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생일날 당대표 사퇴 "나라가 잘못 가는 것 못막았다"

2020. 4. 16. 03:04C.E.O 경영 자료

황교안, 생일날 당대표 사퇴 "나라가 잘못 가는 것 못막았다"

기사입력 2020.04.15. 오후 11:53 최종수정 2020.04.16. 오전 12:38 기사원문 스크랩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후 낙선이 확실시 된 미래통합당 황교안 서울 종로 후보가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실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열린 21대 국회의원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은 황 대표의 생일이기도 하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 40분쯤 미래통합당 상황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모두 대표인 제 불찰이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 정부에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건강한 야당이 꼭 필요하다"며 "부디 인내를 가지고 통합당에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부담만 남기고 떠나는 것 같아 당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우리 당을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과 저를 지지해준 종로구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인사했다.

황 대표는 1957년 4월 15일생이다. 자신의 생일인 이날 종로구 선거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해 낙선했다.

황 대표가 이끌어 온 통합당 전반도 총선 참패 분위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20분 현재 전국 지역구 의석 253석 중 민주당은 155개 지역구에서 우세하며 압승을 예고하고 있다. 통합당은 93곳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개표율은 57.1%다.

통합당은 전통적으로 지지세가 강한 경북·경남 지역과 강남·서초 등에서 앞서고 있지만 중도층이 많은 서울·수도권·대전·세종 등에서 민주당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당은 당대표에 이어 원내대표인 심재철 후보도 낙선이 확실시되며 초상집 분위기다. 심 후보는 자신이 내리 5선을 한 지역구인 경기 안양동안을에서 초비례대표 초선의원인 이재정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 대비 10%포인트 이상 밑돌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입장문 [전문]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모두 대표인 제 불찰입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미래통합당은 분열과 반목을 극복하고 산고 끝에 늦게나마 통합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국민께 만족스럽게 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에는 브레이크가 필요합니다. 건강한 야당이 꼭 필요합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입니다. 국민 여러분 부디 인내를 가지고 우리당에 시간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미래통합당에 기회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미래통합당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 당 당직자를 위해서도 아닙니다. 여러분이 살 나라,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나라를 위해서입니다. 저는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부담만 남기고 떠나는 것 아닌가 해서 우리 당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매우 큽니다. 저와 우리당을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과 특히 저를 지지해준 종로구민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 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부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