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친필 메시지.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필 메시지를 통해 “더 나은 대한민국 위해 기존의 거대 야당 중심으로 태극기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4일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서신을 대독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위로를 전했다. 그는 “국내 확진자가 5000명이 넘고 30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4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부디 잘 견디어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북한의 핵 위협과 우방국들과의 관계 악화는 나라 미래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 많았다”며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거 아닌가 염려도 있었다”며 “현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저의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 그렇지만 나라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며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들의 삶이 고통 받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다”면서도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며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5년 등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