마이어스 박사는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와 대기오염은 깊은 연관성을 보인 데 반해 비흡연 남성 폐암 환자와 대기오염은 큰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암 발병률 예측 모델을 개발해 현재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을 가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 ▲ 조선DB
이미 전세계적으로 대기오염에 대한 경고음이 켜졌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700만 명 정도가 대기오염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있다. WHO는 108개국 4300개 도시의 대기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근거로 폐암, 심장병, 뇌출혈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25% 정도는 대기오염과 무관치 않다고 밝혔다. 인도 뉴델리와 이집트 카이로는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로, 대기오염 정도가 WHO 기준치의 10배가 넘었으며 중국 베이징은 5배가 넘었다.
바깥 공기뿐 아니라 실내 공기도 매우 중요하다. 주방에서의 굽는 요리 후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건축자재에 쓰이는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같은 유해물질 및 곰팡이 등이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건물에 많이 사용되는 단열재와 실내가구의 칠, 접착제 등에 사용되는 포름알데히드는 인체에 대한 독성이 매우 강하다. 포름알데히드의 농도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0.1ppm 이하의 경우에는 눈, 코, 목에 자극이 오고, 0.25~0.5ppm의 경우에는 호흡기 장애와 천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심한 천식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포름알데히드를 낮은 농도로 접촉해도 피부 질환이나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서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고,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장시간 노출되면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복순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암은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발견했을 때는 이미 3기 이상인 경우가 많다"며 "암 조직이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경우 생존율이 약 77%나 되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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