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전환 돈 된다

2008. 8. 30. 17:4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당초 심장병 약으로 개발되었던 '비아그라'는 발기부전에 응용될 수 있다는 기발한 착상에 힘입어 1998년 발매 직후 반년 만에 미국에서만 1조원을 벌어들였다. 일본 아오모리현의 한 농부는 태풍 피해를 입은 과수원 때문에 고민하다가 떨어지지 않은 사과를 포장해 '태풍에도 견딘 사과, 수험생 필히 합격'이라는 글귀를 붙인 뒤 비싼 값에 팔 수 있었다. 원자탄 개발을 위한 핵연료를 농축하는 데 쓰이는 원심분리기는 당초 개발 주역 중 한 명이던 오펜하이머가 아들의 팽이 돌리기를 보고 떠올린 아이디어에서 비롯했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도 달라진다.

◆해리포터의 힘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고, 전화 메모조차 서툴러 비서직에서 쫓겨났다. 일자리를 찾아 머나먼 이국 땅에 간 뒤 결혼했지만 이혼당했다. 단칸방에서 갓난아기 때문에 한 손으로 유모차를 밀고, 한손으로는 글을 썼다.' 도무지 잘 풀리는 일이라고는 없을 것 같던 이 여인은 지난 2005년 공식 재산집계만 1조원을 넘어섰고,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40위를 차지했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의 이야기다. 앞서 이야기만 읽으면 성공의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인생을 다시 들여다보자. '집안은 온통 책으로 덮여 있었고, 부모님은 끊임없이 책을 읽어주었다. 수시로 몽상에 빠졌고, 두살 난 동생에게 끊임없이 상상 속 이야기를 들려줬다.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야기꾼이었고, 회사에서 쫓겨난 뒤에도 그래도 잘 될 거야라며 긍정의 힘을 믿었다. 어느 날 통근 기차가 고장으로 멈춰서 있을 때 들판을 바라보며 해리포터와 마법학교를 뚜렷하게 봤다'고 회상했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1997~2006년 거둬들인 총 매출액은 308조원. 같은 기간 한국의 반도체 수출총액은 231조원이다. 조앤 롤링이 일년간 받은 저작권료는 1천억원. 빌 게이츠의 한 해 배당금 450억원의 2배가 넘는다.

◆두바이의 기적

내년 여름 완공 예정으로 세계 최고층(700m) 건물이며 두바이의 상징이 된 '버즈 두바이', 5성급 호텔을 넘어서는 초호화 호텔로 '7성급'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돛단배 모양의 세계적 호텔 '버즈 알 아랍', 바다 속 20m 아래에 짓고 있는 수중 호텔 '하이드로폴리스', 벽면에 설치된 전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크리스털 돔', 인공섬 300여개로 만들어지는 세계지도 모양의 '더 월드', 사막의 찌는 더위에도 실내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스키 두바이'. 인구 140만명 중 순수 자국인은 30만명. 하지만 연간 방문객은 1천만명이며, 10년 뒤 연간 1억명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는 두바이. 상상력 하나로 사막의 기적을 일궈낸 두바이의 이면에는 '셰이크 모하메드'가 있었다. 모든 상상력과 창의력을 시(詩)에서 얻는다는 그는 "두바이에서는 실패를 제외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난 1995년 왕세자로 지목된 직후 "몇 년 있으면 고갈될 석유만 믿고 있을 수 없다"며 관광산업 중심의 21세기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재산을 내놓고 국민을 위해 솔선수범했다. 현장을 발로 뛰며 전문가 2천여명으로 구성된 '싱크탱크'의 조언을 들었다. 사람들은 "셰이크 모하메드가 역사상 어떤 인물도 상상하지 못한 미래지향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평가한다.

◆세그웨이의 실패 또는 성공

지난 2001년 특이한 모양의 운송수단이 세상에 등장했다. 미국 발명가 딘 카멘이 만든 이 제품은 1인용 전동 스쿠터 '세그웨이(Segway)'. 오뚝이 같은 균형 메커니즘을 이용해 탑승자가 넘어지지 않도록 했고, 몸을 앞뒤로 기울이기만 하면 자동으로 전진하거나 방향 전환, 정지가 가능했다. 도시의 출퇴근 풍경을 바꿀 획기적인 제품이라며 전문가들은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하지만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18개월간 판매실적은 기대치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6천여대. 기능적인 문제점이 제기됐다. 배터리는 2~6시간 지속되는 데 그쳤고, 500회 충전 뒤에는 교체해야 했다. 무엇보다 타는 모습이 그다지 폼 나지 않았다. 세그웨이는 그렇게 잊히는 듯했다. 하지만 마니아들은 지난 2004년 캘리포니아에서 세그웨이 폴로 경기를 열었고, 이후 국제세그웨이폴로협회까지 만들었다. 매년 챔피언전까지 벌일 정도. 최근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세그웨이처럼 보다 저렴한 비용의 운송수단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도요타는 휴대용 이동수단인 '윙릿(Winglet)'을 공개했다. 모양과 작동방법은 세그웨이와 거의 비슷하다. 세그웨이는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구글과 닌텐도의 역발상

1995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 검색 엔진을 개발한 야후는 검색 시장이 일상 서비스로 바뀔 것이라며 새로운 수익모델에 투자했다. 반면 구글의 생각은 달랐다. 빠르고 정확한 검색 서비스는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고, 유일한 수익수단이던 배너 광고를 과감히 포기했다. 다른 포털들이 '어떻게 하면 사용자를 오래 붙잡아둘까?' 고민할 때 구글은 '어떻게 하면 빨리 떠나게 할까?'를 고민했다. 2008년 현재 구글은 미국 웹 검색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절대강자다.

게임회사들마다 보다 현실감 있고 박진감 넘치는 게임 개발을 위해 사활을 걸었을 때 닌텐도는 '역발상'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2004년까지 콘솔 게임기 경쟁에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사이에 끼여 고전을 면치 못했고 기술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도 들었다. 하지만 2004년 말 출시된 닌텐도 DS와 2006년 출시된 닌텐도 Wii는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비결은 거꾸로 갔기 때문. 화려한 그래픽과 복잡한 조작법 대신 단순하고 쉬운 게임으로 승부를 걸었다. 자녀가 게임에 빠져있다며 하루가 머다하고 잔소리를 하던 부모를 게임기 앞에 앉게 만들었다. 깜찍하고 귀여운 콘텐츠로 여성들에게 어필했고, 교육용 게임도 잇따라 출시했다. 닌텐도 Wii만 2007년 말까지 전 세계에 2천만대가 팔렸다.

◆코카콜라와 산타클로스

1822년 치과의사 클레멘트 무어가 '성 니콜라스의 방문'이라는 시를 쓸 때만 해도 산타 클로스는 굴뚝을 통과할 수 있는 왜소한 몸집이었다. 하지만 1920년 코카콜라에 의해 산타는 전혀 새롭게 태어난다. 코카콜라사는 선물을 나눠준 뒤 갈증을 풀기 위해 콜라를 마시는 산타를 보여줬다. 코카콜라의 붉은색 트레이드마크와 산타의 붉은 옷은 상상력이 빚어낸 절묘한 이미지 조합이다. 코카콜라는 2007년도 인터브랜드가 조사한 브랜드 가치에서 653억달러(65조원)로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을 제치고 부동의 1위를 지켰다.

1930년대 후반 대공황 시절, 미국의 한 여섯살 꼬마는 동네 쓰레기통을 뒤진 뒤 가장 많이 나온 빈 병이 코카콜라임을 알고, 여섯병짜리 팩을 사서 한 병씩 나눠파는 방법으로 처음 돈을 벌기 시작했으며, 결국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다. 바로 워런 버핏이다. 한 청년은 버려진 코카콜라 빈 병들을 보고 영감을 얻은 뒤 1962년 뉴욕 전시회에서 '그린 코카콜라 보틀즈(Green coca-cola Bottles)'라는 작품을 발표했다. '인종·성별·연령·재산·학벌에 관계없이 누군가 마시고 버린 112개 병을 배열했다'는 그럴듯한 설명과 함께. 46년이 지난 현재 그의 작품은 최고 경매가를 경신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 그의 이름은 앤디 워홀이다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펀드 투자방식  (0) 2008.08.30
이해인 시 모음  (0) 2008.08.30
개인 변호사 폐업위기  (0) 2008.08.30
스타 돈주고 출연  (0) 2008.08.30
형법 전면개정  (0) 2008.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