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실업률 최악예상

2008. 11. 10. 00:14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美·유럽 실업률 8% 경고” 2009년 고용전망 최악
2008-11-09 17:34:22
【뉴욕=정지원특파원】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 위에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마저 겹치면서 세계 경제가 혹독한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로 유동성 축소와 금리 상승 등 긴축재정정책에 몰두하던 각국 정부가 이제는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큰 폭의 금리인하 등 확대 재정정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공황’ 이 후 최악이라는 경제 위기를 맞이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세계 각국들의 ‘체질 개선’이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경제, ‘빚’내서 잔치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악재들로 세계 경제는 지난 10년의 호황을 뒤로 하고 깊은 침체에 직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6일(현지시간)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 발표를 통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2.2%로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질 경우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로 간주된다. 특히 선진 경제권인 미국과 일본, 유럽 경제가 각각 0.7%와 0.2%, 0.5%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 같은 현재의 어려움으로 그동안 부채와 차입에 의존한 글로벌 경제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와 과도한 유동성으로 세계 경제의 펀더멘털이 급격히 약화돼 왔던 것이다.

또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요국 정부들이 금리를 인상하는 등 강력한 유동성 축소에 나서면서 세계 경제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세계화의 ‘역풍’을 맞다

고성장을 기록하며 질주하던 세계 경제는 각국 정부의 긴축기조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 등 난관에 부딪히면서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결정타는 미국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였다. 책임감이 결여된 지나친 ‘자유’를 누려 오던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 하나둘씩 파산하면서 금융섹터의 위기는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까지 전염된 기색이 완연하다.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며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의 투자가 감소하며 이로 인해 고용시장마저 흔들리는 등 경제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고용악화는 심각하다. 미국의 실업률은 25년 만에 최대치인 6.5%로 치솟은 상태며 유럽의 실업률은 7%대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고용시장 악화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 모두 실업률이 내년 최대 8%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또 선진 경제권의 불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의 ‘동력’이라고 불리던 신흥시장들의 성장세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세계화를 통해 호황을 함께 누리던 세계 경제가 이번에는 동반 침체로 ‘세계화의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돈줄 풀고 나서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들은 손을 잡고 위기 해소의 선봉에 나서고 있다. 경기부양과 유동성 공급을 위해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과 금리인하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현재 최대 2000억달러 규모의 2차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은 지난달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엔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중국도 최대 7억위안에 달하는 중국판 ‘뉴딜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계획하고 있으며 독일 정부의 650억달러 부양책을 필두로 한 유럽지역의 경기부양 의지도 고조되고 있다.

공격적인 금리인하 물결도 계속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3.75%에서 3.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한달 새 두 차례 1%포인트에 달하는 금리인하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무려 1.5%포인트나 인하하며 지난 1955년 이후 최저치인 3%로 끌어내렸다. 일본은행(BOJ)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지난달 각각 0.2%포인트와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특히 BOJ의 경우 7년7개월 만의 금리인하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계속된 금리인하로 주요 선진권의 경우 이미 기준금리가 인플레이션율 아래로 떨어지며 20년 만에 실질금리가 ‘제로’로 떨어진 상태다.

■세계 경제, 지금 ‘체질개선’ 중

글로벌 경제의 펀더멘털과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한 ‘체질개선’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경제 전반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시장 과잉’을 종식할 강력한 국제 규제가 수반돼야 한다”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주요 13개국(G13) 재무장관회의 강화와 IMF의 조기경보시스템 강화 등 구체적인 규제·감독 방향까지 제시하고 나섰다.

영국의 경우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금융기관에 대해 최고경영자(CEO)의 보수한도 제한 등 경영에 적극 개입할 것을 발표했으며 미국에서는 새 감독기관을 설립해 파생금융상품과 헤지펀드, 금융기관 경영 등에 대한 포괄적 규제·감독하기 위해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시스템 개편을 위해 ‘신 브레턴우즈 체제’의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신 브레턴우즈 체제와 관련 △국제표준의 새 회계기준 채택을 통한 투명성 확보 △국가별로 이뤄지는 현행 금융감독체제의 개혁 △IMF 감독 기능 강화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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