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도 좋고, 랜드마크가 된다는 장점 때문에 분양이 잘돼서 전국적으로 고층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죠.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딱 49층까지만 지어지고 있는데요.
왜그런건지, 전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입주한 경기도 수원의 아파트는 49층이나 되는데도 그닥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바로 길건너 아파트도 49층.
호수 건너 아파트도 49층이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만 49층이 즐비한 건 아닙니다.
'춘천을 내려다볼 49층 대단지.'
'49층 대전의 자부심을 높이다.'
'49층 프리미엄 랜드마크, 당신이 해운대의 중심입니다.'
높이를 내세우는 아파트라면 어김없이 49층인데, 이유는 50층부터 적용되는 안전 규정 때문입니다.
2010년 부산 고층 아파트 화재 이후 마련된 특별법, 50층 또는 200미터 이상이면 '초고층 건축물'로 분류해 30층마다 한층을 통으로 비워 피난안전구역을 설치해야 하고, 지진, 테러, 해일 등에 대한 40여가지 심의도 받아야 합니다.
반면 49층 이하는 규제가 훨씬 가볍습니다.
한층을 비울 필요 없이 피난계단만 넓게 설계하면 됩니다.
이때부터 49층 행렬이 시작돼 최근 3년 사이 49층은 25개가 는 반면, 50층 이상은 5개 밖에 안 늘었습니다.
2년전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경신한 서울의 한 아파트는 49층에 199.98미터, 불과 '2센티미터' 차이로 규제를 피했습니다.
[건설사 관계자]
"(초고층) 규제들로 사업자들의 시간적 경제적 낭비가 커지게 되어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시공 자체를 기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불과 한 층 차이로 규정이 이렇게 달라지는 게 과연 현실적인지 의문이 제기되는데, 건설업계에서는 최신 공법을 사용하면 충분히 화재시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주성규 상무/49층 오피스텔 시행사]
"피난 엘리베이터나 비상용 엘리베이터까지 두었기 때문에 법규 이상으로 안전을 고려했습니다."
전문가들도 49층까지는 되고 50층은 안되고 같은 획일적인 규제보다는 건물의 위치나 용도 등 특성을 고려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전준홍입니다.
전준홍 기자 (jjhong@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