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숍 인기

2009. 2. 21. 09:5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지난 20일 서울지하철 2호선 이대역에 위치한 ‘다이소’ 이대역점. 국내의 대표적인 ‘천원숍’인 430㎡ 규모의 이 매장에는 식품, 화장품, 미용용품 등 일상에 필요한 생활용품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6000여종에 이르는 이들 상품은 대부분 1000원 라벨이 붙어있었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무색하게 상품들은 판매대에 깔끔하게 잘 분류돼 있었다.

문미선 점장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업하는데, 하루 평균 1000여명이 찾고 있다”며 “작년 10월 개점 이후 매달 매출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장희수(21)씨는 “천원숍에는 내가 필요로하는 용품이 대부분 있다”면서 “가격 대비 품질도 좋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 속에 생활용품 등을 1000원 안팎에 살려는 ‘알뜰족’들로부터 ‘천원숍’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값싼 알뜰상품을 찾는 실속파가 늘어나는 가운데 20일 서울 종로의 한 ‘천원숍’에서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이제원 기자
20일 업계에 따르면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7년 등장한 천원숍은 당시 시장 규모가 40억원 정도였지만 매년 매출이 늘어 지난해에는 4000억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올해 시장규모는 5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원숍 업계 1위인 다이소아성산업은 지난해 3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50% 이상 신장했다. 올해 1, 2월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현재 전국에 450개 매장을 운영 중인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무려 2만여종에 이르며, 매월 400가지 이상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이랜드 계열 천원숍인 에코마트도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문을 연 에코마트는 현재 전국에 90여개 점포를 운영하는 등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천원숍의 핵심은 ‘PL(자체상표)’이다. 유통업체가 상품을 기획해 제조업체에 제조를 맡기고 유통업체 라벨을 달아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다.

다이소 안웅걸 이사는 “생산원가보다 목표가격을 먼저 따진다. 만약 생산원가가 목표가격을 초과하면 상품 디자인이나 기능을 단순화해 원가를 낮춘다”면서 “그래도 값을 맞추기 힘들면 발주량을 늘려 원가를 조절한다”고 말했다.

천원숍이 지속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가격 경쟁력을 들 수 있다. 다이소는 러시아·독일·영국·터키·벨기에 등 25여개국에서 물건을 납품 받고 있다. 각 나라 제품에서 다른 강점을 찾기 위해서다.

다이소 관계자는 “터키는 유리 원료인 모래가 풍부하다. 이곳에서 한 번에 5만∼6만개씩 제품을 주문하니 질 좋은 유리컵을 1000원에 팔 수 있는 것”이라며 “도자기 접시도 가격이 싼 브라질과 러시아에서 제품을 납품 받기 때문에 1000원에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