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원자재 매입 증가

2009. 2. 17. 21:49지구촌 소식

ㆍ해외유전 개발 '올인' 보유외환 사용 검토

ㆍ광산 등 본격 사냥 세계가 우려 눈길


중국이 국제 금융위기 속에서 해외 원자재 사냥을 본격화하고 있다. 광산 매입 등을 통한 석유, 철강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에너지 개발을 위해서라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전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17일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중국석유(CNPC) 관계자의 말을 인용, 중국 정부가 외화보유액 일부를 헐어 해외 에너지 탐사를 위한 기금을 설립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CNPC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중국이 해외 유전 개발 확대를 위해 '석유기금'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금은 1조95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 보유액에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이처럼 해외유전 개발 기금에 보유외환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중국이 해외 원자재 확보에 다걸기(올인)하겠다는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중국의 해외보유 외환은 중앙은행 책임 하에 운영되면서 전용이 엄격히 제한돼왔다.

기금 설립을 통한 원자재 개발 이외에 해외 합작을 통한 원자재 확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호주 언론들은 중국의 차이나민메탈스가 26억호주달러(2조4000억원 상당)를 들여 호주의 OZ미네랄스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고 17일 보도했다. OZ미네랄스 최고경영자 앤드루 미철모어는 "호주는 현재 자금난에 처해 있는 광산업체들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면서 "중국 국영회사의 인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중국알루미늄공사는 지난 12일 세계 3위의 광산업체인 호주의 리오틴토와 해외 투자사상 최대액수인 195억달러(약 27조3000억원)의 투자계획에 합의했다. 중국알루미늄은 리오틴토에 광산지분 매입 및 전환사채 발행의 형식으로 투자해 지분을 현재의 8%에서 최소 15%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원자재 매입도 활발하다. 홍콩에 상장된 페트로차이나의 모기업인 차이나내셔널은 지난 16일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중국이 올해 원유생산 목표를 1.2% 늘려 1억9200만t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의 경우 13% 증가한 860억㎥로 집계됐다. 또 2011년에는 원유를 1억9800만t 생산하고 천연가스도 1200억㎥ 생산하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덧붙였다.

아연과 알루미늄의 경우 지난해 12월 8개 제련소에서 모두 29만t을 사들인 데 이어 3월에 30만~50만t을, 그리고 5월에도 30만~40만t을 각각 추가로 매입할 것으로 나타났다. 알루미늄의 지난해 수입량은 12만2000t에 불과했다.

중국의 해외 원자재 싹쓸이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호주 정부는 중국 국영회사들이 호주 철광석 생산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키로 하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또 중국이 외환보유액 관리방식을 미국 국채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튼 것도 국제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 베이징 | 조운찬특파원 sidol@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