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홈페이지 닫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터넷 홈페이지(사람사는세상) 를 닫겠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22일 오후 홈페이지 '함께 생각해 봅시다'란에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연차 게이트' 사건으로 형인 노건평씨가 지난해 12월 구속된 뒤 사저에서 나오지 않으면서 홈페이지를 통해 몇 차례 입장을 밝혀왔다. 노 전 대통령은 정상문 전 비서관이 구속된 지 하루 만에 홈페이지를 닫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노건평씨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은 "형님이 하는 일을 일일이 감독하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도 도덕적 신뢰도 바닥이 나버렸다"고 덧붙였다.

정상문 전 비서관이 '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은 "이제 저는 이 마당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고,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이라며 "무슨 말을 더 할 면목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이라며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나면 그렇게 할 것이며, 저는 이제 이 마당에 이상 더 사건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

최근 몇 차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도덕적 명예가 아니라 피의자의 권리를 말하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이젠 이것도 공감을 얻을 수가 없을 것이고, 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입장을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저는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면서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고, (회원)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된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해 2월 퇴임하면서 홈페이지를 개통했다.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은 '한미FTA 비준 문제' 등 국정 현안 등에 대해 글을 써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