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컨셉으로 변신

2009. 3. 18. 09:3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편의점의 유혹…직접 빵굽고 무료인터넷하고

 

[매일경제] 2009년 03월 15일(일) 


'삼겹살과 풋고추를 살 수 있고, 무료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즐기고, 즉석에서 구운 빵과 과자를 사먹고….'
편의점들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기요금 납부 등 각종 서비스 제공을 확대해온 편의점들이 한 발 더 나아가 신개념 매장 형태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왕십리역사에 있는 훼미리마트에 들어서면 한쪽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물건을 구매한 고객들이 영수증에 적혀 있는 인증번호를 입력한 뒤 무료로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는 것. 다른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다. 훼미리마트는 이런 점포를 3개 두고 있다.

왕십리역사점은 한쪽에 여성들이 화장이나 옷 매무새를 고칠 수 있는 파우더룸도 마련해 놓았다.

바이더웨이는 핫도그 와플 등을 고객이 직접 취향에 맞게 구워 먹을 수 있는 점포를 지난달 서울 강남에 개설했다. 편의점 안에 패밀리레스토랑 셀프바가 들어서 있는 형태다.

바이더웨이 측은 "직접 만들어 먹는 만큼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가격도 완제품을 파는 다른 점포에 비해 20~30% 저렴하다"고 전했다.

슈퍼마켓 같은 편의점도 눈길을 끈다. GS25는 일반 상품은 물론 채소 과일 양곡 육류를 취급하는 점포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딸기 바나나 무 고추 쌀 삼겹살 등 기존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상품들도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다.


슈퍼마켓형 편의점은 찬거리 등 신선식품 수요가 많은 주부들을 잡기 위해 개발한 모델. 그래서 주부 고객이 많은 주택가에 주로 위치해 있다.

GS25 관계자는 "슈퍼마켓형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처럼 한 달에 한 번꼴로 기획행사를 하면서 전단지를 배포한다"며 "현재 약 150개를 운영 중인데 올해 150개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페형 편의점은 바이더웨이를 중심으로 13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물건만 사가는 게 아니라 편의점에서 쉬면서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테이블이 비치돼 있다. 또 커피 피자 핫도그 등을 특화 상품으로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 밖에 야외 테라스 형태로 쉼터를 둔 곳도 등장했다.

즉석에서 만든 빵과 과자를 판매하기도 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부터 호두과자와 비슷한 즉석 빵 제품인 '델리만쥬'를 판매하는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GS25도 빵 반죽을 준비해뒀다가 즉석에서 구워주는 베이커리형 점포를 운영 중이다. 미니스톱 편의점 1000여 개는 점포 안에 주방설비를 갖추고 햄버거와 닭튀김 등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미니 점포도 나타났다.

훼미리마트는 기존 점포에 비해 면적이 3분의 1 수준인 23~26㎡(7~8평)짜리 점포를 지난해 하반기 이후 10여 개 출점했다. 크기가 작다 보니 핵심 상품 800여 종만 추려 판다. 이렇게 작은 점포는 임차료 부담이 크거나 상가가 밀집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100엔숍 편의점과 노인층을 겨냥한 실버형 편의점이 생겨나는 것처럼 국내 편의점들도 고객 니즈를 따라잡기 위해 매장 형태나 상품 구성을 꾸준히 바꿔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성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