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10. 15:38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중앙일보 미디어마케팅연구소 송명석
일본 기업 화두 '모방을 막아라'
일본 재계에서 신제품은 '애물단지'입니다. 신제품을 내놓기가 무섭게, 곧 후발 기업들이 뛰어들어 개발자가 누리는 이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막대한 개발비만 날린 셈이죠. DVD, 디지털 카메라, 박형(薄型) TV 등 신제품을 개발한 일본 기업들은 모두 과당 경쟁에 휘말려 재미를 못 보았습니다. 그럼 모방당하지 않고 고수익을 올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것이 요즘 오늘날 일본 기업이 집중하는 핵심 과제입니다. 이번 이메일은 일본 경제 전문가 이우광 수석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이 작성한 '아무도 베끼지 못하는 기업 만들기'를 정리했습니다.
모방이 몰고 온 과당 경쟁의 원인은 기업, 고객 두 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과당 경쟁 원인: 표준화가 모방 도우미
우선 기업이 독자성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기업이 비슷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즉, 대량 생산·생산비 절감을 위한 표준화 혹은 모듈화가 쉽게 모방할 수 있는 틈을 준 것이죠. 예를 들어 신제품을 분해하면 다른 기업도 비슷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모방 방지책 '스리아와세'
이를 감안해 일본 기업이 최근 애용하는 모방 방지책은 스리아와세(擦り合わせ)입니다. 스리아와세는 "서로 부딪치며 세밀하게 맞춰 나간다"는 뜻입니다. 스리아와세는 기업간 협업에서 중요한 개념입니다. 철강회사 A가 자동차 회사 B가 운영하는 프레스 1, 프레스 2에 사용되는 강판을 납품한다고 가정해보죠. A는 두 대의 프레스 작동 상태를 수시로 파악하고, 프레스 담당자와 상의를 거쳐 최적의 강판을 제공합니다. 프레스 1과 프레스 2에 납품하는 강판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프레스 1, 프레스 2의 작동 상태가 서로 다르듯이, 최적의 강판도 각각 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러 가지 상황 변화에 따라 최적 강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각 프레스에 꼭 맞춘 강판을 제공하는 것이 '스리아와세'입니다. 이는 다른 철강회사가 모방할 수 없는 노하우입니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맞춤형 강판을 제공하는 철강회사는 A가 유일하기 때문이죠. 이 스리아와세를 고객에게 확대 적용하면, 개인 맞춤 서비스가 됩니다. 각 고객의 입맛에 딱 맞는 서비스가 스리아와세이니까요.
과당 경쟁 원인: 고객이 차별화 못 느끼면 저가 경쟁
과당 경쟁 원인은 고객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객은 기업이 노력한 결과를 높이 평가하거나, 비용을 선뜻 지불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PC의 경우 문서 작성과 인터넷, 휴대폰은 통화와 문자 메시지 외에 더 원하는 기능이 없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고객들에게 다양한 기능을 홍보해봐야 통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최초 개발자를 언급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들에게는 오로지 염가가 중요합니다. 제품 기능이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를 넘어서는 순간, 가격은 내려갑니다. 이같은 관계는 표를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기술이 고객 니즈를 충족하지 못할 때는 기술 경쟁이 일어나지만, 기술이 고객 니즈를 넘어서면 가격 경쟁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이 제품은 확실히 다르다'는 차별적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 가치가 기술이든, 심리적 요소이든 확실하게 다름을 고객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이제 '아무도 베끼지 못하는 기업'을 만드는 두 개의 열쇠를 찾았습니다. 우선 기업은 라이벌 기업을 앞서는 차별화를 장기간 유지해야 합니다. 또 고객에게 대가를 지불할만한 차별성 있는 가치를 제공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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