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0. 17:38ㆍ건축 정보 자료실
▲ 지난 4일 시화호 조력발전소 공사현장. 오른편엔 수차를, 왼편엔 수문을 건설하고 있다. 김우성 기자 raharu@chosun.com
파낸 흙으로는 레저단지 건설
현재 60% 공정… 내년 말 완공
지난 5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시화방조제 도로. 오이도에서 대부도 방향으로 6㎞쯤 지났을 때 짙은 안개 사이로 오른편에 '세계 최대 규모 조력발전소'란 현수막이 걸린 높은 차단막이 보였다. 차단막은 2㎞쯤 더 이어지다 비로소 '조력발전소 건설현장' 입구에 자리를 내줬다.
이곳의 규모는 실제로도 '최대'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컸다. 건설현장 면적이 13만8000㎡. 축구장 12개 규모다.
◆조력발전소 역사상 유례 없는 대공사
이곳은 방조제 도로 위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방조제보다 26.5m 낮은 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서 작업해야 하기에 공사현장 주변에 가물막이(물을 막기 위해 임시로 만든 구조물)를 쳐놨다. 이를 위해 파낸 흙만 150만㎥다. 10t 트럭 20만대를 꽉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이 흙으로는 건설현장 바로 옆 바다를 메워 레저단지를 만든다. 바다 위에 새로운 섬을 만들어 놀이공간을 꾸미는 것이다.
총사업비 3551억원이 투입되는 이 공사는 조력발전소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다. 현재 시설용량이 240MW로 세계 최대인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보다 14MW 더 많은 254MW의 시설용량을 갖고 있다. 연간 발전량은 소양강댐의 1.56배인 5억5270만kWh에 달하며, 이는 50만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부수 효과도 크다. 연간 86만2000배럴(390억원)의 유류 대체효과와 31만5000t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예상된다. 발전소와 함께 조성되는 레저단지엔 연간 110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금보다 바닷물 흐름이 원활해져 시화호 수질 역시 개선된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조력발전에 최적 조건 갖춘 시화호
조력발전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해낸다. 시화호는 이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조수간만의 차가 최대 9.16m나 되고 이미 방조제도 갖췄기 때문에 사업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조력발전소에 필요한 시설은 크게 두 가지다. 발전기가 있는 수차와 물이 빠져나가는 수문. 밀물 때 시화호 바깥쪽 바다의 수위가 높아지면, 이 물이 수차 구조물 안을 지나 시화호로 들어오며 발전기를 돌린다. 이렇게 높아진 시화호 내의 수위는 썰물 때 수문을 열어 물을 빠지게 만들어 다시 수위를 낮춘다. 시화호 주변 지역 침수를 막기 위해서는 호수 수면을 높이면 안 되므로 썰물 때는 발전을 하지 않는다.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경우 수차는 10개, 수문은 8개로 구성돼 있다.
이날 현장에선 군데군데 서 있는 대형 크레인 사이로 발전기의 집 역할을 할 원통형 수차 구조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10~12m 높이로 철골 구조물이 서 있고, 수십 명의 인부들이 녹을 닦아내거나 철골을 세우고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 박창준 조력공사차장은 "오늘 218명의 인부가 작업하고 있으며 여름 같은 경우엔 400명 넘게 작업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 중인 부분은 발전기의 축이 들어갈 벌브 케이스(bulb case). 직경 8m의 구조물로 1㎜만 오차가 있어도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 그만큼 미세한 작업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7m 길이의 날개 3개를 가진 회전체를 설치하게 된다.
간혹 공사현장에선 건축 자재를 담은 트럭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박 차장은 "수차가 설치될 자리의 흙을 파낸 2006년 7~10월의 경우 하루에만 15t트럭 등 150대가 투입됐다"며 "앞으로 방조제 부분의 도로를 허물 때 그런 풍경이 다시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차례 난항 겪어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은 여러 차례 난항을 겪었다. 2002년 당시 해양수산부가 시화호 종합관리 계획을 심의·의결하고 2003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총공사비 3589억원 규모로 입찰을 공고했으나 등록업체가 없어 유찰됐다. 국내 최초인 만큼 공사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주물부터 새로 만들어야 해 도저히 수자원공사가 내놓은 사업비에 맞출 재간이 없었기 때문. 6개월 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재입찰에서 선정돼 2004년 12월 30일 비로소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착공 2년 만인 2006년 12월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가물막이와 기존 방조제 접속구간에서 초당 3t 단위로 물이 샜던 것. 다행히 공사현장에 아무도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공사가 6개월쯤 연기됐다.
현재 이곳의 공정률은 60% 정도. 한국수자원공사 김만기 조력사업처장은 "내년 말쯤 완공되면 새로운 에너지시대가 창출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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