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블로거’ 월수입 500만원

2009. 2. 26. 22:1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파워 블로거는 무엇으로 사는가. 전문 글쟁이는 아니지만 온라인에서 유명 연예인들 못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는 블로거들이 불황기를 맞아 투잡스의 특화된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버젓이 직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1~2시간을 투자, 월 30만여명의 방문자를 불러모으고 월 5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 대기업 등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기도 한다. 김종훈(35·가명)씨를 통해 파워 블로거의 세계를 조명해본다.

●블로그, 트래픽이 돈인 세상

블로그 세상엔 트래픽이 돈이다. 파워 블로거가 되려면 포털 기준 블로그 1일 방문자수가 다음이 1만 명, 네이버가 2만~3만 명 정도가 돼야 한다. 물론 트래픽이 그 자체로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I

T전문인 김씨의 경우 본래 직업인 게임 시나리오 창작 등으로 200만원, 출간한 책 판매로 50만~100만 원 정도 번다. 여기에 모 포털 블로거뉴스에서 하루 평균 조회수 1만 명으로 구글 애드센스(광고클릭)로부터 월 100만원 정도를 받는다.

또한 모 신문사에 리포터로 글을 송고해 월 10만원, 블로그 배너광고를 띄우면 20만원, 블로그 자체에 월 40만~50만 방문자로 인해 구글 애드센스에서 50만원 정도를 번다.

파워블로거 연합인 태터앤미디어에도 소개돼 월 15만~20만원, 다른 포털 송고 월 10만원, 블로거 뉴스 광고 20만~30만원, 얼리어답터 체험리뷰 월 2~3건 건당 40만~60만 원 등. 그는 “파워 블로거 중 ‘웅크린감자’나 ‘한밤의연예가섹션’ 같은 이들은 연 방문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서서 블로그로만 월 500만 원은 거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대기업 상품평 보도자료 먼저 받기도

최근에는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입소문’의 진원지인 파워 블로거들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홍보실에 파워 블로거 전담팀이 생기는가 하면 때론 기존 매체 담당 기자보다 먼저 보도자료를 건네기도 한다. 신제품 행사에는 파워 블로거가 단골 초대 손님이자 VIP로 대접받는다.

기업들은 이들에게 제품 리뷰를 부탁하기도 한다. 이들이 제품에 대한 분석, 장단점 소개 등 실제 소비자가 원하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검색어 마케팅이 점점 중요해지는 요즘 기업들은 실제 타깃층에 영향력이 있는 이들의 솔직한 체험기를 통해 제품에 입소문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고 또다른 아이디어를 얻어낸다.

한때 기업들의 파워 블로거에 대한 고가 제품 선물 공세에 “칭찬만 쓰게 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돈보다는 브랜드 관리, 적잖은 스카우트 제의

김씨는 “파워 블로거들은 돈 벌기를 주목적으로 삼는 게 아니라 ‘나’라는 브랜드 관리를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올 대학입시에서 일기 쓰듯 7년간 블로그를 운영한 고교생이 서울대에 특기생으로 입학했듯이 블로그는 개인의 가치와 경력을 업그레이드 하는 자료가 된다. 일반 회사에서도 블로그 관리를 인사 고가에 반영하거나 파워 블로거를 영입하는 일도 심심찮다.

파워 블로거의 최대 적은 뭘까. 악성 댓글이다. 김씨는 “온라인 공간이 질투로 범벅된 세상”이라고 말한다.

논란에 휩싸이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방문자들이 집단 행동을 하기도 한다. 한RSS 랭킹 1위인 ‘서명덕 기자의 人터뷰’의 경우 촛불 시위때 직접 블로그에 방문하지 않고 업데이트된 내용을 받아볼 수 있는 RSS 구독 정지 요청이 하루 300명이 되기도 한다. 댓글에 상처를 입은 파워 블로거들이 악성 IP의 방문을 차단하거나 아예 글쓰기를 그만 두는 일도 발생한다.

김씨는 “파워 블로거는 누구나 될 수 있다. 뛰어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평범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기사를 위한 기사가 아니라 내가 궁금하고 좋아하는 글이 평범함 속 비범함을 드러낸다. 관건은 꾸준함과 글의 수준이 고른 균질성에 있다”고 말했다.

불황의 시대, 돈을 들이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고, 인맥을 형성하고, 자신의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것이 블로그, 누구나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박명기 기자 [mk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