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총수 위기경영

2008. 11. 28. 18:56C.E.O 경영 자료

[경제 한파 속 다시 생각나는 재계 총수들]
이건희 前회장·구본무 회장·故 최종현 회장
위기마다 열정적 메시지..10년 지나도 유효





'10년전 당신이 그립습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 한파가 겨울 추위를 무색케하고 있다.제2의 환란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는 위기경영을 설파하며 어두운 길에 '등대'가 돼준 그들이 있었기에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다.때로는 탁월한 수사를 통해 우리를 깨우쳤고, 때론 몸을 던져 우리를 일으켜세우기도 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지난 4월 모든 공석에서 물러났지만, 1987년 부임후 20여년간 그가 밝힌 희망의 메시지는 지금도 잔잔한 감동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환란이 한창이던 1998년 신년사에서 '내 탓이오'를 강조했다.남 탓하기에 바빴던 세상 사람들에게 그의 메시지는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또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연은 더 높이 난다"며 '연 경영론'을 주창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이에 앞서 1993년 신경영을 주창하면서 '메기론'을 들고 나왔다. 메기론의 핵심은 미꾸라지 '포식자'인 메기와 함께 자란 미꾸라지가 힘도 세고 통통하다는 것. 비슷한 시기에 이 전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세상을 향해 다시 한 번 일갈했다. 이 말은 두고두고 회자됐으며 지금도 어려울때면 자주 등장한다.

이 전 회장은 이외에도 ‘개구리론’(개구리 눈이 머리에 달린 것은 생존을 위한 것), ‘거북이론’(거북이는 구덩이를 파고 나올 때 서로 협력), ‘파이프론’(100cm 파이프도 50cm만 사용하면 50cm 파이프) 등 위기때마다 세상을 향해 화두를 던졌다.지금 그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전 회장이 은유적 수사를 통해 세상에 질문을 던졌다면 구본무 LG회장은 직설화법을 통해 혜안을 제시해왔다.

외환위기 파고가 채 가시기 전인 1999년7월.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모았다.그리고 그는 "미래에 대한 투자 없이 단기 성과에만 급급하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보다는 미래를 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는 환란 여파가 최고조에 달했던 1998년에는"핵심기술을 확보해 위기를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10년후인 최근에도 "위기에 강한 기업은 어려울 때 더욱 빛을 발한다"며 비슷한 얘기를 꺼냈다.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합리성과 뚝심을 겸비한 총수로 기억되고 있다.1997년 10월 청와대.최 회장은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게 "비상조치를 더 이상 늦췄다가는 큰일 난다"며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최 회장은 폐암수술을 받은 직후로 산소통과 산소호흡기를 갖고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SK그룹 성장의 동력인 정유사업도 따지고 보면 거듭된 실패에도 이를 끝까지 밀어붙인 최회장의 뚝심의 결과였다.

어려운 때 행동을 통해 감동을 준 재계 총수도 있다.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이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자신의 GS칼텍스 주식 380억원어치를 회사에 쾌척했다.대림 관계자는 "당시 380억원을 지금 환산하면 10배쯤 늘어 3800억원은 될 것"이라며 "이 회장의 무상출연은 힘든 시기에 큰 힘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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