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20. 13:56ㆍ이슈 뉴스스크랩
"유재수 봐주면 안되냐"···조국 공소장에 적나라한 '친문 청탁'
[중앙일보] 입력 2020.01.20 10:28 수정 2020.01.20 10:35
“유재수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사람. 나와도 가까운 관계다.”(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공소장엔 ‘친문’ 인사들의 구명 청탁이 상세히 기재됐다. 검찰은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여러 차례 요청했다고 공소장에서 밝혔다.
유재수→김경수·윤건영→백원우 20일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유 전 부시장은 자신에 대한 청와대 감찰이 시작되자 ‘친문’ 실세들에게 구명을 요청했다. 조 전 장관 기소 전 열린 대검찰청 회의에서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조 전 장관은 무혐의가 맞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기소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정리하면서 공소장은 법원에 접수됐다. 윤건영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상황실장(왼쪽)과 조국 전 법무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유 전 부시장이 구명을 요청한 건 노무현 정부 때 인연을 맺은 김 지사, 윤 전 실장, 천 선임행정관 등이다. 유 전 부시장은 2017년 10월쯤 김 지사 등에게 “이제야 금융정책국장이 됐는데 갑자기 감찰을 받게 돼 억울하다”며 “자리를 계속 유지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지사는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수차례 연락해 “유재수는 참여정부 시절 우리와 함께 고생한 사람이다”며 “지금 감찰을 받고 있는데 억울하다고 하니 잘 봐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 또 김 지사는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감찰 진행 상황을 듣고 이를 유 전 부시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실장은 백 전 비서관과 감찰 관련 대화를 나누면서 “유재수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사람이다”고 했다. 이른바 ‘친문’ 실세들이 백 전 비서관을 통해 유 전 부시장 구명 운동을 벌인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6일 서울동부지검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중단 의혹과 관련해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차를 타고 가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금융권 잡으려면 유재수 필요" 천 선임행정관은 당시 특별감찰반 실무를 책임지던 이인걸 전 특감반장에게 “참여정부에서 근무한 유재수를 왜 감찰하느냐”며 “청와대가 금융권을 잡고 나가려면 유재수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 것으로 공소장에 기재됐다.
백 전 비서관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게 “봐주면 안 되느냐”며 유 전 부시장 구명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나 박 전 비서관은 이를 거부하고 유 전 부시장 감찰 진행 상황과 비위 내용 등을 담은 이른바 ‘4차 보고서’를 작성해 조 당시 민정수석에게 전달했다. 감찰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조국 "여기저기서 전화" 감찰 중단 지시 유 전 부시장 감찰 과정에서 진행 상황을 보고받아 온 조 전 장관은 4차 보고서를 받고는 박 전 비서관에게 “여기저기서 전화가 많이 온다”며 “백 비서관과 유재수 감찰 건 처리를 상의하라”고 지시했다. 백원우(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뉴스1] 이후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급속도로 마무리됐다고 한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유재수가 현 정부 핵심 요직에 있고 정부 핵심 인사들과도 친분이 깊은데 정권 초기에 이런 배경을 가진 유재수의 비위가 크게 알려지면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받은 것이 감찰 중단의 결정적 동기라고 봤다.
조 전 장관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17일 페이스북에 “저의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사실과 법리에 따라 철저히 다투고자 한다”고 했다.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 내용에 대해 재판에서 따지겠다는 뜻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
[출처: 중앙일보] "유재수 봐주면 안되냐"···조국 공소장에 적나라한 '친문 청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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