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4. 23:47ㆍC.E.O 경영 자료
경제가 어렵다. 기업을 책임지고 있는 CEO에게 더 고통스러운 것은 현재의 불황이 언제 끝날지 예측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새해 들어 기업 총수들이 직원들에게 던진 메시지도 한결같이 생존(生存)과 이를 위한 경영의 효율성 증대였다. 한마디로 현재의 불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니 생존 모드로 올해를 버텨보자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이 힘든 시기에 회사의 매출이나 생산성을 30% 이상 늘릴 수 있는 비법을 필자가 알고 있다면?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CEO들의 눈이 금방 반짝거릴 것이다.
회사의 생산성을 30%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과연 무엇이 직원들로 하여금 30% 이상 더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게 만들까? 그 정답은 바로 '성과 몰입(engagement 혹은 work engagement)'이다.
성과 몰입이란 직원들이 회사의 이익과 경영성과 향상을 위해 자발적(voluntary)으로 혹은 자율적(discretionary)으로 하는 노력을 말한다. 성과 몰입이 높은 직원은 자신이 하는 일에 완전히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며, 일에 대해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미국의 경영 컨설팅 회사인 헤이그룹(Hay Group)의 조사에 따르면 성과 몰입이 되어 있는 직원들은 그렇지 못한 직원들에 비해 무려 43%나 생산성이 높았다고 한다.
성과 몰입의 높고 낮음은 조직 차원의 성과에서도 큰 차이를 나타낸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성과 몰입도가 높은 회사들은 조사 기간 중 영업이익이 19.2% 증가한 반면, 성과 몰입이 낮은 회사들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2.7% 감소하였다고 한다.
또 한 회사의 여러 팀 간 성과 몰입 정도를 측정하고 매출을 비교했더니 팀원들의 몰입도가 높았던 팀은 그렇지 못한 팀보다 연평균 매출이 약 100만달러 정도 높았다고 한다. 그리고 몰입도가 높은 팀일수록 팀원들의 이직률이 낮아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문제는 조직 내부에 성과 몰입이 되어있는 직원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에 있다. 최근 갤럽에서 미국의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자기 업무와 회사에 깊이 몰입되어 있다고 이야기한 종업원의 비율이 불과 29%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무려 55%의 종업원들은 회사에서 자신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만 하고 있는 '수동적인 비몰입상태(passively disengaged)'이며, 나머지 16%의 종업원들은 적극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는 '적극적인 비몰입상태(actively disengaged)'라고 답했다고 한다.
종업원의 성과 몰입이 회사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직접적이고 빠른지를 나타내는 용어로 '90일 효과(The 90-Day Effect)'라는 게 있다. 성과 몰입이 높은(낮은) 직원이 고객에게 좋은(나쁜)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로 고객이 회사에 좋은(나쁜) 태도를 가지게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채 90일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고객이 이런 좋은(나쁜) 태도를 갖게 된 후 그 회사의 매출에 긍정적인(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간 또한 90일이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성과 몰입이 높은 직원이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이 만족하고 이런 고객 만족이 회사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데 180일, 즉 6개월도 걸리지 않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최근 많은 미국 기업들은 종업원의 성과 몰입을 회사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인식하고 주기적으로 이를 측정하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경기가 침체되고 불황이 깊어질수록 직원들의 성과 몰입도는 낮아진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모던서베이(Modern Survey)라는 기관에서 2007년과 2008년의 직원들의 성과 몰입도를 비교했더니 다섯 가지 항목에서 적게는 3%, 많게는 7%까지 하락했다.
아쉽게도 국내에 성과 몰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기업 경영에 반영하는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직원들의 성과 몰입을 중요시 여기는 리더도 필자는 그리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
기업 경영, 리더십, 그리고 혁신…. 우리가 매일 고민하는 이러한 이슈들은 반드시 새로운 솔루션을 발견해 내는 데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현실을 바라보는 데 해답이 있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리더로서 직원의 성과 몰입과 같이 평범하지만 리더십과 기업 성공의 가장 기본적인 이슈에 눈을 돌려야 할 시기이다. 위기일수록 기본이 충실한 리더와 기업이 성공한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할 때다.
연세대 정동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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