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나무 =‘돈’나무

2009. 3. 26. 09:0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백합나무 =‘돈’나무

저탄소 녹색성장시대… 어떤 나무 심을까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다 탄소배출권 거래가 임박함에 따라 올해 식목일을 앞두고 백합나무 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백합나무 30년생 1그루당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39.6㎏으로 동일 수령의 소나무(11.9㎏)에 비해 3.3배 높으며, 오존 흡수율(245.3μ㏖/㎡/h)도 뛰어나 저탄소시대 ‘효자 수종’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안산시는 25일 첫 나무심기 행사로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야산에 백합나무 1800그루를 심었다. 애초 안산시에서 2300그루를 모두 잣나무로 심을 예정이었으나 환경부의 권유로 백합나무로 수종이 대부분 교체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나무심기 행사에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물질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 효과가 큰 백합나무를 심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정부의 4대강 살리기와 연계해 수변구역 내 정부가 사들인 토지에 백합나무 등 ‘탄소통조림’ 나무심기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은 올해 1500㏊에 300만그루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1억그루(5만㏊)의 백합나무를 임야나 가로변에 심을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애초 올해 6000㏊에 1200만그루를 심을 예정이었으나 대부분 미국에서 수입되는 묘목 부족으로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로 대부분의 묘목 값이 떨어진 가운데 올 들어 백합나무가 각급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단체행사용 수종으로 떠오르면서 백합나무 묘목 값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오르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경기 수원시가 3억4500만원을 들여 목백합나무 423그루를 서부우회도로 2㎞ 구간에 심고 충북 옥천군은 백합나무 1600그루, 전남 함평군은 1365m 구간에 140여그루의 목백합나무 거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조영두 환경부 운영지원과 사무관은 “백합나무는 낙엽송 등 주요 조림수에 비해 성장속도가 두세배 빨라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목질계 ‘바이오매스’로도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무관은 올해 나무심기 행사를 열흘 앞당겨 추진한 이유에 대해 “2000~2008년의 3월 온도가 식목일을 제정한 1946년보다 월평균 섭씨 3도 정도 높아져 나무를 늦게 심으면 수분 부족으로 활착을 하지 못해 고사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