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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임명을 강행했지만, 검찰 수사로 의혹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조국을 상징으로 하는 ‘문·조(文·曺) 정권’이 위기에 처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
■ ‘조국 버티기’로 본 文정권의 메커니즘
現정권 핵심은 ‘사회주의자 그룹+386운동권+강남좌파’… ‘카인의 본성’으로 정권 잡아
권력 쟁취 후에도 적폐대상 설정해 끊임없이 청산작업… 조국 몰락으로 퇴진 여론 확산조국 법무부 장관은 문재인 정권 핵심의 인적·철학적 속성을 한 몸에 담고 있는 전형적 인물이다. 그는 몰락 중이다. 자신과 가족 전체가 수사 대상자와 범죄 피의자가 되고 법무부 장관 자택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상황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는 요지부동이다. 검사와 대화를 한다면서 오히려 광폭 행보 중이다. 검찰도 문·조(文·曺) 정권도 루비콘 강을 건넜다. 그의 몰락은 이 정권의 퇴조를 몰고 올까. 그의 처지는 그가 상징하는 정권 핵심 그룹의 퇴진으로 이어질까.
◇조국과 문재인 정권의 속성…‘사회주의적 386 강남좌파’ 정권
문재인 정권은 ‘운동권 386그룹’과 ‘사회주의적 이념집단’ 그리고 ‘강남좌파’의 동맹체다. 이들은 서로 중층적으로 연결돼 있다. 정권의 핵심 지지층은 소득 상위권인 화이트칼라, 조직화한 노동(민주노총, 한국노총)과 전교조, 각급 층위의 정치·사회·경제 관련 기관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서울대 82학번인 조 장관은 대학 시절 범 운동권이었고,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으로 복역한 후에도 여전히 전향하지 않은 사회주의자이자, 스스로 고백한 강남좌파다. 문재인 정권의 속성을 두루 갖춘 전형인 셈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조국 사태 이후 나날이 추락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율을 그나마 대선 득표율인 40% 선으로 유지해주는 건 30∼40대의 고학력·고수입 화이트칼라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표본에 따르면 화이트칼라가 전체 직업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0%가량이다. 원로 언론인인 조갑제 씨는 “화이트칼라들이 자본주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았으면서도 정치성향과 의식은 좌경화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좌파 성향 그룹의 지지에도 불구, 문재인 정권은 서민의 절박한 삶의 문제를 전혀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경제는 어렵고 안보는 불투명하고 국민통합은 물 건너갔다. 사실상 국정의 총체적 실패다. 실패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회주의적 386 강남좌파’ 정권의 무능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강준만 교수가 말한 대로 강남좌파는 추상적 진보의 가치를 역설하는 데엔 능하나 서민의 절박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는 무능하거나 무관심하다. 조국 사태는 여기에 정권 핵심의 위선과 오만까지 확인시켜줬다. 이런 경향은 좌파의 경제 텍스트로 통하는 ‘21세기 자본’을 써낸 토마 피케티의 글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왜 민주주의는 불평등 감소에 실패하는가’라는 논문에서 실패의 책임을 ‘브라만(인도 최상위 계층) 좌파’에서 찾는다.
◇문·조(文·曺) 정권의 권력 유지 수단은 ‘증오’의 재생산
부와 기득권을 가졌으면서도 좌파 성향에 젖어 있는 집단의 존재가 한국 사회만의 특성은 아니다. 서구에도 ‘리무진 진보’(미국), ‘샴페인 사회주의’(영국), ‘캐비어 좌파’(프랑스) 등이 있다. 피케티의 ‘브라만 좌파’도 같은 개념이다. 이런 현상은 ‘지식인은 왜 대개 좌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와 관련, ‘보수의 정신’을 쓴 미국 러셀 커크 교수의 통찰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그에 따르면 보수주의란 어떤 체계적 이론이 아닌,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관점이다. 그런데 지식 엘리트는 대개 정치를 지적으로 이해하려 하고, 이때 ‘체계적 해답’을 제공하는 것은 좌파이며, 따라서 지식인은 좌 편향적인 대안을 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푸코, 들뢰즈, 라캉 등 좌파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이 제시하는 ‘체계적 해답’의 핵심은 바로 자본주의가 구축한 억압적 시스템에 대한 증오와 파괴다. 영국의 보수주의 연구자인 로저 스크루턴 교수는 현대 좌파가 갖는 권력 쟁취 및 유지의 동인을 ‘르상티망’(ressentiment: 원한·복수심)으로 봤는데 이 역시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그의 책 ‘우리를 속인 세기의 철학가들’에 따르면 현대의 좌파는 억압 구조를 깨기 위해 군중의 증오감을 부추기고, 권력 쟁취 후에도 증오의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설정해 끊임없이 이들을 제거하고 처벌하고 청산하려 한다.
증오감을 부추겨 권력 획득을 추구하는 건 우리 좌파에게도 단골 정치투쟁 수단이었다. 2002년 주한미군의 훈련 중 장갑차에 희생된 효순·미선 사건 때엔 미군의 고의 살인사건으로 몰아 대중의 반미 감정을 부채질했다. 2007년에는 광우병 괴담을 지어 대중의 공포와 증오를 불러일으켜 정권을 뒤흔들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때엔 보수 정권의 자작극으로 몰아갔고, 2014년 세월호 침몰 이후엔 독신 여성 대통령의 7시간 밀회설 등을 퍼트려 탄핵에 불을 댕겼다. 캐나다의 심리사회학자 조던 피터슨 교수는 좌파의 증오 유발과 파괴 본능을 ‘카인의 본성’이라 명명했다. 동생 아벨을 죽인 성경 속 인물 카인이 갖는 원한·복수심·증오심 부추기기가 좌파의 군중 동원 수단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진보 장기 집권 플랜 세웠지만…조국 사태로 정권과 386 위기 초래
조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다음 날인 9월 7일 문 대통령을 만났다. 장관 임명 발표(9월 9일) 이틀 전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우회 경로로 문 대통령에게 ‘조국 임명 불가론’을 건넸다고 알려진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 조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나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 장관이 되면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원로 정치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은 조국이 비밀 정보들을 손에 쥔 민정수석 출신이란 걸 의식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어쨌든 지금 문·조 정권은 빼도 박도 못하는 공동운명체가 됐다. 두 사람은 여러 이해로 얽혀 있고, 차기 대권 구도와도 연결돼 있으며, 진보 장기집권 플랜과도 설켜 있다. 여권의 장기집권 실현 방안 중 하나가 국회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의 교환 처리일 것이다. 이와 관련, ‘조국 초대 공수처장’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가권력과 행정부를 장악한 정권이 조국 처장이 지휘하는 공수처 수사를 통해 정치적 반대자를 손보고 사법부와 검찰 길들이기까지 한다면 20년·50년 집권론이 꼭 꿈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조국 사태는 기막힌 반전 드라마를 써가는 중이다. ‘사회주의적 386 강남좌파’ 정권의 독선과 오만이 드러나면서 지지층의 이반이 일어나고 국민은 위험한 권력의 실체에 눈을 떴다. 전문가들은 “반독재 투쟁 등 과거의 경험이 만들어낸 ‘도덕적 우월성’이 과도해지면서 반대자와의 협치는 없이 국정을 독단적으로 운영해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의사 겸 작가 스콧 펙의 지적처럼 좌파의 과도한 도덕적 우월성은 ‘나는 선, 반대자는 악’이라는 나르시시즘의 원천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런 모습이다. 조국 사태를 대하는 여론은 이미 ‘응징의 선’을 넘었는데도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경향은 ‘색안경 쓰기’ 차원을 넘어 ‘각막이식’ 수준에 이르렀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은 “조국 사태는 강남좌파 정권의 위선을 드러내는 데 있어 정점을 찍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피터슨 교수는 “증오, 오만, 기만 이 세 가지를 접목한 권력이 들어서면 그 체제는 위험해진다”고 경고했다. 문재인 정권의 속성을 두루 갖춘 전형으로 평가받는 조국 장관이 빚은 사태가 정권과 386그룹의 쇠퇴와 퇴진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전임기자·행정학박사
■ 세줄 요약조국은 정권 핵심의 전형적 인물 : 문재인 정권은 ‘운동권 386그룹’과 ‘사회주의적 이념집단’ 그리고 ‘강남좌파’의 동맹으로 이뤄짐. 조국은 그 전형임. 그의 몰락으로 정권의 퇴조와 정권 핵심 386그룹의 퇴진 여론 확산.
文·曺 정권의 권력 유지 방법 : 문 대통령과 조국은 공동운명체. 문·조 정권이 국민을 동원하는 핵심 수단은 ‘증오의 확대재생산’임. 이는 성경 속 ‘카인의 본성’이며, 집권 후에도 끊임없이 증오의 대상을 만들어내 청산·처벌함으로써 권력 유지·확대를 도모함.
조국 사태와 문재인 정권의 미래 : 조국의 위선과 기만, 그리고 과도한 도덕적 우월감이 문재인 정권의 지지층 이탈을 불러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권력의 오만이 ‘각막이식’ 수준에 이름. 좌파 장기집권 플랜을 그렸겠지만, 이미 정권은 위기에 몰림.
■ 용어 해설브라만 좌파 : 브라만 좌파란 인도 최상층 계급인 브라만에 속하면서도 좌파 의식을 갖는 그룹. 백과사전적 개념은 아니지만 우리 식의 강남좌파란 뜻을 갖는다. 브라만 대신에 리무진, 샴페인, 캐비어 등의 이름이 붙여지기도 한다.
르상티망 : 르상티망(ressentiment). 철학자 니체가 강자에 대한 약자의 비합리적 격정을 표현한 말로 원한·복수심을 뜻한다. 보수주의 학자들은 좌파가 권력 쟁취·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르상티망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