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제국은 ‘마음의 제국’이 될 것이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1943년 미국 하버드대 학위 수여식에서 처칠은 이처럼 강조했다. 그렇다면 ‘마음의 제국’이란 무슨 뜻일까.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 이론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는 “처칠의 말 속에는 위대한 선견지명이 담겨 있다”며 다가올 미래세계에서 ‘마음의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관건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가드너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번역출간된 ‘미래 마인드’(재인·사진)에서 ‘미래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우리는 어떤 마음의 능력들을 갖춰야 하는가’에 대해 새롭게 정리하고 있다. 그는 “가속화하는 세계화, 정보의 증가, 과학과 기술의 헤게모니 장악 등 급격하면서도 광범위한 변화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며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변화와 거센 도전이 기다리는 미래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고방식과 능력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가드너 교수는 기업 경영인과 직장인들, 나아가 다음 세대가 21세기를 성공적으로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래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그가 제시하는 다섯가지 ‘미래 마인드’는 ▲훈련된 마음 ▲종합하는 마음 ▲창조하는 마음 ▲존중하는 마음 ▲윤리적인 마음 등이다. 가드너 교수는 “다섯 가지 마음 능력들을 잘 연마한 사람은, 예상할 수 있는 미래는 물론 예상할 수 없는 미래에도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지금과 전혀 다른 세상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당장 ‘미래 마인드’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최소한 한 종류의 사고방식을 통달한 마음을 말한다. 즉 특정 학문 분야나 기술, 혹은 전문 직업의 특징을 이루는, 그 분야의 독특한 인지 양식을 체득한 마음이다. 하나의 학문 분야에 통달하기까지는 10년 가까운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훈련된 마음’은 또한 기술과 지식을 증진시키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마음이다. 가드너 교수는 “최소한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높은 수준을 요하는 직장에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저급한 업무에 한정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출처로부터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평가하며 그것을 자신과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정보로 재구성하는 능력이다. 이 같은 능력은 정보량이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는 오늘날 한층 더 중요해졌다. ‘종합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정보에 압도당할 것이며, 개인적이거나 전문적인 문제에 부딪혔을 때 현명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종합하는 마음’을 기르기 위해서는 이용가능한 방대한 양의 정보에서 결정적인 정보를 선택한 후 그 정보를 자기자신과 남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배열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훈련된 마음’과 ‘종합하는 마음’을 토대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는 마음이다. ‘창조하는 마음’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익숙하지 않은 질문을 제기하며, 참신한 사고방식을 불러일으키고, 예기치 못한 해답에 도달한다. 결국 이러한 창조물들은 지식 있는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창조하는 마음’은 아직은 어떠한 규칙이 지배하지 않는 영역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가장 발달된 컴퓨터나 로봇보다 적어도 한 걸음 이상 앞서려고 노력한다. 창조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컴퓨터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할 것이다.
인류 대부분이 긴밀히 상호 연결된 지금의 세상에서 각 개인이나 집단이 단지 자신의 영역 내에 생존하는 것만으로는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없다. 존중하는 마음은 각 개인 및 집단의 차이점에 주목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타자(他者)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효율적으로 일하려고 애쓰는 마음이다. 가드너 교수는 “모든 사람이 상호 연결된 이 세계에서 편협함과 무례함은 통용되지 않는다”며 “이제 관용과 존중은 필수 요건”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존중하는 마음이 결여된 사람은 타인에게 존중받을 자격이 없으며, 일터와 공동체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강조한다.
존중하는 마음에서 한 단계 더 추상적인 차원으로 나아간 것으로, 인간 노동의 본질과 우리가 사는 사회의 욕구와 욕망에 대해 깊이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이다. 이 마음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 더 큰 목적에 봉사할 수 있는지, 아울러 시민들이 어떻게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개념화한 마음이다. 일터에서의 책임감 있는 역할과 훌륭한 시민의식을 향해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마음이다. 가드너 교수는 “윤리성이 결여된 사람은 책임감 있는 시민이 되지 못한다”며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판치는 황량한 세상에서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