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음식업 절반 이상 이자낼 돈도 못 번다

2019. 6. 20. 17:43C.E.O 경영 자료

숙박음식업 절반 이상 이자낼 돈도 못 번다

조선비즈 
  • 조은임 기자
  • 입력 2019.06.20 11:00

    전체 기업 32.1%, 이자보상배율 1 미만…2010년 후 최대
    기업 매출 3% 감소시, 기업 10곳 중 4곳 이자낼 돈도 벌어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 30%가 이자를 낼 돈도 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은 수로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돼 매출액이 줄어들 경우 이 비율은 40%에 육박하게 된다. 특히 숙박음식업종 기업의 경우 이미 절반 이상이 업황 부진과 인건비 상승으로 이자보다 영업이익이 적었다.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공시기업 2만1213개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5.9로 전년(6.3)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나타내는 지표다.

    한은 제공
    대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7.5, 중소기업은 2.5다. 대기업 중 전기·전자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3.9로 2015년(3.5) 이후 가장 낮았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한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전체의 32.1%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0년(25.9%) 이후 최대다. 이 비율은 2014년 31.7%까지 높아졌다가 2016년 28.4%로 낮아졌지만 서서히 올라 지난해 30%대를 넘어섰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대기업(23.6%)보다 중소기업(34.0%)이 더 많았다. 특히 숙박음식업의 경우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이 57.7%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절반 이상의 기업이 이자낼 돈도 벌지 못한다는 얘기다. 경기 악화로 인한 업황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는 조선(54.9%), 자동차(37.8%), 부동산(42.7%) 등이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째 1에 못 미친 '한계기업'은 14.1%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의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경영여건이 악화해 기업 매출액이 3% 감소할 경우를 가정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미·중 무역분쟁을 감안해 수출기업은 6%, 여타 기업은 1% 감소를 가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 5.9였던 이자보상배율은 5.1로 낮아졌다. 대기업은 7.5에서 6.6으로, 중소기업은 2.5에서 2.2로 각각 하락했다.

    특히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의 비중은 32.1%에서 37.5%로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기업에 대한 여신의 비중은 32.1%에서 38.6%로 상승한다.

    이와 함께 한은은 대외 충격에 집값 급락이 겹칠 경우 금융회사들이 받을 충격도 분석했다. 올해와 내년 세계·국내총생산이 각각 2.0%와 3.3% 줄고 집값이 15.6% 하락하는 것을 가정했다. 이 경우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5.4%에서 12.5%로 내려갔지만 BIS 비율 규제 기준치(10.5∼11.5%)는 웃돌았다. 

    다만 회사채수익률과 주가 등 자산가격 변동으로 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61.2%에서 156.5%로, 증권사 자본비율은 598.7%에서 419.3%로 대폭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개별 금융회사 차원에서 규제 기준보다 낮아지는 곳이 생길 수 있다"며 "보험회사와 증권회사 등 비은행이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해 비은행에서 은행으로의 리스크 전이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