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 선정기준 변경

2009. 2. 3. 10:14부동산 정보 자료실

이달 500채 공급…시세 80% 최장 20년 거주

서울 재건축아파트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입주자 선정 기준이 크게 바뀌었다. 무주택 기간이 길고 노부모 부양자나 다자녀 가구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세대들에 유리하도록 개선됐다. 때마침 이달에 서울시가 시프트로 사용하고 있는 재건축 매입 임대주택의 공급이 대거 이뤄진다.

■ 가점제 도입…공공성 강화

서울시는 광역자치단체장이 재건축 내 임대주택의 입주자 선정 기준에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통과됨에 따라, '재건축 매입형' 시프트의 선정 기준을 새롭게 마련해 2월부터 시행한다.

서울시가 공급하는 장기 전셋집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었다. 우선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에스에이치(SH)공사가 직접 지어 공급하는 것이 있다. '에스에이치공사 건설형'이다. 은평 뉴타운, 강동구 강일지구, 송파구 장지지구 안의 장기전세 공급이 그런 예다. 여기에 1·2순위로 청약하려면 청약저축에 들어야 한다. 서울 거주 기간은 물론, 세대주 나이, 부양가족 수 등이 많을수록 유리한 가점제가 시행되고 있다.

반면 '재건축 매입형'은 그렇지 못했다. 재건축으로 늘어난 용적률 가운데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짓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이런 임대주택을 매입해 에스에이치공사를 통해 장기전세로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재건축 매입형에는 별도의 가점제가 없었다. 오로지 서울시 거주와 무주택 세대주 자격만을 요구했다. 1순위는 무주택 기간과 서울시 거주기간이 각각 1년이면 되고, 2순위는 입주자 모집 공고일 현재 무주택자이고 서울시 거주자면 충분했다. 동일 순위 내 경쟁 때는 서울에 오래 거주한 것을 따졌다.

이러다 보니 서울 토박이는 유리할지 몰라도, 정작 자녀나 노부모 등 부양가족이 많은 무주택 서민들이 역차별을 받는 문제점이 있었다.

개정된 기준에선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재건축 매입형에도 가점제를 도입했다. 국토해양부가 주관하는 분양주택의 청약가점제나 '에스에이치공사 건설형' 시프트의 가점제와는 틀만 비슷하다. 항목별 점수의 절대치나 상대적 비중은 다르다. 재건축 매입형은 서울 거주기간(최대 5점)과 무주택 기간(최대 5점) 외에 가구주 나이(최대 5점), 부양가족 수(최대 5점), 20살 미만 자녀의 수(최대 3점), 65살 이상 노부모 3년 이상 부양(2점) 등이 고려된다. 기존에는 서울 거주기간과 무주택 기간만이 유일한 잣대였으나, 새 가점제에서는 전체 점수의 40%(최대 25점 중 10점) 비중에 그치게 된다.

특히 3년 이상 모시고 있는 노부모(배우자 노부모 포함)가 65살 이상인 가구와 만 20살 미만 자녀 3명 이상을 둔 가구에는 일반공급 때 가점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 이에 앞서 우선 공급 때도 각각 전체 물량의 10%를 떼어 주기로 했다. 전년도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70% 이하인 가구도 전용면적 60㎡ 이하에 한해 10%의 물량을 우선 배정받는다. 반면, 단독 가구주는 규제가 강화된다. 기존에는 면적에 상관없이 청약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전용면적 40㎡ 이하만 가능하다.

재건축 매입형 시프트에는 여전히 청약 저축은 불필요하다. 하지만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을 받으려면 청약저축 또는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에 6개월 이상 가입해 있어야 한다. 전용면적 60㎡ 이하의 재건축 매입형 시프트는 물량의 30%를 신혼부부용으로 특별공급한다.

■ 이달 재건축 매입형 쇄도

주변 전세 시세의 80% 수준으로 최장 20년간 살 수 있는 시프트는 2007년부터 공급됐다. 그러나 재건축 매입형은 물량이 많지 않았다. 2007년에는 54채, 작년에는 202채 공급에 그쳤다. 희소성이 있는데다 대부분 도심 요충지여서 큰 인기를 끌었다. 위축된 부동산 시장에서도 경쟁률이 최대 110 대 1이었다.

이달에는 500채에 이르는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물량이 쏟아진다. 우선 서초구 반포동 반포 자이(옛 반포주공3단지)에서 419채를 내놓는다. 전용 60㎡ 이하 소형이 319채이고 전용 85㎡ 이하 중소형도 100채다. 반포 자이는 모두 3410채의 대규모 단지다. 이달 공급되는 서초동 래미안서초스위트(옛 삼호2차)와 공항동 동부센트레빌(옛 공항연립재건축)은 각각 16채와 21채에 이른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