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협박, 자료 빼돌리기, 증거인멸 시도하면서도 '고개 빳빳한' 조국 가족사기단

2019. 9. 10. 02:10C.E.O 경영 자료

전화 협박, 자료 빼돌리기, 증거인멸 시도하면서도 '고개 빳빳한' 조국 가족사기단
  •  김종형 기자
  •  최초승인 2019.09.09 10:51:24
  •  최종수정 2019.09.0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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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정경심, '동양대 총장 표창장' 관련해 동양대에 전화 압박, PC・서류 빼돌리기 등 증거인멸
정경심, 동양대 사무실서 PC뿐 아니라 서류도 대거 반출...CCTV에 서류 반출 모습 찍혀
'동양대 총장 표창장' 관련 핵심 증인 최성해 총장, 각종 자리서 "겁 줬다"는 등 증언 이어
시민들 "증거인멸 시도하다 걸렸으면 검찰은 현행범 체포해야"...윤석열 '봐주기 수사' 의문 제기도
정경심, 9일에도 입장문 내고 "일부 사실만 가지고 왜곡, 추측성 보도 삼가해달라" 언행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좌), 그 부인 정경심 씨(중), 딸 조민 씨(우). (사진 = 연합뉴스 등)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의 증거인멸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후보자의 지속적인 ‘검찰 개혁(검찰 권한 축소)’ 발언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봐주기 수사’를 한다는 비판도 나오는 가운데, 우파 자유시민들 사이에선 조 후보자가 사퇴를 거부하는 이유와,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모종의 이유가 있을 것이란 추측이 높아지고 있다.

9일 오전까지 언론 보도, 자유한국당 의원실 발표 등으로 드러난 조 후보자 일가의 ‘증거 인멸’엔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엮여 있다. 조 후보자 일가 비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3일, 동양대 교수로 재직 중인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 씨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는데, 정경심 씨는 이를 예측했던 듯 각종 증거인멸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경심 씨는 검찰의 동양대 사무실 압수수색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검찰로부터 제출 요구를 받은 자신의 PC와 각종 서류 등을 대량으로 빼돌렸다. 이 모습은 군데군데 지워진 CCTV 확인 결과 드러났다. PC를 가지고 나온 모습은 찍히지 않았지만, 서류뭉치를 들고 움직이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조 후보자는 지난 6일 청문회에서 정경심 씨가 동양대로 간 것은 맞다면서도, 시댁이 있는 부산으로 곧장 향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정경심 씨가 사무실 PC를 사용하기 위해 자택으로 가져갔다고 했지만, 검찰 수사결과 PC는 지난 6일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 뱅커 김모 씨의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됐다. PC에서는 조민 씨 이름으로 된 ‘동양대 총장상’ 파일이 3~4개 나왔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 5일 정경심 씨의 증거인멸과 사모펀드 관련 내용 자료확보를 위해 한국투자증권 영등포PB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정경심 씨는 압수수색 영장이 나오기 전까지 PC 제출 요구를 거부하다, 압수수색 영장이 나온 뒤에야 PC를 제출했다. 자신에 대한 의혹 관련 언론 보도가 “악의적”이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인 정경심 씨(좌)와 위조된 최성해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우). (사진 = 연합뉴스 등)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인 정경심 씨(좌)와 위조된 최성해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우). (사진 = 연합뉴스 등)

검찰 수사와 압수수색 후에도, 정경심 씨의 증거인멸 행보는 계속됐다. 정경심 씨는 동양대 압수수색 당일에도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 전화를 걸어 “(언론보도 등이)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가 지난 뒤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유력 정치인들이 최성해 총장에 전화를 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최 총장은 검찰 조사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조 후보자 딸 조민 씨가 받았다는) 표창장은 내가 발급하지 않았고, 관련 결재도 한 적이 없다”는 증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최 총장은 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통화내역을 공개하며 “압수수색을 하기도 전에 겁을 줬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과 김두관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조 후보자 본인도 정경심 씨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다고 한다.

우파 자유시민들은 “뭐 이런 여자가 다 있느냐”는 반응이다. 범죄를 저지른 뒤 곤란한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증거인멸을 시도할 수는 있지만, 행위가 다 드러나고도 ‘고개가 빳빳하다’는 것이다. 몇몇 자유우파 지식인들은 SNS상 서로 친구인 인사들에만 공개된 페이스북 글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하다 걸렸으면, 검찰은 현행범으로 체포해야 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봐주기 수사’를 거론하기도 했다. 

한 증권인은 “검찰이 봐주기 수사, 문재인 눈치보기를 하지 않는다면 조국 자택과 정경심 시댁을 모두 압수수색하고, 전원 구속수사 했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교수 출신 인사는 “(조 후보자 일가는)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다르다. 현 상황을 혁명과업 수행이라 인식하는 사람들에겐 이 모든 것이 극복해야 할 역경일 뿐이지 실수나 과오가 전혀 아닐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과 조 후보자의 사퇴 거부 이유도 분석하고 나섰다.

한편, 정경심 씨는 9일 오전에도 입장문을 내고 “일부 언론에서 제가 마치 투자한 펀드 운용사 및 그 계열사의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보도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모든 진실은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 때까지 일부 사실만을 가지고 왜곡하여 추측성으로 보도하는 것은 삼가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