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5. 06:36ㆍ철거종합 NEWS
ㆍ서울시 재정비 종합계획안 발표
서울 남산이 도심 속 공원 관광지로 재정비된다. 옛 중앙정보부 건물 등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회색빛 건축물 18곳이 모두 철거되고 녹지, 물길은 확대된다.
서울시는 4일 옛 중앙정보부 건물들(사진 왼쪽 ①교통방송 ②소방방재본부 ③균형발전본부)를 단계적으로 철수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한강과 함께 서울의 최대 자연유산인 남산의 건강한 생태환경과 전통 역사문화유산을 복원하고 경관과 접근성을 개선해 시민 일상 속의 공간으로 돌려주겠다”며 남산르네상스 종합계획안을 발표했다.
시는 우선 균형발전본부 청사로 사용 중인 옛 중앙정보부(중정) 건물을 2011년까지 영구 철거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제3공화국 시절부터 수많은 인권탄압이 자행되고 정보정치의 산실 역할을 해왔던 중정 남산분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곳에선 1973년 당시 서울대 최종길 교수가 간첩 혐의로 끌려가 조사받다 숨지는 등 수많은 민주인사들에게 고문이 가해졌다. 중정 남산분실은 한때 21개 건물이 있었으나 일부는 철거됐고, 현재 서울시청별관·교통방송·소방재난본부·유스호스텔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는 타워호텔·국제학교·숭의여자대학 등 사유지는 내구연한까지만 운영을 허가하고 이전시에는 보상해주기로 했다. 철거된 건축물이 있던 자리에는 대신 녹지와 물길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옛 중앙정보부 건물들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녹지 등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제공
시는 남산 일대에 산재한 아까시나무 등 외래종을 제거하고 남산의 상징인 소나무숲을 현재 2곳 18.5㏊에서 37.65㏊로 확대하기로 했다.북측산책로~장충단공원(2㎞)과 북측산책로~한옥마을(1.3㎞) 등에는 실개천이 만들어지고 범바위계곡·신약수매점 주변에는 친수시설이 조성된다.
3개의 작은 계곡과 20개소의 자연형 물웅덩이를 만들고 기존 콘크리트 배수로는 자연형 수로로 정비하기로 했다.
시는 남산의 역사·문화 유산을 살려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시는 일제에 의해 훼손된 서울성곽 미연결 부분을 복원하고 성곽길을 따라 탐방로를 조성한다. 또 현재 1곳의 봉수대를 5곳으로 확장·복원하고 백범동상, 소월시비, 유관순동상 등 24개 동상기념비를 재정비한다. 장충단 터는 근대역사 교육의 장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조깅코스를 현재 6.5㎞에서 7.3㎞로 늘리고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신록,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꽃터널 등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테마 조깅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소월길에는 남산 시내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데크가 곳곳에 배치된다. 경관이 좋은 곳엔 고화질 HD카메라를 설치해 단풍·설경·일출·야경 등 생태환경을 24시간 중계할 예정이다.
접근성도 개선된다. 버스·지하철 등과 연계한 남산전용셔틀버스를 마련해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고 남산케이블카까지 쉽게 갈 수 있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도 신설한다. 또 케이블카는 38인승에서 48인승으로 커진다. 용산민족공원 지하에 2000대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만드는 등 주차면적을 3800여대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시는 이번 사업에 2015년까지 총 2325억원을 투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우선 내년까지 1441억원을 들여 1단계 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시는 남산을 장충·예장·회현·한남 등 4개 산자락과 N서울타워 주변 등 총 5대 지구로 나눠 각 지구에 맞는 전략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공청회와 여론수렴을 거쳐 올해 4월 ‘남산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안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혜리기자 gra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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