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명수 사법부의 꼼수…불리한 통계만 쏙 빼고 공개

2020. 2. 5. 12:26이슈 뉴스스크랩

[단독] 김명수 사법부의 꼼수…불리한 통계만 쏙 빼고 공개

성승훈 기자

입력 2020.02.04 17:50 수정 2020.02.04 23:59

엘리트법관 사직자 최다

법관 인사 후 문의 잇따르자

특정 수치 빼고 기자단 공지

올해도 사직 법관 최대치 유력

"이유가 뭐든 통계 숨기는 건

사법부 역사에 유례없는 일"

김명수 대법원장. [매경DB]

김명수 대법원장(61·사법연수원 15기)이 이끄는 사법부가 연도별 법관 사직자 통계를 언론에 공지하면서 불리한 통계 수치를 숨긴 사실이 4일 확인됐다. 법원 안팎에서는 "이유가 무엇이건 통계 수치 일부를 숨기는 일은 사법부 역사에서 유례가 없던 일"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는 없었다.

지난달 31일 대법원은 2010년 이후 전체 사직자와 2012년 이후 '중요 경력'(대법원 재판연구관이나 법원행정처 근무) 사직자 규모를 기자단에 알리면서 2018~2019년 중요 경력 사직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법원에서는 흔히 이들 주요 경력자를 '엘리트 법관'으로 칭한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 취임(2017년 9월) 다음 해부터 중요 경력 사직자 수와 비율이 크게 늘었고, 2019년에는 2012년 이후 최대치(24명·45.3%)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사들은 "김명수 사법부가 불리한 통계를 가리는 꼼수를 썼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대법원은 문재인정부의 세 번째 고위 법관 정기인사를 발표하면서 법관 줄사퇴 문의 등이 쏟아지자 기자단에 공식 자료를 냈다. 이때 중요 경력 사직자 규모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71·2기) 재임기 통계만 공개하고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사직자가 급증한 통계는 숨겼다.

판사들은 "김 대법원장이 법관 사회의 편 가르기와 엘리트 법관들의 반발·이탈을 조장해 놓고 실상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4일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2018~2019년 법원 정기인사 보도자료를 확인한 결과 2019년 중요 경력 법관 사직자는 24명(이탄희 전 판사 제외)이다. 이는 대법원이 공개한 전체 사직자(53명) 중 45.3%에 달한다. 양 전 대법원장 재임기까지 살펴볼 때 중요 경력 사직자 비율로는 역대 최대치였다. 양 전 대법원장 임기 4년째인 2015년에 중요 경력 사직 법관 수가 9명으로 감소했던 것을 고려하면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엘리트 법관 이탈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사들은 지적했다.

특히 6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법관 인사가 발표되면 엘리트 법관 사직 규모는 또다시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