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이면 강동구에 내 집...오세훈표 '반값 아파트' 연내 공급

2022. 11. 9. 16:58부동산 정보 자료실

3.5억이면 강동구에 내 집...오세훈표 '반값 아파트' 연내 공급

중앙일보

입력 2022.11.09 15:03

업데이트 2022.11.09 15:46

문희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에서 김헌동 SH공사 사장(왼쪽)과 함께 마리나원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서울시청]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처음 공급하는 일명 ‘반값 아파트’ 예상 분양가격은 3억5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공공주택2지구 3단지에서 공급할 예정인 토지임대부 주택 예상 공급가격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내 분양을 공고하는) 고덕강일2지구 3단지 분양가는 3억5000만원 내외로 예상한다”며 “이변이 없는 한 분양가를 확정할 때에도 (3억5000만원에서) 거의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일동 반값, 고덕1동 3분의 1

SH공사가 9일 고덕강일지구 8단지·14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사진은 SH공사 건물 입구. [사진 SH공사]

SH공사가 해당 지역에 공급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은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아파트다. 토지분 재산세를 내지 않지만, 땅값 사용료로 매월 SH공사에 토지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 입주 후 의무 거주 기간(5년)이 지나면 되팔 수 있는데, 이때 시세차익의 최대 70%를 보장한다.

첫 반값 아파트는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와 동쪽에 인접한 강일동 신축 아파트 3.3㎡당 가격은 3156만~3574만원 수준이다. 또 이보다 지하철이 가까운 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 남쪽 고덕1동 신축 아파트의 3.3㎡당 시세는 4312만~5039만원에 형성돼 있다.

 

고덕강일공공주택2지구 3단지 분양가가 실제로 책정한다면, 3.3㎡당 1400만원꼴이다. 강동구는 전체 면적(24.59㎢) 가운데 40.4%가 녹지인데 상업지역이 2.5%에 불과해 서울에서도 쾌적한 주거지역으로 꼽힌다. 주거 환경이 좋은 곳에 인근 시세의 절반 이하인 새 아파트가 등장하는 셈이다.

“10~50년 치 임대료 선납도 검토”

SH가 공급한 ㎡당 주요 사업단지별 건설원가 비교. 단위: 1000원, 자료: SH공사

이미 SH공사가 같은 지구에 공급했던 고덕강일지구 8·14단지 분양원가를 고려하면, 이 가격대로 새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SH공사측 주장이다. SH공사에 따르면 고덕강일지구 8단지 분양원가는 3.3㎡당 1170만3000원, 분양가는 1771만9000원이었다. 또 같은 지구 14단지의 경우 분양원가는 3.3㎡당 1244만2000원, 분양가는 1877만3000원이다.

즉 8단지·14단지 수준으로 아파트를 조성하면 3단지 분양가(1400만원) 수준으로 아파트를 공급하더라도 SH공사는 3.3㎡당 155만~230만원 안팎의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토지임대부 주택에 입주하면 SH공사에 매달 토지 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 그래서 토지임대료가 일종의 월세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매달 토지 임대료를 받는 방식보다, 10~50년 치 임대료를 선납하는 방식은 어떨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에 등장하는 첫 반값 아파트는 이르면 다음 달 예약을 시작한다. SH공사는 일단 예약금을 받지 않고 예약만 받은 뒤, 건물이 거의 완공되면 불이익 없이 취소할 수 있는 조항을 만들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국회 통과 절차가 남아있어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지만, 가급적 빨리 (분양 일정을) 확정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최종 가격은 예상과 큰 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임대부분양주택 공공매입절차를 규정한 현행 주택법 81조·82조는 토지임대부 주택의 사인간 거래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주택 소유자는 개인이 아닌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집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SH공사는 전매 제한 기간 이후 사인간 거래도 허용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