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감성적 연설

2008. 10. 13. 09:02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李대통령 라디오연설 '감성적 접근' 눈길 

 

【서울=뉴시스】"요즘 참 힘드시죠? 저 역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첫 '라디오 연설문'에는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이 대통령의 노력이 곳곳에 묻어났다.


이 대통령은 13일 오전 실시한 취임 후 첫 라디오연설에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세계적 경제위기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겠다는 당초 취지에 맞춰 시종일관 조근조근 설명하는 투로 말했다.


평소 기관지 상태가 좋지 않은 편이라 연설 도중 목소리가 자주 갈라지는 편이지만 방송 전날 녹음된 오디오파일 어디에도 소위 목소리가 '튄' 흔적이 보이지 않는 등 시종일관 부드러운 목소리 톤을 유지했다.


이는 자칫 있을 지 모를 고압적이고 거친 느낌을 없애는 동시에 국민들에게 친근하고 소탈하게 다가서려는 '감성적 접근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나도 마음이 편치 않다"며 자신의 현재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 놓고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또 무슨 우울한 소식이 없는지 걱정이 앞선다"며 지도자로서의 압박감을 토로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사를 인용해 중소기업 '흑자도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 중소기업의 경비원이었던 아버지의 일화를 예로 기업이 도산하면 구성원의 가족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역설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아버지는 한 때 조그만 회사의 수위로 일한 적이 있다. 그 때 아버지께서는 늘 '회사가 넘어가면 안 되는데'라며 걱정하곤 했다"며 "나는 어린 시절에 그 모습을 보면서 '회사에서 큰 직책을 맡은 것도 아닌데 저렇게까지 회사 걱정을 하실까'라며 마뜩찮게 생각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결국 그 회사는 문을 닫았고 아버지는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 월급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직장을 잃으니까 안 그래도 어렵던 살림살이가 더욱 쪼그라들고 말았다"며 "그때서야 아버지가 왜 회사 걱정을 그토록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이 일화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에 종종 인용했던 것이지만 취임 이후 공식석상에서 인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중소기업 흑자도산에 대한 대통령의 우려가 단순히 원론적인 수준이 아닌 체험에서 우러난 우려라는 것을 역설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연설의 '부드러운' 마무리에도 공을 들였다. 이 대통령은 "오늘 첫 라디오 방송을 경청해 줘서 감사하다"며 "오늘은 좀 큰 주제를 갖고 말씀드렸지만 앞으로는 작더라도 생활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을 갖고 말씀드릴까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연설 내내 최근 미국발(發) 경제위기와 관련,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했던 점이 자칫 딱딱하게 각인됐을지 모른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설 말미에 "오늘 이 아침, 가슴을 활짝 펴고 한 주를 힘차게 출발하기 바란다"고 말을 맺으며, 대통령이 직접 희망찬 한 주를 시작하길 기원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국민적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심경을 솔직히 토로하는 '감성적 접근법'을 종종 활용해 왔다.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5월 대국민담화에서는 "내가 심혈을 기울여 복원한 청계광장에서 어린 학생들이 나와 촛불집회를 하는 모습에 가슴 아팠다"며 인간적인 고충을 털어놨다.


한 달 뒤 특별기자회견에서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지는 촛불을 봤다. 내가 오래 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 노래 소리도 들었다"며 "캄캄한 산 중턱에 홀로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 행렬을 보면서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내 자신을 자책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인용해 대국민 호소에 나서곤 했던 이 대통령이 이번 라디오연설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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