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네가지 단상

2009. 3. 8. 11:3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1. [진화심리학] 왜 사랑에 빠지면 착해지는가

 

 

사랑과 배려, 욕망의 기원과 진화

 

제목이 딱 나의 궁금증을 담고 있었다. 사람들은 왜 사랑에 빠지면 착해지는걸까?

연애를 시작한 아이들을 보면 뭐든 너그러워지는 경향이 있다. 이해하고, 용서하고.

더더욱 그게 사랑하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면 한없이 양보한다.

꼭 사랑에 빠지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연줄하나 없는 이들에게 사랑을 배푼다.

힘들게 모은 재산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익명으로 기부하기도 하고, 누가 받을지도 모르는 데 헌혈을 한다.

단순히 성선설로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뭔가가 부족하다.

 

이 책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그러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맘에 드는 이성이 생기면 상냥해지고 친절해지는 이유, 남자들이 하룻밤 사랑을 꿈꾸는 이유,

데이트를 할 때 공연장이나 전시장을 찾는 등 문화 예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 등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다윈의 성선택론이다.

그동안은 자연선택론에 의해 생존을 위해 진화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점이었다면 이 책의 저자는 생식을 위한 진화에 주목한다.

후손까지도 대대손손 번성하기 위해서는 경쟁과 싸움만 있는 사회보다 협동과 관대함이 있는 사회가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자신이 희생하더라도 사회전체에 유익하다면 그 행동을 본능적으로 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사랑에 빠져 착해진 당신의 모습이 어색한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그건 본능이니 이상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모습이니깐.

 

 

 

2. [인문]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내 몸을 바꾸는 에로스 혁명

 

사랑과 연애의 달인이 되고팠다. 아파하지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사랑을 꿈꿨다.

이 책의 머릿말에는 이런말이 있다. 대한민국은 온통 사랑 타령을 하면서도 정작 사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정말 그렇다. 드라마도, 영화도, 책도 모두 사랑을 울부짖는다. 그런데도 다들 연애를 못하고 있다. 대체 왜??

 

이 책의 저자는 결국 사랑도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할 수 없는거다.

그래서 그는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사랑은 전 세대가 할 수 있는 1080의 사랑의 논리를 펼친다.

사랑을 대상이 나를 택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내가 열어가는 시공간적 인연의 장으로 정의한다면 그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에너지는 단순히 성적 열망을 넘어 앎의 열망으로 우리를 이끄는 힘이 된다.

우리의 삶을 새롭게 창조하는 힘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사랑이 어떻게 '안'변하니?라고 질문을 던지는 부분이다.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가 남긴 명대사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에 대한 항변아닌 항변이다.

사랑은 당연히 변한다. 왜? 사랑을 하는 우리의 마음과 몸이 변하고 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사랑은 계속해서 변한다. 전개과정이 있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불멸의 판타지를 무참히 깨뜨리지만 사랑도 결국 삶의 한 면모라는 점을 생각하면 틀린말도 아니다.

역시, 알아야 사랑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3. [과학] 러브 사이언스 

 

 

사랑에 빠진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은밀한 변화

 

사랑에 빠지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낭만과 감정의 결정체인 사랑을 호르몬과 유전자로만 설명한다는 것이 다소 그 가치를 떨어뜨리는듯한 느낌은 들지만,

궁금했다. 과학으로 사랑이라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을지.

 

이 책의 구성은 조금 독특하다. 한 커플이 등장한다. 이들이 만나서 강한 끌림을 느끼고, 첫 키스를 나누며

행복의 절정인 섹스를 나누고, 결혼을 하기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며 그 순간순간 그들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한다.

서로에게 첫인상을 남기는 데 필요한 시간은 0.0004초, 그녀가 그를 처음 봤을 때 움직이는 시세포는 1억 2,700만 개.

그녀가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는 행동을 본 그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 뭐 이런식이다.

 

키스를 학문적으로(?)분석한 부분은 흥미롭다(물론 그 낭만요소를 없애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한 번의 키스는 지방 0.76mg, 염분 0.45mg, 내분비선 분비물 0.16mg, 단백질 알부민 0.7mg, 수분 61mg으로 구성된다.

또 10초간의 키스를 나눌경우 박테리아와 병원균 300~ 2만 2000종이 서로를 오간다.

키스를 할 때 우리 심장 박동 수는 1분에 최대 150회까지 상승하며, 혀 근육 외에 또 다른 근육 34개가 공조 작업을 펼친다.

이렇게 수 많은 근육이 움직이며 약 10초간의 키스는 열량 12kcal를 소모시킨다.

 

단점도 물론 있지만 키스가 우리 육체에 주는 장점은 훨씬 많다.

하지만 이런 장점도 습관적으로 하는 키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다양한 화학반응이 일어난다고 해도 가슴이 함께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심장이 함께 참여하여 보조를 맞추면서 격력하게 뛰어주지 않으면 소용 없다는 거다.

이런 저자의 말들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든다.  

 

 

 

4. [역사] 사랑과 잔혹의 세계사

 

인간의 잔인한 욕망에 관한 에피소드 172

 

육체적 욕망을 위해, 권력을 지키기 위해, 단순한 즐거움을 위해 다른 이들을 고통와 죽음으로 몰아 넣은 잔혹한 역사 이야기다.

표지에서 부터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가 피처럼 흘러내리고 있다. 이 책 속 사랑은  잔인하고 소름끼치는 역사다.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의 본성 속에 숨어있는 잔혹성이 너무 무서워 슬프기까지 하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잔혹함을 코드로 각각의 키워드를 꼽아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법률, 처형, 마녀사냥, 악녀, 폭군, 인육, 전쟁, 패션 등등 모두 단편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심있는 단어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제일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역시 책의 3장에서 본격적으로 다룬 사랑에 얽힌 잔혹사다.

결혼, 할례, 거세, 에로틱한 물건들, 사디즘, 마조히즘, 사체, 롤리타 콤플렉스 등의 키워드로 구성되어있다.

 

욕심 많고, 비이성적인 사랑을 보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눈에 띤다.

바빌론의 여왕 세미라미스는 욕심이 많아 병사들 중에서도 잘생긴 이들만 골라 잠자리를 했다. 그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여왕은 그가 싫증나면 다른 여자에게 주기 싫어 그를 거세시켰다.

열아홉의 이르마 그러제라는 여성은 유래없는 잔혹함을 보여준다. 그녀는 나치의 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 간수였는데

채찍질을 즐겨했다고 한다. 특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자들의 가슴에 마음껏 채찍을 휘둘렀다고 한다.

때로는 자신이 채찍질한 여자를 위사에 데려가 눈을 번뜩이며 치료과정을 구경하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들어본 철학자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보부아르와 2년간 계약 결혼을 했던 장 폴 사르트르의 이야기.

이 책의 저자는 보부아르는 동의해 결혼은 했지만 항상 질투에 몸을 떨어야 했다고 한다.

사르트르는 끊임없이 새 애인을 만들어 보부아르를 고뇌에 빠뜨렸고, 40세가 넘어서도 그의 연애는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 조차 사르트르와 뜨거운 사랑을 나눴다. 사강이 20페이지에 이르는 러브레터를 보내

보부아르를 질투에 불타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여성의 질투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존재하는 건가보다.  사랑이 존재하는한 없어지지 않는거겠지?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영업자도 실업급여  (0) 2009.03.08
`불황 무풍지대` 글로벌기업  (0) 2009.03.08
과오납 통신요금 환급  (0) 2009.03.07
막강한 영업파워   (0) 2009.03.06
슈퍼맨,직장인 생존코드  (0) 2009.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