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자산 76% 쏠린 한국... ‘동학개미운동'이 바꿀까

2020. 4. 6. 05:01C.E.O 경영 자료

부동산에 자산 76% 쏠린 한국... ‘동학개미운동'이 바꿀까

조선비즈 백윤미 기자

입력 2020.04.05 08:00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흔들리자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가 급락했을 때 매수해 향후 주식시장이 정상화되면 차익을 거두겠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식시장 과열이 장기적으로 한국의 부동산 자산 쏠림 현상까지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시장에서만 11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주식 열풍으로 부동산에 집중된 우리나라의 자산 구조가 변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픽=양인성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개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만 11조2000억원에 달한다. 코스닥시장(2986억원)까지 합하면 약 11조5000억원어치를 한 달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12조6000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1200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코로나 사태가 촉발한 글로벌 펜데믹(대유행) 현상으로 주식시장이 곤두박질 치자 저가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개인들이 몰려든 것이다. 주식 열풍이 확산하면서 ‘동학 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주가가 더욱 내려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개인들의 순매수 행진이 계속될 가능성도 크다. JP모건은 지난 1일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시장이 바닥이라고 보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미국 등 글로벌 증시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면서 개인들의 저점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개인 투자자가 계속 유입될 것이며, 이런 현상이 자산구조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까지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구당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7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중 토지가 54.6%, 건물 자산이 21.4%에 달한다.

마침 부동산시장 지표가 연일 악화하면서 투자심리도 나빠지고 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시민의 주택구입태도 지수는 52.8을 기록했다. 이 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1분기 이후 역대 최저치다. 주택구입태도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수요자들이 주택 구매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의미하며, 낮으면 그 반대다.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도 최근 낮아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2020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은행에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맡긴 393명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0.9%로, 전년( 53.1%)에 비해 줄어들었다. 2013년 부동산 비중이 44%로 낮아진 이후 계속 늘어나다가 이번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주가가 명목 GDP만큼 성장해야 한다고 봤을 때 현재 30% 정도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면서 "장기적으로 자산 구조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변동이

심한 주식과 비교해 수익률이 낮지만, 실물자산인 부동산을 여전히 선호하는 현상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투자와 주식 투자는 완벽한 대체재 관계는 아니다"라면서 "아무리 소득이나 자산이 늘어도 감내할 수 있는 위험자산은 한계가 있어 개인들이 주식에다 수억원을 몰아서 투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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