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국방생산법 특수권한 발동해 마스크 제조 검토
1950년대 한국전쟁 때 전시 특수품 생산·통제 권한 담은 법
美보건부 장관 "중국이 방역품 원자재 수급 통제"불만
CDC "코로나19의심자 전원 테스트…캘리포니아 8400명 집중 관찰"
골드만삭스 "코로나19로 11월 트럼프 재선 힘들지도"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백악관 기자회견을 열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을 향해 `코로나19 테스크포스(TF·특별대응) 팀장`이라고 언급해가며 미국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기에 안전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시장 공포감을 잠재우는 데는 실패했다. [사진 출처 = 백악관 영상 캡처]미국이 '마스크 품절 대란'에 대비해 전쟁 상황에 준하는 태세로 3억 개 방역마스크 생산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중국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이 미국에 본격 상륙할 조짐을 보인 데 따른 대응이다. 특히 미국 연방 정부는 "중국이 방역물품 원자재 수급을 통제해 미국 내 마스크 생산 걸림돌이 된다"면서 미국이 1950년대 한국전쟁 대응을 위해 제정한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1950)을 동원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연방 정부가 코로나19보호용 마스크와 방역복 등 관련 물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 상 특별권한을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주관 부처 보건복지부(HHS)와 국토안보부(DHS)로 두 부처 관계자들은 26일 이같은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대비를 위해 보호용 마스크와 방역복 등 관련 물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 상 특별권한 발동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N95마스크. [사진 출처 = 아마존]미국 내 방역 물품을 만드는 민간 회사는 3M과 허니웰 인터네셔널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다만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연방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용 N95마스크 생산을 더 늘리라'는 식으로 관련 제품을 만드는 민간 회사에 대해 생산 지침을 내릴 수 있는 특수 권한을 가지게 된다.
한국전쟁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국방물자생산법은 전시 상태 국가적 필요에 따라 필요한 물자를 필요한 시기에 맞춰 수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다. 이 때문에 법에 따라 정부 권한 범위도 포괄적으로 주어진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7일(현지시간)기준, 39.16포인트를 기록해 2018년 3월 이후 공포수준이 최고에 달했다. [사진 출처 =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미국 정부가 전쟁같은 상태에 준한 대비에 나선 것은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27일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DCD) 센터장은 이날 코로나19사태와 관련해 연방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의료진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전원 진단 테스트한다는 것이 방침"이라면서 "캘리포니아 주를 중심으로 나라 전역에 진단 키트를 신속히 대량 보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 날 CDC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내에서도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면서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시간 문제이므로 빠른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CDC가 지역사회전파 사례로 든 코로나19확진자는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 솔라노 카운티 거주자로 다른 확진자 접촉 경험이나 중국 등 방문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미국에서는 중국을 다녀온 사람이나 다이아몬드프린세스 호에서 구출된 사람들만 코로나19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방물자생산법 카드를 들먹이는 이유는 방역품 물자 조달 과정에서 중국이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주 연방 의회에서 열린 코로나19사태 관련 청문회에서 알렉스 아자르 보건부(HHS) 장관은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방역·의료인력이 쓸 N95마스크가 3억 개 정도 필요한데 현재 미국에는 아주 소량만 조달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안보부(DHS)관계자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마스크 생산에 필요한 대다수 원자재 수급을 통제하는 탓에 국내 생산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세계보건가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전 세계에서 마스크와 방호복 등 방역 물품이 부족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방물자생산법 발동 여부는 검토 중인 단계로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2017년 독감 유행 당시 차세대 백신 생산능력을 키우겠다면서 이 법을 발동한 적이 있다.
코로나19가 유럽까지 휩쓴 가운데 미국도 공포감에 빠지면서 '코로나19는 독감 같은 것'이라고 안이한 발언을 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예상도 나왔다. 골드만삭스의 벤 스나이더 분석가는 "코로나19가 미국 증시에 직격타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 등 경제 성과를 치적으로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이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냈다고 27일 CNN이 전했다. 올해 11월 재선에 도전한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규제 완화를 통한 일자리 증가·주가 상승을 트위터로 자랑하며 '경제 대통령'임을 내세워왔다. 다만 이번 코로나19사태로 보건 시스템 공백이 부각되면 오히려 민주당에 유리한 판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6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총재는 이날 브루킹스 연구소 행사에서 중국발 코로나19 여파에 대해 "유럽 경제를 심각하게 만들 수 있고, 이를 시작으로 우리 나라도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섞인 발언을 했다. [사진 출처 = 블룸버그]한편 무디스의 마크 잔디 분석가는 "미국 경제가 올해 상반기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은 40%"라면서 기존에 제시한 확률(20%)보다 침체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총재도 26일 브루킹스 연구소 행사에서 중국발 코로나19 여파에 대해 "유럽 경제를 심각하게 만들 수 있고, 이를 시작으로 우리 나라도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섞인 발언을 낸 바 있다.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부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코로나19 테스크포스(TF·특별대응) 팀장'이라고 언급해가며 미국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고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오히려 '판데믹'(전염병 전세계 대유행) 공포만 부각되면서 27일 미국 증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4%이상 폭락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4.42%)가 100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대형주 중심 S&P500지수(-4.42%)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4.61%)도 동반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7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9.62%오른 39.16포인트를 기록해 2018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그만큼 극에 달했다는 의미다.
[김인오 기자]
1950년대 한국전쟁 때 전시 특수품 생산·통제 권한 담은 법
美보건부 장관 "중국이 방역품 원자재 수급 통제"불만
CDC "코로나19의심자 전원 테스트…캘리포니아 8400명 집중 관찰"
골드만삭스 "코로나19로 11월 트럼프 재선 힘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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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연방 정부가 코로나19보호용 마스크와 방역복 등 관련 물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 상 특별권한을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주관 부처 보건복지부(HHS)와 국토안보부(DHS)로 두 부처 관계자들은 26일 이같은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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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국방물자생산법은 전시 상태 국가적 필요에 따라 필요한 물자를 필요한 시기에 맞춰 수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다. 이 때문에 법에 따라 정부 권한 범위도 포괄적으로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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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날 CDC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내에서도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면서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시간 문제이므로 빠른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CDC가 지역사회전파 사례로 든 코로나19확진자는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 솔라노 카운티 거주자로 다른 확진자 접촉 경험이나 중국 등 방문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미국에서는 중국을 다녀온 사람이나 다이아몬드프린세스 호에서 구출된 사람들만 코로나19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방물자생산법 카드를 들먹이는 이유는 방역품 물자 조달 과정에서 중국이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주 연방 의회에서 열린 코로나19사태 관련 청문회에서 알렉스 아자르 보건부(HHS) 장관은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방역·의료인력이 쓸 N95마스크가 3억 개 정도 필요한데 현재 미국에는 아주 소량만 조달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안보부(DHS)관계자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마스크 생산에 필요한 대다수 원자재 수급을 통제하는 탓에 국내 생산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세계보건가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전 세계에서 마스크와 방호복 등 방역 물품이 부족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방물자생산법 발동 여부는 검토 중인 단계로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2017년 독감 유행 당시 차세대 백신 생산능력을 키우겠다면서 이 법을 발동한 적이 있다.
코로나19가 유럽까지 휩쓴 가운데 미국도 공포감에 빠지면서 '코로나19는 독감 같은 것'이라고 안이한 발언을 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예상도 나왔다. 골드만삭스의 벤 스나이더 분석가는 "코로나19가 미국 증시에 직격타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 등 경제 성과를 치적으로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이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냈다고 27일 CNN이 전했다. 올해 11월 재선에 도전한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규제 완화를 통한 일자리 증가·주가 상승을 트위터로 자랑하며 '경제 대통령'임을 내세워왔다. 다만 이번 코로나19사태로 보건 시스템 공백이 부각되면 오히려 민주당에 유리한 판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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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부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코로나19 테스크포스(TF·특별대응) 팀장'이라고 언급해가며 미국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고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오히려 '판데믹'(전염병 전세계 대유행) 공포만 부각되면서 27일 미국 증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4%이상 폭락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4.42%)가 100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대형주 중심 S&P500지수(-4.42%)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4.61%)도 동반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7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9.62%오른 39.16포인트를 기록해 2018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그만큼 극에 달했다는 의미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