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실버타운
2008. 9. 17. 08:52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도심형 실버타운 뜬다 |
“그동안 바쁘게 살다 보니 마땅한 취미가 없었는데,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이 운영돼 정말 좋아요. 이것저것 배우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갑니다. 외국의 실버타운은 케어 서비스는 잘돼 있지만 여기에서처럼 즐기는 문화가 없어요. 미국에 이민 가 살고 있는 친구에게 자랑했더니 한번 보러 들어오겠답니다. ‘한국형’ 실버타운은 정말 해외에도 수출할 만해요.” 최근 서울 종로 무악동에 문을 연 대표적인 도심형 프리미엄 실버타운 ‘골든팰리스(www.goldenpalace.co.kr/02-730-1717)’에 사는 조병환(66) 씨는 요즘 ‘황금빛 노후’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그동안 미뤄둔 취미 생활을 마음껏 누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직은 입주 초기라 이웃이 많지 않지만 일대일 지도를 받으며 수영도 하고 포켓볼도 배우느라 심심할 틈이 없다. 조 씨는 “아내가 밥 짓고 설거지하는 가사 일에서 해방된 걸 최고로 좋아한다”며 활짝 웃는다. 골든팰리스를 찾은 지난 9월 1일 오후, 조 씨는 고오연 사회복지팀장의 도움을 받으며 휴대전화와 씨름하고 있었다. 친구나 자녀에게 문자 메시지 보내는 법을 배우는 ‘휴대전화 문자교실’ 프로그램이다. 십수 년 째 휴대전화를 사용해 왔지만 문자 메시지 기능을 써 본 적은 거의 없다. 더듬더듬 휴대전화의 작은 문자판을 누르는 조 씨의 표정이 진지하기만 하다. 고 팀장은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며 “계속 의견을 수렴해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조 씨의 경우 그림 그리기와 디지털카메라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종합병원이 운영하는 국내 첫 실버타운 조 씨 부부는 지난 8월 20일 골든팰리스에 입주했다. 고심 끝에 선택한 ‘노년의 안식처’다. 조 씨는 환경 분야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포항공대 교수로 있다 지난해 정년퇴직했다. 이들 부부가 실버타운 입주를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조 씨의 건강 때문이다. 뇌경색과 뇌출혈로 두 번이나 조 씨가 쓰러지자 부인이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조 씨는 “혈관 계통은 쓰러져도 3시간 이내에 응급처치를 하면 괜찮지만 그 시간을 넘기면 반신불수가 되기 쉽다”며 “신속한 의료 서비스가 가능한 곳을 찾았다”고 말한다. 골든팰리스는 종합병원이 만든 국내 첫 실버타운이다. 관절척추 분야로 유명한 20여 년 역사의 세란병원이 직접 설립, 운영한다. 실버타운 내에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하고 입주자들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꼼꼼하게 체크한다. 서울 무악동 세란병원 뒤쪽에 바로 인접해 있어 응급 상황 때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다. 종합병원인 세란병원과 진료 차트를 공유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른 실버타운도 입주자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지만 종합병원에서 차트의 신뢰성을 인정받지 못해 응급 시 치료에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골든팰리스 기획관리팀 서성용 실장은 “80세가 되면 평균 4개 이상의 질병을 갖게 된다”며 “종합병원이 운영하는 실버타운은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말한다. 골든팰리스는 도심형 실버타운의 특징을 두루 갖추고 있다. 서울의 심장부인 종로구에 속해 무엇보다 접근성이 탁월하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이 50m 거리에 있다. 경복궁 세종문화회관 시립현대미술관 청계천 등 각종 문화·편의 시설이 인접해 있고 자녀들이 퇴근 시간에 다녀갈 수도 있을 만큼 교통이 편리하다. 이뿐만 아니다. 시내 한복판에 있으면서 전원형 실버타운 못지않게 자연 환경이 뛰어나다. 실버타운 뒤쪽으로 인왕산에 오르는 등산로가 연결되고 앞쪽으로는 안산이 펼쳐져 있다. 길 건너편에 있는 서대문 독립공원도 ‘도심 속의 궁전’인 골든팰리스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현재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대대적인 독립공원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독립문과 옛 서대문형무소가 있는 독립공원은 중고생들의 수학여행 필수 코스다. 가까이에서 젊은 활기를 항상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입지인 셈이다. 서 실장은 “일본은 실버타운 주변에 반드시 유치원을 유치 한다”며 “한자교실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골든팰리스는 세란병원과 실버타운, 그리고 골프장을 연계하는 ‘삼각편대 노인 보양 복합 네트워크’의 한 축이다. 세란병원은 자회사를 통해 경기도 가평의 회원제 골프장 ‘크리스탈밸리 컨트리클럽’을 소유하고 있다. 골든팰리스 입주자들은 크리스탈밸리 주중 준회원 대우를 받을 수 있고, 골프장 내 유럽풍 럭셔리 별장인 ‘골든빌리지’도 회원가로 이용할 수 있다. 골프는 나이가 들어서도 크게 무리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으로 꼽힌다. 골든팰리스에 들어서면 곳곳에서 노년층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우선 엘리베이터 안의 작은 소파가 인상적이다.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리는 동안 잠시 쉴 수 있게 마련해 놓은 것이다. 엘리베이터 자체도 응급 상황 시 구급 키트가 들어갈 수 있도록 일반 엘리베이터보다 폭이 넓다. 또 나이가 들면 높낮이 구분을 잘 못하기 때문에 문턱을 모두 없앴다. 방문도 쉽게 열고 닫을 수 있게 미닫이로 설치했다. 화장실 문은 밖에서 당겨서 여는 방식으로 돼 있다. 서 실장은 “실버타운은 어르신들의 심리와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것들을 알고 하는 업체인가 아닌가는 어르신들이 더 먼저 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고객이 신중하게 실버타운을 고른다. 한두 군데 살펴보거나 광고만 보고 바로 계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칫하면 소중한 노년의 삶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든팰리스는 입주자들에게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버타운 내에 근무하는 직원만 45명이나 된다. 여기에는 석사학위를 받은 운동처방사와 사회복지사, 간호사도 포함된다. 보통 1급 호텔이 고객 3명당 직원 1명인 것에 견줘 봐도 많은 편이다. 골든팰리스는 입주자 2명당 직원이 1명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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