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무풍지대` 글로벌기업

2009. 3. 8. 18:3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글로벌기업 한국지사는 `불황 무풍지대`

필립스ㆍ소니ㆍHPㆍ인텔ㆍ모토롤라…본사와 달리 감원 없고 매출목표 늘려

글로벌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아 소니 HP 필립스 인텔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들이 최근 최소 1000명에서 많게는 2만60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 한국지사들은 본사 신임을 듬뿍 받아 `불황 무풍지대`가 되고 있다.

오히려 다른 국외지사에 `모범사례`가 되면서 한국 내 사업을 확대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필립스 소니 파나소닉 모토롤라 HP 등은 본사와 외국에서 6000명, 1만6000명, 1만5000명, 4000명, 2만6000명을 각각 감원한다고 발표했지만 한국지사는 인위적인 감원 등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태영 필립스코리아 사장은 "네덜란드 본사에서는 규모가 큰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지만 한국은 자연 감원 외에는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오히려 한국에서는 발광다이오드(LED)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어 본사에서도 한국지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모토롤라와 파나소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악화로 부진을 거듭해 공장 폐쇄와 감원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한국지사는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

모토롤라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2006년 21.7%, 2007년 14.2%에서 지난해 8.5%로 급락해 시장조사 전문기관 가트너가 내놓은 최신 리포트에서 "글로벌 5위마저 위태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모토로라코리아는 과거 중국과 묶여 있었으나 최근에 별도 지역본부로 승격하는 경사를 맞았다. 모토로라코리아에서 개발하는 제품(베컴폰 등)들이 그나마 모토롤라 히트폰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나소닉도 일본에서는 공장을 무려 27곳이나 폐쇄하지만 한국지사는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 한국은 오히려 업무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나소닉코리아 관계자는 "일본 구조조정은 군살 빼기지만 한국은 유휴 인력이 없기 때문에 현 인력을 유지하고 업무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오히려 다시 매출을 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사가 글로벌 감원 화살에서 비켜나 있는 이유는 성과가 좋았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관리 인력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과 디지털TV 사업이 약진하고 있어 부품 등을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 한국지사는 위상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최소 인원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구조조정할 여력이 없고 글로벌 지사 중에서도 성과가 좋은 편"이라며 "당분간 한국지사는 감원 등 인력조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글로벌 기업 관계자는 "아시아ㆍ태평양본부가 있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에서는 대규모 감원이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은 IT 인프라스트럭처가 좋아 제품 테스트베드(시험대)로서 기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끄떡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투자를 확대하고 매출 계획을 늘리는 글로벌 기업도 있다. 글로벌 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브로드컴은 지난 5일 판교 연구개발(R&D)센터에 약 310억원(2000만달러)을 투자하기로 발표했으며 한국 지사인 브로드컴코리아는 올해 매출 계획을 지난해(4억달러)보다 20% 이상 늘려 잡기도 했다.

김학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현상을 "한국이라는 지역이 차지하는 전략적인 중요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구조조정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뤄진다"며 "한국 시장이 매력적이고 전망이 긍정적이라면 당연히 글로벌 기업도 한국이라는 지역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재권 기자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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