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2. 21:27ㆍC.E.O 경영 자료
[매경포럼] '70년 공든탑' 무너지는 이 한순간
한국인이 세계 곳곳에서
전례없는 수모를 당하고
한국경제는 곤두박질친다
나라를 만신창이로 만든
위정자들에게 분노한다
최경선 논설위원
입력 : 2020.03.05 00:08:01
한국의 여권 파워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3위였다. 한국 여권으로 비자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나라 또는 자치지구가 189곳에 달했다. 미국인, 영국인보다 더 자유롭게 지구촌을 활보하고 다녔다. 코로나19 쇼크가 이 모든 것을 거짓말처럼 바꿔놓았다.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도착 즉시 격리하는 나라가 며칠 사이 90곳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국제공항에서는 한국 비행기가 도착하자 이스라엘 사람들만 내리게 한 뒤 나머지 승객들은 그대로 태워서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한류열풍`이나 `박항서 매직`도 소용없다. 베트남은 한국에서 오는 여객기 착륙을 사실상 완전히 중단시켰다. 삼성전자는 애플, 구글 등에 이어 세계 6위 브랜드가치를 가진 기업이다. 이런 기업조차 해외 출장 길이 막혔다. 당분간 해외 영업도 물 건너갔다. 한국인이 세계 무대에서 이런 냉대와 수모를 당한 적이 있었던가. 먹고살기 힘들어 원조를 받던 시절에도,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을 때에도 겪어보지 못한 푸대접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유창한 영어로 전화를 돌려본들 소용없다. "정치·경제보다 국민의 안전이 먼저"라는데 할 말이 없다. 오히려 이해 못할 것은 한국의 `황당 외교`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70여 년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건설했고 중국에 당당했다. 어느 날 대통령이 `한국은 작은 나라` `중국의 어려움이 한국의 어려움`이라고 말할 때 귀를 의심했다. 급기야 코로나19 경보음이 울리는데도 정부는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았다. 우리 국민과 의료진이 마스크, 방호복 부족으로 발을 동동 구르는데 정부는 그 구호물자를 중국에 계속 퍼줬다. 어찌나 황당한 일인지 `사대외교` `조공외교`라며 장삼이사가 빈정거린다. 구한말 선각자들은 123년 전 `독립문`을 세웠다. 문재인정부의 외교는 그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경제가 바닥 모르게 추락한다. 코로나19 때문만이 아니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과 법인세 인상 등으로 한국 경제는 이미 골병이 들었다. 탈원전 정책은 그중에서도 가장 황당한 정책이다. 수십 년간 공들여 쌓아온 세계 최고의 원자력발전 기술을 우리 정부가 나서서 망가뜨리고 있다. 멀쩡한 원전을 놀리면서 값비싼 태양광·풍력·LNG발전 가동 비중을 높이니 한국전력이 망가진다. 5년 연속 흑자를 내던 한국전력이 2018년 적자로 돌아서더니 지난해에는 영업적자가 6.5배 늘어나 1조3500억원을 넘어섰다. 이렇게 적자가 쌓이면 언젠가는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기업 원가 부담을 낮추고 한국 경쟁력을 받쳐주던 `값싼 전기`라는 버팀목이 사라지게 생겼다. 지금도 개발도상국 중에는 전기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전기값이 너무 비싸 경제 발전에 애를 먹는 곳이 많다. 한국이 그런 후진적인 상황으로 되돌아갈까봐 걱정이다.
나라 곳간도 거덜나고 있다. 올해 예산은 사상 최대 `슈퍼예산`으로 편성했다. 그런데 불과 두 달 만에 추가경정예산을 11조원 이상 편성할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추경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동안 마구 퍼서 쓴 것이 문제다. 어려울 때에 대한 대비가 없다. 올해 정부의 재정지출 적자는 이제 국내총생산(GDP) 대비 3.9%까지 높아지게 된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이후 가장 높다. 유럽연합은 이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준칙을 적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곳간은 `밑 빠진 독`이 되고 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세계에서 하나뿐인 성공 사례 대한민국. 70년 동안 쌓아올린 그 공든 탑의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그중 일부에는 치명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나머지 일부는 걷잡을 수 없이 사태를 악화시킨 2020년 위정자들을 향해 분노가 쌓인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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