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22. 11:26ㆍC.E.O 경영 자료
尹 집권 후 과연 달라진 게 뭔가… “인사권으로 제 식구 보호하면 보스”
尹 주변 인사, 빌릴 머리가 없다… ‘대통령에겐 친구도 가족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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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균 논설주간
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써야 하나. 취임 100일 만에 이처럼 많은 지지율 여론조사가 쏟아진 게 윤 대통령이 처음이지만, 이토록 많은 대통령 비판 칼럼이 나온 것도 내 기억엔 처음이다. 과거에는 있었던 ‘허니문’ 기간이 사라진 것, 문재인 정권 이후 어느 때보다 진영으로 갈라진 언론 풍토가 큰 이유일 것이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필자들도 비판 글을 양산(量産)한 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윤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이 정부의 실패는 ‘이재명 집권’의 시나리오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대로 가면 실패할 것 같으니까 대통령부터 변하라는 것이다. 어차피 윤석열은 대통령이 됐고, 이재명은 ‘사법 리스크’가 심각하니 차기 대선까지 갈 수 있겠냐고? 지난 대선에 1600만 표 이상을 얻어 0.73%포인트 차로 2위를 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을 사법으로 ‘처리’하는 게 한국사회에서 가능할 것 같은가. 그러니 윤 대통령에게 남은 길은 하나, 정치를 잘해서 보수 정권에도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 윤 대통령이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남긴 감정은 실망감이다. 무엇보다 윤석열 집권 후에 과연 달라진 게 뭔가, 하는 회의감마저 준다. 물론 달라진 건 있다. 외교안보 정책은 한미 동맹을 중심축으로 복귀했고, 경제 정책은 경제논리에 맞게 기업 친화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부동산 정책도 수요 억제보다 공급 확충으로 제 방향을 찾았다.
그러나 이런 건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는 순간부터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국가 정상화 과정이다. 한마디로 윤 정권만의 그 무엇이 안 보인다.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기고, 출근길 문답을 정례화한 것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국정 운영의 내용이 아니라 겉모양을 바꾼 것이어서 별다른 임팩트를 주지 못한다.
지난 5년 동안 많은 국민이 그토록 희구했던 공정(公正)을 복원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다. 윤석열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던 공정을 인사 실패로 좀먹으면서 문 정권과의 현격한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다. 부적절한 인사를 중용하는 것도 실망스러운데, 그런 인사를 쉽사리 내치지 못하는 것도 제 식구라면 귀 막고 싸고돌던 문재인 시절을 연상케 했다.
군왕무치(君王無恥)다. 국가 운영을 위한 최고 권력자의 변심은 무죄다. 17일 기자회견의 각오처럼 국정 쇄신을 하려면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국민이 변화를 실감할 만한 인사 쇄신을 해도 부족한 터. 만만한 홍보라인부터 손대 포장지만 바꾸려 하니 쇄신 의지를 의심받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남긴 유명한 말.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 이 말을 변주해 돌려주고 싶다. “대통령이 인사권 가지고 보호하면 그게 보스지, 대통령입니까.”
그렇다고 정책에서 ‘윤석열다움’을 보인 것도 없다. 문 정권이 치외법권 집단으로 키운 민노총은 여전히 시너 통을 들고 다니며 불법을 자행한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 장관이란 사람은 농성 중인 노동자에게까지 직접 찾아가 ‘농성 푸는 걸 한번 더 생각해 달라’고 사정한다. 노동개혁이나 이명박 사면처럼 사회적 인화성이 큰 문제를 피하고 미루지 말고, 당당하게 대응하는 모습이 윤석열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기대했던 모습이 아닐까.
돌이켜보면 윤 대통령은 말 위에 올라 싸울 준비는 돼 있었어도, 말에서 내려 통치할 준비는 부족했던 것 같다. 검사라는 특이한 직군에서 대통령으로 직행한 것이 한계였으나, 그건 지지자들도 아는 문제였다. 그렇다면 본인 주장대로 머리를 빌렸어야 한다. 그런데 주변을 검찰 식구나 친구 동문, 정무 감각 떨어지는 B급 정치인들로 ‘도배’하다시피 하니 빌릴 머리가 없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권력의 속성, 최고 권력자의 처신에 대한 숙고의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반지의 제왕’에서 보듯 권력의 절대반지는 소유자의 인성(人性)을 파괴한다. 대통령에겐 인간관계도, 친구도, 심지어 가족도 없다. 적어도 대통령을 하는 동안은. 왜 한비자가 “군주는 어질고 지혜로운 신하라도 개인적으로 가까이 하지 말라”고 했겠는가. 100일간 ‘대통령 신고식’을 호되게 치른 윤석열은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깊이 고민했으면 한다. 대통령 권력이란 과연 무엇인가.
박제균 논설주간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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