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이 뛰어나고 유동인구가 많은 민자역사는 인근에 새로운 상권을 형성하며 지역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지난해 완공된 왕십리 민자역사 부근은 그 효과를 누리는 중이고, 곧 완공될 창동·청량리·노량진역 일대도 꿈에 부풀어 있다. 노원구도 월계동 85 일대 9만487㎡ 부지에 성북역 민자역사를 들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민자역사야말로 서울을 바꾸는 힘인지도 모른다.
◆'권토중래' 꿈꾸는 청량리역
한때 서울역과 어깨를 견줄 만한 중심지였던 청량리는 민자역사 건립을 옛 명성을 회복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세월이 흘러 낡고 작은 역으로 추락했던 청량리역은 현재 49%의 공정률을 보이며 변신 중인데 내년 8월쯤이면 지상 9층, 지하 4층의 역사가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총 사업비는 3900억원이다.
청량리 민자역사는 연면적 17만2645㎡의 '매머드급' 역사로, 롯데백화점·영화관·광장이 한데 모인다. 인근 최대 복합쇼핑건물이 되고, 하루 유동인구만 3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민자역사 개발에 발맞춰 인근 도로도 정비되고 있다.
동대문구는 청량리와 주변을 연계 개발해 서울 강북의 성장거점으로 올라서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옛 집창촌 일대와 동부청과시장은 재개발을 통해 지상 55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들이 즐비한 지역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라, 몇 년 안에 주변 지형이 완전히 변할 전망이다. 전농·답십리·휘경·이문 뉴타운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다.
경전철 면목선(청량리~전농동~면목동·신내동)과 동북선(왕십리~청량리~중계동 은행사거리)도 청량리를 지나기 때문에 주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희망은 더욱 크다. 동대문구는 인근 경동약령시장·신설동 풍물시장까지 청량리와 묶어 관광코스로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떠오르는 샛별 창동역·노량진역
지하철 1·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도 지상 10층, 지하 2층짜리 대형 쇼핑·문화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도봉구 창동 135-1 일대 연면적 8만7025㎡ 규모로 건설 중인 창동 민자역사 공사는 현재 16% 이상 공정이 진행돼 내년 9월쯤 완료될 전망이다.
도봉구는 민자역사에 어울리게 주변 거리를 재정비하고 있고, 서울시도 인근 '열린극장 창동'을 최신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는 중이다. 주변에 창동문화체육센터·도봉어린이문화정보센터도 있어 명실상부한 문화 중심지가 되는 셈이다.
동작구 노량진동 112-1 일대 3만8650㎡에 건설 중인 노량진 민자역사는 지상 17층, 지하 2층, 연면적 12만2062㎡ 규모다. 2012년 완공 예정인데, 다음 달 개통될 지하철 9호선과 국철의 환승역이라 유동인구가 대폭 늘 것으로 보여 상권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수원·인천·천안과도 직통열차가 운행돼 광역상권 형성을 점칠 수 있고, 서울시가 2007년 발표한 한강르네상스 기본계획에 '워터프런트 타운'(수변도시)을 만들 곳으로 흑석지구가 포함돼 있다.
동작구는 민자역사 건설이 인근 노량진·흑석 뉴타운 개발과 함께 지역발전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근처의 노량진 수산시장도 단계적인 현대화를 거쳐 수산물 복합테마센터로 변모할 예정이다.
◆민자역사+뉴타운=왕십리
현재 중앙선과 지하철 2·5호선이 지나는 왕십리 민자역사는 인근 왕십리 뉴타운 개발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내년엔 연장되는 분당선까지 들어와 4개 노선이 겹치고 강남과도 지척인 노른자위가 된다.
성동구 행당동 168-1 일대 4만4162㎡의 땅에 세워진 왕십리 민자역사엔 이마트·CGV영화관·전망탑·패션몰·피트니스센터가 들어서 시민들이 즐겨 찾게 됐다. 지상 17층, 지하 3층에 연면적 9만9022㎡나 되는 규모라 수영장·골프연습장도 있다. 역 앞 왕십리광장은 바닥분수가 샘솟고 작은 공연들이 잇따라 열려 자연스레 문화·예술 중심지가 됐다.
성동구는 근처 행당지구 개발, 한강르네상스 계획상의 워터프런트 타운 지정, 분당선 통과 등의 이점을 살려 왕십리 일대를 주요 부도심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