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유형 분류

2009. 1. 24. 19:4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당신은 어떤 유형의 투자자?
위험회피형, 중도환매 가능한 ELSㆍ차익거래 펀드
공격투자자, 단순한 구조의 플레인 바닐라형 ELW

60대 후반인 투자자 A씨. 주식 투자 경험이 거의 없었던 A씨는 2006년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안전하다는 판매 직원 얘기를 듣고 가입했다. 대형 우량주인 기아차와 신한지주 주가가 4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조기 상환조건만 충족되면 연 7%가 나온다니 저축예금보다 위험은 크지 않으면서도 수익은 매력적이란 생각에 여윳돈을 기꺼이 투자했다. A씨가 추천받은 상품은 기아차와 신한지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설마 이들 종목 주가가 40%나 빠질까 싶었지만 결과는 완전히 예측을 빗나갔다.

기아차 주가는 이후 끝없는 하락세를 지속해 결국 A씨는 -68.35% 수익률을 입고 말았다.

A씨가 실패한 이유는 뭘까. ELS는 보통 안전한 상품으로 판매될 때가 많지만 사실 원금 비보장형은 예상외로 위험이 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투자권유준칙에서도 원금 비보장형 ELS는 고위험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만큼 공격적인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란 얘기다.

상품 구조만 보면 ELS는 분명 위험 대비 수익이 괜찮은 상품이다. 평소 같으면 국내 대기업 주가가 -40%까지 가리라 누가 예상했을까.

하지만 ELS 상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바로 안전지향적인 투자자에게 예상치 못한 위험을 지운다는 점이다. A씨가 직접 기아차 주식을 샀더라면 어땠을까. 평소 A씨가 안전투자를 선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아차 주가가 60% 넘는 하락세를 기록하는 동안 손절매를 하지 않고 3년간 보유했을 가능성은 낮다. A씨는 손실폭을 정하고 급락하는 종목에서 얼른 발을 빼고 이듬해 신한지주 상승폭으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었다. 주식 직접투자에 따른 위험 부담이 싫어 ELS에 투자했지만 A씨는 끝까지 급락하는 기아차 주식을 들고 있다 손해를 본 셈이다.

◆투자 수익을 좌우하는 `행태` =

대개 금융상품을 고를 때 기본적인 조건은 위험과 수익이다. 하이일드 채권처럼 높은 수익을 주는 상품은 그만큼 도산위험으로 원금을 잃어버릴 위험도 크다. 하지만 이 두 가지로 모든 성과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투자 상품엔 시간이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 기본적으로 가격이 내려갈 때 사고 오를 때 팔아야 하지만 사람 심리가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다. 이런 점은 오래전부터 중요한 변수로 여겨졌다.

월가에서 IB(투자은행) 뱅커를 뽑을 때도 면접 대상자들에게 실제 거래를 시켜보는데 합격하는 조건은 손실이 날 때 흔들리지 않고 바로 매도를 외칠 수 있는지 여부다. 그만큼 잘 파는 것은 일반인에겐 어려운 일이다.

ELS 상품은 투자자들이 환매가 몰리게 되면 상품 운용이 쉽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중도 환매에 제한을 둔다. 또 -40%까지만 안 가면 된다는 생각에 더 오랫동안 들고 있게 만든다는 점이 문제다.

◆본인 궁합에 맞는 상품을 =

전문가들은 본인 성향을 확인하고 궁합이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위험중립형인지 공격투자자인지 위험회피형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상품이 자기 투자 목표에 가까운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인덱스 펀드와 유사하지만 투자자 행태로 인해 성과가 크게 차이 날 수 있는 상품이다.

ETF는 인덱스 펀드와 거의 같지만 거래소에 상장해 거래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다. 오히려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잦은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오히려 성과엔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긴 투자 기간을 두고 투자를 하는 것이 인덱스 투자의 기본 철학이지만 ETF는 이것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인덱스 펀드를 고안한 존 보글 뱅가드 창업자 역시 이런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다양한 펀드를 묶어 갈아타기를 용이하게 만든 엄브렐러 펀드도 일반 투자자와 궁합이 안 맞아 성공하지 못한 사례다.

일반 펀드와 리버스 펀드를 묶어 지수가 떨어질 것 같으면 리버스 펀드로 갈아타서 수익률을 방어한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지만 이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일단 그런 판단을 내릴 전문성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 행태도 그런 판단을 흐릿하게 만든다. 행동 심리학적으로 자신이 오를 것으로 판단해 상승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지수 하락을 보여주는 자료보다는 상승할 것이란 자료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는 편향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구조가 보다 단순한 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란 전망이 많다. 괜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해하기도 어렵고 위험 부담을 안을 수 있는 상품보다는 간단하게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안드레아스 노이버 하나UBS자산운용 대표는 "ELS 시장이 어려움을 겪은 뒤 투자자들은 구조가 복잡한 상품보다는 플레인 바닐라같이 기초자산 가격이 올라가면 여기에 플러스 수익을 가져다 주는 구조가 간단한 상품이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재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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