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통시장 상인에 `10억 저리 대출`

2008. 12. 9. 17:3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서울시, 1천400여명 혜택‥사채보다 이자 14억2천만원 절감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서울시 내 전통시장 영세상인 1천400여명에게 저리의 쌈짓돈 10억원이 대출 지원된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마켓론(Market Loan.장터 쌈짓돈)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시는 협약을 통해 시민이 은행에 맡긴 뒤 찾아가지 않은 돈으로 조성된 정부의 휴면예금재원 10억원을 활용, 이달부터 종로구 통인시장 등 24개 전통시장에 빌려줄 계획이다.

서울시가 10억원을 지원하면 시장 상인회가 지원금의 5%(5천만원) 이상을 더해 기금 규모를 확정한 뒤 시가 정한 기준에 맞춰 자율적으로 빌려주고 원금과 이자를 받는 식으로 운용된다.

대출 조건은 1인당 200만~300만원씩 연리 4.5% 이내이며 대출 기간은 6개월이다.
시는 이 조건으로 대출 지원하면 시장 당 3천만~5천만원이 배당돼 영세상인 1천400여명이 혜택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켓론은 소액자금 수요가 많지만 담보.신용이 낮고 사업자등록증이 없어 제도 금융권 접근이 어려운 영세상인에게 저리로 대출 지원하는 사업으로 시가 지난 6월 전국 처음 도입해 지난 6개월간 중랑구 면목시장, 광진구 중곡시장 등 4개 시장 상인 54명에게 모두 1억3천300만원을 대출해 줬다.

300만원에 대한 마켓론 이자가 한 달에 9천원인데 반해 같은 금액에 대한 사채 이자가 18만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1천400명이 2년간 총 14억2천800만원의 이자를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사업 기간이 끝나는 2년 뒤 상인회로부터 원금 10억원을 돌려받아 휴면예금재원을 관리하는 휴면예금재단에 반환한 뒤 경기 상황 등을 살펴보며 이 사업을 계속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시장 상인들은 은행 같은 제도권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리기 쉽지 않다"며 "마켓론은 불법 고금리 사채로부터 영세상인을 보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