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집단폐업 위기

2008. 7. 11. 09:29이슈 뉴스스크랩

PC방 집단폐업 위기­… 2만여명 무더기 실업 예고


전국 PC방 가운데 3곳 중 1곳꼴인 6150개가 등록 요건을 갖추지 못해 폐업 위기에 몰림에 따라 해당 업계는 물론 게임산업과 PC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업소당 평균 3~4명씩 고용해온 PC방 6000여곳이 문을 닫을 경우 해당 업주를 포함해 2만여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PC방에 전체 매출의 20~50%를 의존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PC방 업주들은 현행 등록제가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며 등록제 폐지를 위해 헌법소원까지 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PC방이 청소년들의 학업을 방해하는 만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학부모 등의 지적도 만만치 않다.

◆PC방 왜 폐업 위기 내몰렸나

국내에 PC방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8년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가 나오면서부터다. 당시 초고속 인터넷과 고성능 PC가 가정에 많이 보급되지 않아 PC방이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게임방 역할을 했다. 때마침 미국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PC게임 '스타 크래프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PC방은 1998년 3000여개에서 2001년에는 2만3548개로 늘었다. PC방이 인터넷 사용이나 문서 작성 등을 하는 곳이라기보다는 주로 게임을 하는 공간이었던 것.

2006년 터진 사행성게임 바다이야기 사건은 PC방에 족쇄가 채워진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합법적으로 운영하던 PC방도 게임머니를 돈으로 바꿔주는 불법 환전으로 도박을 일삼게 하는 성인 PC방이나 스크린경마 게임장과 같은 취급을 받은 것.

위정현 중앙대 상경학부 교수는 "바다이야기 사건 때문에 PC방이 불법 도박장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해졌다"며 "PC방 규제가 아니라 청소년 교육 등을 통해 게임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하고 게임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PC방 규제 강화 찬반 논란

시민단체들은 PC방 등록제 시행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경화 학부모정보감시단 대표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게임에 빠지지 않도록 자기 통제력을 길러주는 교육 환경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학교 주변에 PC방이 있는 것은 청소년 교육에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PC방 업주와 게임업계는 PC방 등록제를 폐지하거나 현실에 맞게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PC방 업주들의 모임인 인터넷PC문화협회는 자유업이던 PC방을 등록제로 바꿔 기존 업주에게 소급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달 말께 PC방 등록제를 폐지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낼 예정이다.

게임업계도 치명타가 예상된다. 권준모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은 "PC방이 게임업체에는 중요한 유통채널이고 게임산업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다수 게임업체들이 많게는 매출의 50%를 PC방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 등 PC업체들도 PC방 무더기 폐업으로 국내 PC 수요가 매년 30만대 가량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영태/민지혜 기자 pyt@hankyung.com

[용어풀이]

◆PC방ㆍ성인 PC방=컴퓨터 등 필요한 기자재를 갖추고 고객에게 인터넷ㆍ게임물을 이용하게 하거나 부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영업장을 말한다. '인터넷 카페'로 불리기도 한다. PC방 사업은 게임산업진흥법에 '인터넷컴퓨터 게임시설 제공업'으로 분류돼 있다.

PC방은 사행성 게임의 온상으로 지적받고 있는 성인 PC방이나 스크린경마 게임장과는 다르다. 성인 PC방에서는 성인을 상대로 고스톱,포커 등 성인용 웹보드 게임을 제공하고 게임으로 번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돈으로 바꿔줘 도박을 조장한다. 현행 게임법은 게임머니ㆍ아이템의 환전이나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경품 제공을 불법(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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