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5. 17:20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李대통령, 129콜센터 `일일상담원'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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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5일 보건복지가족부가 운영하는 긴급구호 상담전화인 `보건복지 콜센터 129'의 일일상담원으로 변신했다.
`현장챙기기'의 일환으로 이날 오전 경기도 안양의 보건복지 콜센터를 찾아 비상경제대책 현장회의를 주재한 뒤 직접 민원인의 상담전화를 받고 취약계층의 어려운 사정을 들으며 위로한 것.
첫 상담전화 대상은 최근 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초등학생 김모양. 김양은 최근 어머니가 실직해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청와대에 편지를 보내 도움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입니다"라고 인사한 이 대통령은 "편지를 받고 전화를 한 것이다. 어떻게 대통령에게 편지를 쓸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으며, 김양은 "어머니가 많이 울고 기도를 하시길래 슬퍼보여서 그렇게 하게 됐다"면서 "저도 꿈이 대통령이라서 많이 존경스럽고 (부탁을) 들어주실 것 같아서.."라고 수줍게 대답했다.
이 대통령은 또 김양의 어머니에게 "똑똑한 따님을 두셨다. 어머니를 위해 몰래 편지를 썼다고 들었다"면서 "생활지원도 하고 조만간 일자리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 운영하던 식당을 폐업하고 생계를 위해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전남 목포의 한 남성의 전화를 받고 상담했다.
그는 그러나 "없는 사람들은 한달이라도 도와주면 추울 때 도움이 되는데 정부에서 이렇게 도와줘서 고맙다"면서 "이런 정책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정부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지만 당장 (생계가) 급한 분들에게는 위기관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려 한다"면서 "어려울 때 용기를 내달라"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상담에 앞서 129 콜센터 상담원 및 사회복지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의 애로를 청취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상담건수가) 1만5천653건이라고 하면 다른 통계는 대충 1만5천건이라고 하면 되겠지만 이것은 한건 한건, 한사람 한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홀하게 할 수 없다"면서 "한건이 한 생명과 관련돼 있고, 한가족을 살릴 수 있고,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젊은시절 어려운 형편 때문에 한때 자살을 생각했었다는 경험을 소개한 뒤 "그때 이런 제도가 있었으면 129 전화를 돌렸으면 되는데.."라면서 "내가 여기 와서 129를 국민에게 알리니 최고의 홍보대사"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상담원들은 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TV 원탁대화에서 129 콜센터를 언급한 데 감사의 뜻을 전한 뒤 ▲긴급전화 위치추적시스템 도입 ▲상담인원 확충 ▲찾아가는 상담서비스 등을 건의했다.
한 여성 상담원은 "어제 결혼했는데 이 대통령이 오신다고 해서 신혼여행도 미루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으며, 또다른 여성 상담원은 "저는 바빠서 시집도 못갔다. 공휴일도 없이 일한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커피를 따라주면서 친근감을 표시했으며, 콜센터를 떠나면서 직원들에게 `목보호 사탕'을 선물로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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