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7. 22:52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경기침체 틈타 ‘소액다수 투자사기’ 기승
국외·인터넷 등 미끼사업도 갈수록 다양
경기침체를 틈타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며 투자자를 꾀어 등을 치는 불법 유사수신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서민들을 상대로 한 ‘소액다수 투자사기’가 크게 늘고 범죄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
주부 전아무개(65)씨는 지난해 4월 지인으로부터 “한달 안에 20%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서울 동대문구 ㅇ건설 사무실을 찾았다. 고급 인테리어 장식의 사무실에 회장실, 사장실, 감사실, 투자자상담실 등이 갖춰 있었다. 회장 김아무개(59)씨는 “경기 이천 장호원 570가구 아파트와 전남 완도 수석박물관 건설 사업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투자금을 건네자 약속한 대로 한 달 만에 원금과 함께 20%의 투자 수익이 통장에 입금됐다. 김씨는 전씨에게 재투자를 권유했고, 전씨는 투자금을 2500만원으로 늘렸다. 그의 언니와 딸도 각각 6300만원과 1200만원을 투자했다.
김씨는 이런 방식으로 불과 두 달여 만에 260여명으로부터 150억원을 챙긴 뒤 자취를 감췄다. 상대는 대부분 50∼60대 주부와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은 “한 달 만에 실제 높은 이자를 붙여줘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지방에 숨어 지내던 김씨를 붙잡아 지난 15일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유사수신은 등록 또는 신고를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높은 투자수익을 약속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이 적발한 유사수신 건수는 2005년 283건에서 지난해에는 653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한 ‘미끼’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아무개(53)씨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100만원을 투자하면 아프리카 사금 채취 사업에 투자해 5개월 뒤에 150만원을 주겠다”고 속여, 341명으로부터 10억여원을 챙겨 16일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아프리카에서 재래식으로 사금을 채취하는 사진 등을 구해와 보여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박아무개(42)씨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 말까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북한산 곶감을 판매할 건데 100만원을 투자하면 140만원을 배당한다”며 투자자 300여명에게 13억여원을 챙겼다. 폐타이어로 보일러를 만들어 판매하겠다는 ‘황당한’ 투자사업에도 모두 851명이 11억여원을 뜯겼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적인 꾼들은 투자 내용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기 때문에 쉽게 현혹된다”며 “특히 불특정 다수에게 소액을 투자받는 방식이어서 일반 서민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인터넷 방송이나 인터넷 카지노 등도 투자자를 모으기 위한 미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제"중국성장 기여도" (0) | 2009.01.18 |
---|---|
달걀 선물셋트 등장 (0) | 2009.01.18 |
“A·B등급 기업 부도땐 은행 문책” (0) | 2009.01.17 |
백지영 12월 미니홈피 1억원 수입 (0) | 2009.01.17 |
장윤정 노개런티 선언 (0) | 2009.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