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1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 ‘신독재 4단계론’을 거론하며 “문재인정권이 신독재의 길을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2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문정권 2년, 유린된 사법과 언론’ 토론회에서 “신독재는 첫째 위기 시 카리스마적 요소를 확보해 정권을 잡고, 둘째 끊임없이 적만 찾고, 셋째 언론기관과 사법기관을 장악하고, 넷째 선거법을 고친다”며 신독재 4단계론을 소개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정권이 1, 2, 3단계는 이미 거쳤다. 마지막 단계로 지난달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려 선거제 변화를 시도했다”며 “3단계까지는 민주정부라 부를 수 있지만 4단계 이르면 ‘독재완성’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대한민국이 어느 단계에 와있는지 묻고 싶다. 선거제 패스트트랙을 저지하는 투쟁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가) 탄핵국면에서는 촛불이라는 카리스마를 이용해 집권했고, 2년 내내 ‘기승전 적폐청산’을 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과 국가권력 기관 장악은 도를 넘었다”며 “사법부 장악은 대법원장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은 재판을 한 판사는 기소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은 소위 민주노총을 통해 장악했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 과정에서 뭔가 불안하니 지금 들고 나온 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정청은 20일 경찰 내 국가수사본부를 설치하겠다고 했다”며 “지금까지 나온 이런 안들이 공수처라는 무소불위의 ‘대통령 검찰청’에 이어 ‘대통령 하명수사본부’를 만드는 꼴이 되는 것이 아닌지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