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체질개선

2008. 11. 26. 17:33생활의 지혜

일체감이 열쇠 …‘솔선수범하라’
자영업 체질 개선(11)-종업원 관리

잘 훈련된 직원 1명이 여러 명의 사업자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작은 소자본 창업, 자영업 분야에서는 지금까지 고객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바뀌어 다양한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고객의 개념을 외부 고객만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 있다. 기업 규모가 작은 경우 직원들을 자원의 개념으로 보고 양성 및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많아야 3~4명에 불과한 조직을 관리하는 데에 경영학에서 연구된 조직 관리 기법들을 사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영업 현장에서의 직원 관리는 다른 어떤 요인보다 중요하다. 이직이 잦고 일에 대한 몰입도가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중요한 일은 사장이 직접 해야

소자본 창업 업종의 사업자와 직원 간의 관계는 의외로 단순하다. 일반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의 경우는 중간관리자들이 다양한 단계에 위치하고 있어 사업자와 직원들 간의 직접적인 접촉의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관리 요령이 좀 더 복잡하지만 소자본 창업의 경우는 사업자와 직원 간의 거리가 훨씬 가깝다.

직원 관리의 기본 전제는 일체감 조성이다. 작은 규모의 매장 내에서 직원들이 가장 불만스러워 하는 일은 ‘사장은 사장, 직원은 직원’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만약 사업자가 매장 내에서 보낼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적다면, 적어도 지내는 시간만큼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하며 따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직원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사업장 내에서 가장 힘들고 허드렛일이라 생각되는 일에 사업자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 좋다. 즉, 화장실 청소나 매장 물걸레질 등을 사업자가 직접 하고 언제나 그 일은 내가 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직원들과의 일체감이 높아질 수 있다.

많은 사업자들이 홍보 방법의 하나로 시행하고 있는 전단지 배포의 경우에도 반드시 사업자가 현장에 먼저 나가고 그때마다 직원들을 동반하도록 하자. 사업자가 땀 흘리며 전단지를 직접 배포하며 노력하는 모습은 직원들이 일체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전단지를 배포할 때에도 수줍게 적당히 건네지 말자.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건네받는 사람이 깜짝 놀라 한 발 뒤로 물러설 정도로 배포해 보자. 아마도 십중팔구 그 전단지를 받는 고객은 바로 눈앞에서 그 전단지를 쉽게 버리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무엇인가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는 것 자체가 바로 홍보의 첫걸음이 되기 때문이다.

종업원과의 일체감 조성을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솔선수범의 자세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자신의 사업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종업원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침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영업을 하는 판매 매장인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매장이 규모가 작아 하루 종일 거의 앉아 있을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없다면 판매 사원의 피로는 특히 오후 시간에 최고에 달할 것이다.

이 경우 오후 1시, 3시, 5시, 7시 중 가장 피곤을 느끼는 시간은 언제이겠는가. 물리적으로는 당연히 저녁 7시가 가장 피곤한 시간이겠으나 심리적으로는 퇴근을 1시간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오히려 5시 무렵의 피곤함이 가장 높다. 이 시간 무렵에 종업원의 자세가 조금 흐트러져 있다고 해서 심하게 나무라기만 한다면 종업원 입장에서는 섭섭함을 느끼게 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도 건네야 할 말이 달라져야 한다. 그 어려움과 느낌은 자신의 사업을 몸소 겪어보지 않고서는 파악하기 힘든 부분이다. 직원들에게 무엇인가 요구하기 전에 그 어려움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파악하는 자세를 가지자.

직원 행동요령 제시 ‘효과적’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꿈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노력도 필수다. 편의점이나 커피 전문점과 같이 시간제 근무 인원을 많이 고용하게 되는 업종에서는 더욱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터에서 자신의 비전을 찾을 수 있다면 당연히 앞으로 그러한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주어야 하며 만약 다른 꿈을 가지고 있다면 그 꿈을 이루는데 정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고용자 입장에서 애쓰고 있다는 흔적을 보여주자. 내가 아는 모든 인맥을 동원해 그 직원의 꿈과 희망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소개해 주고 정보를 제공해 주자. 직원들이 조금씩 일체감을 가지게 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자본 창업 업종은 직원 채용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사업자 나름대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적절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또한 정기적인 의사소통 방법을 만들어 놓는 것도 필요하다. 아무래도 사업을 오랫동안 하다 보면 처음의 마음이 많이 퇴색돼 직원들에게 신경 쓰는 일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장치를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직원들이 행동해야 할 요령을 지침으로 만들어 놓는 일도 필요하다. 우선 중요한 것은 인사와 미소 짓는 일이다.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5가지 감각을 활용하게 되는데 그중 60% 정도가 시각적 효과에 의해 결정된다. 그만큼 고객과 만나게 되는 첫인상과 첫음성이 중요한 것이다.

잘생긴 외모나 아름다운 치장보다는 미소와 상냥한 인사말이 더 필요하고 효과적이다. 화려할 필요는 없지만 청바지와 티셔츠라도 통일된 복장을 어느 정도는 갖추는 것이 좋다. 음식점의 경우 직원들이 고객을 안내하고 음식을 내놓는 방법도 미리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정장을 갖추고 방문하는 고객들은 홀의 중앙 쪽으로, 몸집이 크거나 장애가 있어 활동이 쉽지 않은 고객은 출입문이나 화장실과 비교적 가까운 자리로, 혼자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되도록 창가 자리로 안내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내놓을 때와 식사를 마치고 걷어갈 때도 고객 왼쪽에서 내놓고 오른쪽에서 걷어가도록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주문한 내용은 반복해서 확인해 주며 고객이 없는 대기 상태에서도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매장에 고객이 없다고 지나치게 편한 자세로 있으면 막상 갑자기 고객이 방문했을 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리고 고객이 매장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리에서 일어서자마자 테이블 치울 생각만 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잘 훈련된 직원 1명이 몇 명의 사업자들이 직접 내는 결과보다 더 큰 성과를 나타내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이제는 대기업에서만이 아니라 규모가 작은 기업들도 직원 한 명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바로 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서정헌·넥스트창업연구소장 nachlas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