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배제한 親美경제블록 구상

2020. 5. 16. 19:47C.E.O 경영 자료

미국, 중국 배제한 親美경제블록 구상

조선일보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입력 2020.05.16 03:00 | 수정 2020.05.16 12:01

美, 세계경제서 中고립작전… 대만 TSMC, 미국에 공장 짓기로

美·中관계 냉전 종식 후 최악… 中관영매체, 트럼프에 "미쳤다"

코로나 위기상황서 對中 압박 강화… 미국인 66% "中 비호감"

백악관 "中공급망 탈출해야 미래 있다"… 美언론 "대결별 시작"

中싱크탱크들 "양국간 말의 전쟁이 진짜 전쟁으로 바뀔 수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1979년 수교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며 그 경우 5000억달러(약 615조원)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5일 "미쳤다(瘋狂)"고 했다.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수교 후 40년 계속돼 온 양국의 정치·경제적 공급 체인을 본격적으로 떼어내는 작업이 시작됐다"며 '대결별(Great Decoupling)'로 표현했다.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경제 전략은 실행 단계다. 미 정부는 '경제 번영 네트워크(Economic Prosperity Network)'라는 이름의 친미(親美) 경제 블록을 구상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중국 내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회수하거나 인도·베트남 등 미국이 믿을 수 있는 국가들로 유도해 중국에 의존하는 세계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싱크탱크들은 코로나로 촉발된 미·중 갈등이 '말의 전쟁'이 아닌 경제·안보 등 전 분야에 걸친 전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美기업 방문한 트럼프 “우리 스스로 모든 것 만들어 수출”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 있는 의료장비 유통업체 ‘오언스 앤드 마이너’를 방문한 자리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목표는 의약품을 포함해 미국 국민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우리 스스로 생산하고 나아가 전 세계에 수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업체인 대만 TSMC는 120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투입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15일 발표했다. 2024년부터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TSMC는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세계 1위로, 애플·퀄컴 등 주요 반도체 설계 업체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실제로 만들어 내는 회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등 아시아 반도체 공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만이 적극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창궐은 글로벌 공급 체인의 중국 의존도를 극적으로 부각시켰다. 미국은 마스크도, 산소호흡기도 심지어 시체 가방도 중국 공장에 의존하고 있었다. 반도체와 같은 산업 핵심 부품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자급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그간 끊이지 않았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은 중국을 고립시킨 미국 중심의 경제 블록인 '경제 번영 네트워크' 구상으로 탈(脫)중국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폭발'하기 전부터 양측은 무역·과학기술 등 전방위로 충돌했다. 미국은 중국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계속하고 있고,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통신 기업의 미국 내 영업을 제한하고 있다. 5G·반도체·양자컴퓨터·인공지능 등 첨단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 교류를 제한하면서 중국과의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 연기금의 중국 투자 제한 및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조사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과거 핵으로 맞섰던 미·소 냉전과 똑같지는 않지만, 미·중이 모든 면에서 맞붙는 '냉전 1.5' 수준으로 평가했다.

1979년 수교 이후 미·중 사이에는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다.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와 미국의 대중 제재, 1995년 대만해협 위기, 1999년 유고슬라비아 중국 대사관 오폭, 2001년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 사고가 대표적이다. 양국 여론은 급격히 나빠졌고 보복 주장이 분출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양국 지도자들이 공개·비공개 외교 라인을 가동해 위기를 수습했다. 1989년 중국이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무력 진압하자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미 대통령은 중국에 비공개 특사단을 파견해 사태를 수습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미·중 지도자, 외교 라인은 연일 상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 내 대중 여론이 그만큼 나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여론조사 회사 퓨리서치 조사 결과 미국인 66%가 중국에 '비호감'이라고 답했고 호감이란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 비율은 2018년 47%에서, 2019년 60%로 뛰어올랐다. 이 비율은 2000년대만 해도 30% 안팎이었다. 미국인은 중국을 사실상 적(敵)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트럼프와 대척점에 선 미 민주당 역시 반중(反中) 주장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끝까지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전면 재협상할 것을 주장해왔다. 현재 샌더스는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면서 공동 정책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미국의 공세에 중국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그간 미 의회가 주도했던 반중(反中) 정서를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이끌고 있다"며 "미국과의 교류에 의존하지 않고 첨단 기술 능력을 발전시키고 다른 선진국들과의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학자들은 미·중의 갈등이 '사건'이 아니라 입법이나 행정명령 등을 통해 '제도화'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날 중국을 칭찬하며 입장을 바꾸더라도 국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국의 경쟁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코로나 충격이 장기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시진핑 주석의 (3번째 연임이 결정되는) 2022년 10월 당 대회가 위협받는 상황이 되면 충돌이 격화할 것"이라며 "한국도 민감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명확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16/2020051600102.html


중국 시진핑은 문재인 똥 을 잘못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