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차별화 전략

한화건설 '메가센텀 꿈에 그린'의 세련된 조경시설.

'두산위브 더 제니스'의 소형영화관 가상도.

'오륙도 SK뷰'아파트의 수영장.

아파트 건물만 덩그러니 들어선 단지로는 부동산 시장에서 눈길조차 끌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주택 분양은 물론 아파트 매매거래 때에도 어떤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차고, 어느 수준의 이웃으로 이들 시설이 활성화돼 있느냐가 시세 등을 좌우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그만큼 최근 건설사들은 '명품아파트'의 필수조건인 공동체 공간을 꾸미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입주한 아파트 단지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그 트렌드를 점검해 봤다.

△입주아파트, 공동체 시설로 승부한다=도심권 입주아파트 중에는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한화건설의 '메가센텀 꿈에그린' 아파트(051-702-4090)가 눈길을 끈다. 깔끔하고 세련된 조경과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어우러져 입주민들을 비롯해 지역 부동산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산소가 배출되는 승강기를 타고 실제 둘러본 공동체 시설은 기존 상가의 스포츠센터 부럽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관리자와 코치 등의 인원이 배치돼 평일에도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단지 내 공동체 공간에는 입주자대표위원회가 관리하는 골프연습장(스크린골프 포함)과 피트니스 시설, 월풀욕조가 있는 목욕시설 등 주민 운동시설이 무려 1천542㎡(약 446평) 규모로 들어서 있다. 또 220㎡(66.5평) 크기의 연회장과 350㎡(105평) 크기의 독서실·어린이도서관, 탁구장을 겸한 주민회의실 등이 아담한 정원을 중심으로 둘러쳐져 있었다. 특히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위해 정원 공간이 따로 마련된 것도 눈길을 끈다.

정관신도시 동시분양 아파트들 중에선 단연 '현진 에버빌' 아파트(051-704-7222)가 돋보인다. 690세대의 단지 중앙에 원형 정원을 중심으로 배치된 전체 시설 면적이 3천238㎡(약 979평)로 넓고, 전체의 30%가량을 '영어마을'로 꾸며 체험학습실 등의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또 헬스클럽에는 이탈리아산 운동기구를 들일 예정이고, 56석 규모의 극장과 스쿼시장(2코트), 노래방(4개실), 골프연습장(6타석), 대규모 북카페 등이 들어선다. 현진 에버빌은 내년 1월 20일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관신도시의 다른 아파트에 비해 현진에버빌의 3.3㎡(평)당 분양가가 100만원 가량 높지만 단지 조성이나 공동체 시설은 그 가치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창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남구 용호동 '오륙도 SK뷰' 아파트(051-622-0464)도 2층 규모의 고급 공동체 시설을 갖춰 놓고 있다. 유아풀을 따로 갖춘 길이 25m 4레인 규모의 수영장과 남녀 사우나 시설은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어 보였고, 25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과 헬스클럽 등을 선보이면서 주민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현재 입주민 대표가 조직되지 않아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미래 준비하는 '마린시티' 아파트=최고급 아파트를 지향하며 분양에 들어간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 아파트들도 독창적인 공동체 시설을 설계하고 꾸미느라 여념이 없다.

1천788세대 규모 '두산위브 더 제니스'(1588-8001)를 분양 중인 대원플러스건설은 특급호텔에 버금가는 공동체 공간을 꾸민다는 전략. 건물 설계사인 '디스테파노앤드파트너스'사에 공동체 시설의 마감재까지 모든 시설을 맡겼다. 우선 각 동 지하 1층에는 세대별 전용창고와 세탁실이 들어서고, 2층에는 대규모 북카페, 소형 영화관, 노래방, 와인바, 음악연주실, 각종 취미실을 설치할 계획이다.

각 동 31층에는 방문객이 숙박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와 대규모 연회장을 만든다. 56층은 조망이 탁월한 피트니스 시설 등 공용시설로 채우기로 했다.

현대산업개발의 '해운대 아이파크'(1577-1977)도 각 동 꼭대기층에 피트니스 센터와 스카이라운지를 올려놓는다. 또 당구와 탁구가 가능한 '가족스포츠실'과 취미 공간인 '아트룸', PC방·DVD방으로 구성된 '멀티룸', 건강회복실과 찜질방이 있는 '프리 컨디션룸', 연회실 등의 공동체 공간이 꾸며질 예정이다.

디아이건축㈜ 황용길 소장은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추고 화려한 마감재로 장식했다 하더라도 그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조깅코스에 우레탄이 깔렸는지, 세심한 배려를 얼마나 했는지 등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시설 운영이 제대로 되는지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세익 기자 run@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